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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eeze Oct 15. 2021

소심한 직장인들에게 추천하는 책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소심한 직장인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이 책을 어젯밤 자기 전에 모두 읽었는데 아주 나이스한 타이밍이었다! 


오늘 회사 회의에서 아주 무례한 일을 당했는데, 저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난 또다시 멘탈이 너덜너덜해졌을 거다. 그 무례하고 불쾌한 상황에서 물론 얼굴이 벌개질 정도로 엄청 당황하긴 했다. 그렇지만 예전처럼 괜히 내가 허헛, 하고 멋쩍게 웃어버린다거나 하는 행동을 하지 않고 '저는 지금 당황스럽고 불쾌합니다'라는 내 표정을 애써 숨기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다. (나는 재택근무 중이라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았다!!)


 회사의 회의라는 게, 상사가 되었든 부하직원이 되었든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눠야 하는 자리일 텐데 말이다. (이런 상식이 나름 통하는 회사만 그간 다녔다는 게 오히려 내가 운이 좋았던건가?) 오늘 무례했던 상사는 본인이 물어본 내용에 대해서 (본인은 혼잣말이었나 보지?) 이전 업무 담당자였던 내가 대답을 하는데, "제가 이 내용을 더 듣고 싶지 않고, 중요하지도 않아요! 제발 그만 얘기해요! 그만! 그만!!"이라고 신경질적으로 소리쳤고, 연이어 "이건 아무 의미도 없는 거야. 똥이야! 똥!!"이라고 한번 더 외쳤다. 


이 불쾌한 상황에 대한 설명은 여기까지 하기로 하자...

소심하고 상처 잘 받는 나란 사람이 얼마나 저 상황이 얼마나 놀랐을까. 나중에 그 회의에 참석했던 다른 사람들도 꽤나 놀랐다고 얘기했다. 몇 개월을 무기력하게 지내던 나에게 브런치에 글을 쓰게 만들 정도로 영향을 끼치긴 했지만, 그래도 내 마음이 크게 상처를 입지는 않았다.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이 책의 몇 가지 메시지들이 또렷하게 내 마음속에 방어막을 쳐 주었기 때문이다.


"내가 예민한 게 아니라 그들이 무례한 것이다"

이건 작년에 또 다른 회사 인간 때문에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낼 때 심리상담을 몇 번 받았는데, 나에게 가장 힘이 되어주었던 심리상담사 분의 이야기였다. 무례한 사람들 사이에서 몇 개월을 버티고 인내하다가 터졌을 때, 그리고 그 터진 갈등을 회사라는 조직 내에서 처리하면서 내가 가장 힘들었던 건 '나 자신'이었다. 


'내가 더 잘못한 건가, 내가 예민해서 이 상황을 크게 만들었던 건가, 내가 좀 더 참았어야 했던 건가...'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보다 이런 생각들이 더 많이 나를 힘들게 했다. 작년 여름쯤이었는데 거의 일주일을 밥 먹으면서도 울고, 애기를 재우면서도 울고, 자면서도 울었던 것 같다. 그때 남편이 권유해서 상담을 받았는데, 50분 상담에서 큰 감흥을 못 받던 중 마지막 5분을 남기고 상담사가 건네 말이었다. 


"그 상황은 당연히 화를 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당신이 예민한 게 아니라, 그들이 무례했던 거예요."


저 말이 결국 나의 답답한 마음을 뻥 뚫어주었고, 더 이상 스스로를 괴롭 하지 않게 되었다. 물론 그 이후에도 그 무례한 사람들은 몇 번이나 더 무례하게 행동했고, 나는 한번 더 집에서 남편을 붙잡고 대성통곡도 했지만 그때는 억울하고 화나는 심정 때문이었지, 나 스스로를 더 이상 괴롭히지 않았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마주하게 된 저 문장, 


"내가 예민한 게 아니라 당신이 무례한 거예요." 


무례한 사람들은 불쾌함을 드러내는 상대방을 예민하게 만드는데 아주 탁월하다. 특히 상대방에 평소에 무례한 상황에 대해 바로 대처하지 못했던 소심한 성향의 사람에게 저 프레임은 더욱 악랄하게 작동한다. 


그리고 또 도움이 되었던 메시지는 지난 주말 사주 카페에서 들은 얘기 었다. 안 그래도 오늘의 무례했던 그 상사로 인해 회사일에 어려움이 있던 상황을 토로했었는데, 사주 봐주시는 분은 나에게 이런 얘기를 건넸다.


"아니, 막말로 회사를 떠나서 밖에서 우연히 어깨라도 부딪혔다면 기분 나쁘다고 멱살도 잡았을 수도 있는 그런 사람인데 너무 신경 쓰지 말아요. 회사에서 상사니깐 그런 거지, 회사 밖에 나오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야."


회사가 내 삶의 전부도 아닌데, 회사라는 상황에 너무 매몰되지 말 것. 그 인간의 평가가 나라는 사람 자체를 평가하는 건 아니다. 그 인간이 나를 제멋대로 생각하는 건데, 그때는 "아, 너님은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라고 넘어가자.



퇴근한 남편에게 오늘의 일을 말하자, 남편은 바로 또 걱정스럽게 나를 쳐다본다. 


"아니야. 괜찮아. 나 오늘 멘탈 안 다쳤어.

 그런 상황에서 무례한 언행을 듣게 된 내가 부끄럽고 창피할 필요는 없는거야. 회의 분위기를 싸하게 만들고 상대방에게 무례하게 군 사람이야말로 정작 부끄럽고 창피함을 느껴야 할 사람이지."




이런 상황에서 내 마음에 큰 상처를 안 받을 수 있게 되기까지 참 오래도 걸렸다. 올해 서른여덟인데... 15년 가까운 직장 생활을 했는데 작년에도 회사에서 인간관계로 상처 받고 그렇게나 힘들어했던 거다. 작년에 워낙 힘들고 고생했기 때문에, 내 마음에 두꺼운 딱지가 내려앉은 것일 수도 있지만 마침 읽은 이 책의 도움도 워낙 컸다. 그래서 아주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도 쓰게 되었다. (대단해!!)


 작년이 이 책이 베스트셀러였을 때, 인스타그램에서 한 지인이 이 책에 대해 '평범했다'라고 평했던 것을 봤기에 서점에 가더라도 그간 손이 가지 않았었다. 그러나 적어도 나에게는 그 어떤 자기계발책보다 매우 실용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다. 법정스님의 말처럼 상대방의 무례한 언사는 쓰레기와도 같은데, 그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계속 손에 들고 들여다보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자. 


소심한 나는 무례함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는 법은 좀 더 연습이 필요하겠지만, 이제는 훨씬 덜 상처 받을 것 같다. 이건 확실하거든! 내가 예민한 게 아니라, 당신네들이 무례한 거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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