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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ie Jul 30. 2022

이걸 모르면 당신은 서울 1인가구가 아니다

서울은 참 신기한 도시입니다. 한국의 인구 절반 이상이 밀집해있고, 각 구 마다 다른 분위기가 다르고, 인스타에 한번 오르면 갑자기 젠트리피케이션이 됩니다. 개인은 다양하지만 집단은 일정하다고 이상한 도시 서울의 1인가구는 그 특유의 종특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서울 1인가구 종특을 소개합니다.

서울의 1500여개 1인가구 힘내라!!!!!


1. 쿠팡없인 못살겠다

-> 직장 공부 운동 저금(투자)을 다챙기는 유니콘이 바로 접니다. 서울에는 믿기지 않겠지만 이런 유니콘들이 많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살다 보면 장볼시간도 없고 집안일 할 시간이 극도로 부족해진다는 점입니다. 서울 시내에 이마트 등은 있지만 1인가구가 장보러 다니는 습관들이는거도 잘 안되고 로켓와우 멤버십과 로켓배송은 너무 편합니다. 휴지 생수 샴푸 린스 섬유유연제 등 부피 크고 무겁고 이런것들을 혼자서 낑낑대며 자취집 가져오는 것도 귀찮고 오늘도 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도록 도와주는 쿠팡의 초기창업자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 배달의 민족 요기요 쿠팡이츠로 연명한다

-> 아니면 마켓컬리 쿠팡프레쉬 쓱배송으로 연명한다. 피코크 밀키트는 제 주식입니다.


3. 우리집 이불빨래는 세탁특공대/런드리고에게

-> 제가 어렸을때 가족들이랑 살때는 세탁기도 컸고 집앞에 세탁소에 엄마 아빠 정장 맡기러 가거나 수선 맡기러 가거나 이런 일이 생활 습관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젊은 세대가 집안일의 중요성은 알지만 집안 관리에 쓰는 시간을 어색해하면서 청소특공대 도 생기고 미소도우미도생긴거 같은데요.

우선 1인가구의 기본 옵션세탁기는 8kg 들이 인데 이게 여름이불까지는 어찌어찌 되는데 겨울이불을 빨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솜틀집 갈것도 아니고 이거 떠매고 세탁실 가기는 힘들고, 물론 돈없으면 코인세탁방 가겠지만 시간이 없을때는 세탁특공대가 우리를 구원합니다. 요새는 수선이랑 가죽 무스탕 드라이클리닝 같은거도 한꺼번에 맡길수 있어서 귀찮음. 특히 비탈 높은 곳에 살거나 동네 돌아다니는게 힘든 지형에 거주하는 사람에겐 그저 세탁특공대와 런드리고는 그저 ..!  


4. 예전에는 일을 잘하고 싶었는데

이제는 일을 안하고 싶다

-> 이게 웃자고 하는 소리가 아니고 사회적 기조가 변했습니다. 생산성 툴 스타트업들이 견제해야 할 것은 유사 제품이나 경쟁사 제품이 아니라 더이상 일에서 자아실현을 하지 않는 변화하는 트렌드입니다. 앞으로 유망 산업은 더 일을 잘하기 위한 툴 개발 이 아니라 더 잘 놀기 위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될것입니다. 자동화가 진행되면서 사람이 굳이 뺑이를 칠 필요가 없어지고 향후 몇십년 후에 기본소득이 도입될까를 의논하는 시대입니다. 앞으로의 고민은 어떻게 더 일을 잘할까가 아니고 어떻게 해야 더 잘놀까 라고 생각합니다.


스마트 워크는 지난 5-10년 떠오르는 열정문화와 실리콘밸리 신화를 만나 붐업했던 창업 트렌드이자 업계의 흐름이었습니다. 브런치를 보는 여러분이라면 "일잘러는 어떻게 일할까~~" "사이드 프로젝트 어쩌구 저쩌구" 등등의 헤이조이스 웨비나나 페이스북 글 등등을 본 적이 있을겁니다.

풍요의 시대에 태어나 직장이나 나이 등으로 본인을 정의하지 않고 본인의 아이덴터티로 스스로를 정의하는 2000년생의 사회초년생 진입, 한창 스마트워크 붐을 이끌었던 90년대 초반 80년생  후반의 결혼 등 가정생활 또는 취미생활이 생길 소득구간 나이구간에 진입하면서, 그리고 재택 문화가 지난 2년을 세게 때리면서 집이 중요해졌습니다. 내 인생, 내 가구가 중요해지고 근로소득의 무력함이 비트코인, 반짝 사업가, 소득구간 상위 5%의 미디어 노출 등으로 사회 전반을 조금씩 덮었습니다. 열심히 일하던 사람들이 지치고, 내가 하고싶은 일은 사실 일 자체가 아니고 행복이라는 트렌드가 조금씩 스마트워크의 영역을 야금야금 먹고 있습니다. 이런 사회적인 분위기는 알게모르게 사람의 정서에 영향을 미칩니다.


예전에는 일을 잘하고 싶었는데 이제는 사람들이 퇴사를 하고싶어합니다.


5. 하는 것도 없는데 바쁨

-> 또는 되는 것도 없는데 바쁨


6. 자꾸 주위 사람들이 그만 둔다

-> 요새 성수쪽에 새로생기는 오피스텔에서 집을 보면 부동산 보여주시는 분들이 아예 아가씨도 인터넷 쇼핑몰 하는 사람이냐고 물어 봅니다. 아예 재고 쌓아두기 좋은 창고 있다고 하는 분들도 있고...


돈벌 방법이 많은 세상입니다. 제 주위에도 아예 근로소득 안하고 개인사업 시작하거나, 자영업 좋은 아이템 찾아서 시작하거나, 온라인 쇼핑몰 하시는 분 해보신 분 전업으로 하시는 분도 많은데 예전에는 한10년 지나면 나가서 하는게 자영업 아니면 퇴직 이후에 자영업이었는데 요새는 하도 사이드잡도 많이 하고 근로소득과 유연한 스케쥴에 본인사업하는게 비슷하게 벌릴 수 있는 기회가 많은 편입니다. 고도몰로 이커머스 열어서 알바돌려도 되고, 영업직은 유통망이랑 수급쪽 컨택 있으면 회사 나와서 본인이 직접하기도 하고요.


입사와 퇴사의 시대가 퇴사의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젊은 세대가 본인 것을 시작하는데 두려움이 없고, 회사에서 본인이 원하는 분위기나 목표를 띄지 않으면 나가는 것을 더욱 쉽게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7. 먼 곳으로 여행이 가고싶다

-> 제주도는 이제 그만 가도 될거 같습니다. 요새 인스타 보면 주위에서 해외여행 은근히 많이도 아니고 그냥 많이 갑니다. 저만 역삼 사무실에 있는건가요?


8. 집에만 있어서 코로나 블루 증세 있음 하지만 역시 재택이 꿀이긴 꿀이다

-> 설명 생략


9. 매일 밤 직방을 본다

-> 최근1년간 부동산시장은 최악의 여파를 겪어 (자세한 내용은 정치적 싸움판이 될거같아서 생략) 서울 1인가구도 직격타를 받았습니다. 오죽하면 월세비가 전세보다 싼 현상도..ㅎㅎ

서울시내 오피스텔에서 사는 사람들은 관리비 및 오르는 금리로 늘어난 주거 고정비 때문에(빌라는 좀더 싼가?),

빌라에 사는 사람들은 조금 더 깨끗하고 좋은 곳에 가고 싶어서(투룸/쓰리룸은 많이 비싼가?), 직방을 보게 됩니다.또 이게 자기 전에 핸드폰으로 보면 은근히 재미있습니다.  


10. 티빙 넷플릭스 왓챠 쿠팡플레이 디즈니+ 유튜브 프리미엄 어느새 이만큼 구독하고 있다

-> 구독 경제가 원래 이렇게 문어발로 늘어나는 것이었나요..?

넷이서 한계정 나눠서 해도 어느새 TV 케이블 비보다 훨씬 많은 돈을 내는 나 자신을 만나볼수 있습니다.


12. 뭘 하는지 모르겠지만 사이드 프로젝트 크루 모집광고가 뜬다 / 또는 자꾸 러닝크루 모집 광고 가 자꾸 인스타에 뜬다

-> 한국은 참 다같이 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제가 싱가폴에서 PT 받고 그룹 크로스핏 이런데도 가봤는데 러닝은 굉장히 개인적인 운동입니다. 이어폰 꽂고 본인의 호흡에 집중하고, 자신의 기록을 재는 기록 운동이죠. 다른 나라 분들은 러닝이라는 운동의 개념이 어떻게 잡혀 있는지 모르겠지만 러닝 조차 다같이 모여서 하는 걸 보고 굉장히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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