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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ie Jan 19. 2023

IT회사 애인은 왜이럴까

IT회사 다니는 애인 이럴때 꼴보기 싫다

어느새 새해가 밝아 6년째 IT업계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타업계 출신에서 IT입문해서 개발자, 엔지니어, IT 마케팅 기획 등등 여러 인간 군상을 만나며 생경하기도 하고 특이하다고 느꼈는데 어느순간 고인물이 되어버린 나를 발견하고 있는데요,

그간 많이 들어왔던 이야기중 하나는 IT인과 그렇지 않은 일반인(?) 커플을 만나면 일반인분은 "너넨 대체 왜그러냐" 입니다. 뭔가 개발자 특도 있고 IT마케팅 특도 있는데 연애 문제에 있어서 IT인들은 싸그리 좀 죽일놈인 경우가 많은 거 같습니다. 개인은 고유하지만 집단은 일정하다는게 이런걸까요? 오늘 이시간에는 일반세상에서 살지만 어쩌다 뭔가를 잘못해서 이상한 IT 나라의 이상한 IT 애인과 사귀는 분들을 위한 공감글을 준비했습니다. 다음생엔 덕을 많이 쌓아서 일반인을 만납시다


<IT회사 다니는 애인 이럴때 꼴보기 싫다>


1. 여름옷이 없어서 회사 티셔츠를 입는다.

예를 들어 이런 거.

- 제발!!! 입지마!! 삼성전자, LG.같은거 대문짝만하게 박힌 티셔츠 입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구!!

또 주위에서 멋모르는 IT 빠순이들이 와 멋져요 이런 이야기 해주니까 진짜 멋진줄 아는데 같이 다녀야 되는 사람들은 미쳐 버리겠음

자매품으로는 CES 나, 자기네 회사 컨퍼런스 (네X버 디자인 컨퍼런스 등등…) 의 티셔츠가 있다. 그런데 다니는 사람들은 옷을 안사나??

힙하다고 입는 것도 딱히 아닌거 같고 입고 다니는거 보면 사실상 습관처럼 공대생의 체크셔츠 같이 피부인양 입고다니는데

교복처럼 아침에 옷입는데 고민하기 싫어서인지 못해서 일주일에 한두번은은 꼭 입는듯

그 회사 사람들은 대관절 뭐하는 사람들이길래 회사 티셔츠 입고 가는게 암묵적으로 그런가보다 용인되는지도 잘 모르겠다… 이제 나는 모르겠다 싶을 무렵

건설회사나 좀 보수적인 회사 바람막이 자켓 다같이 입는 그런 개념과 다를게 뭘까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 회사일도 바쁠텐데 옷사러가는거 귀찮을수 있지,,. 내 안의 이해력을 200프로 끌어올려 여기까진 그래도 괜찮다 치면 철이 지나 또다른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 2번으로


2. 겨울옷이 없어서 회사 후드티를 입는다.

이런 비슷한 옷이 어디서 계속 나옴

- 아니 진짜 옷 없냐고... 그와중에 이거 미국에서 온 후드집업이라 원단이 좋아 기모도 있어 이딴 이야기 하면서 계속 입음

집 안에서도 입고 집 밖에서도 입는데 또 내가 사준건 그만큼 자주 안입음


3. 다꾸할것도 아니고 이쁘지도 않은 스티커를 계속 모음

- 속세인들에게는 포켓몬 빵 스티커가 있다면 기술업계 직원들에게는 노트북 스티커가 있습니다

출처 https://persona-p.tistory.com/59



IT직원의 애인들에겐 티셔츠와 후드티 다음으로 꼴보기 싫음


놀랍게도 아마존닷컴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런걸 팔고 있습니다 충격과 공포겠지만 사는 사람도 있음

(그리고 직접 제작하는 사람도...)

https://www.amazon.com.au/Developer-Programming-Front-end-Programmers-Developers/dp/B07FCHFLJ8


4. 그들은 항상 바쁘다 (공부를 계속 함)

- 항상 바쁘다… 제 이야기인가요..? (눈물)

카페에 갈때는 항상 노트북을 들고 가고 모임은 뭔 모임인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랑 세미나 같은걸 들으러 가는데 아니면 집에서 원격으로 사이드 프로젝트? 같은 걸 한다


다음주 민족의 명절 설날에도 제 친구는 인프라 유지보수 해야해서 시간 나눠서 출근을 합니다. 매년 크리스마스에는 데이트 중 꼭 문제가 생겨서 복구하러 회사 들어가는 (그리고 내년까지 계속 만나지 못하는) 제 IT동지들이 한명씩은 있는데 여러분 IT인의 연애를 응원하고 싶다면 크리스마스에는 왠만하면 은행 앱 쓰지 말고 atm이나 텔레뱅킹, 그 전날에 영업점을 이용해주시고 키오츠크를 살살 여유있게 눌러주시고 이커머스나 사이트에서 에러가 좀 뜨는거 같으면 그날은 그냥 놀고 그 다음날 고객센터에 에러를 리포팅을 부탁드립니다.


5. 노션/구글캘린더/아사나/분더리스트 같은 협업툴로 개인일정 관리

(근데 또 그걸 힙하다고 생각해서 복장터짐)

- 진짜 그냥 안드로이드 달력 앱이나 애플캘린더로 하지 뭐 그리 다르다고 노션? 그거 클릭클릭하면서 이쁘게 만들어보겠다고 앉아있는지 모르겠음

내가 보기엔 그냥 일정관리고 뭘로 하든 별 차이없는데 목숨걸고 그걸로 관리함 (때론 자랑함)


- 처음 만나는 사람한테 to do list 어떻게 관리하세요 이런거 물어보지마

이거 안부인사 아니야…


6. 인스타도 아니고 남들 안하는 SNS 많이 함

(근데 또 인스타는 인스타 감성대로 잘 못하고 이상한거 올림)

- 디스코드: NFT 좀 해봤다 하는사람 or 슬랙처럼 프로젝트 관리도 되고 커뮤니티 성으로 운영도 많이 되서 자주씀

그렇다고 너무 많이 하지는 말도록 합시다. 제가 아는 게임개발자와 사귀는 언니는 그 디스코드 아이콘의 이상한 로봇 얼굴을 빠개버리고 싶다고 하더군요

- 라인: 요샌 좀 많이 못봤는데 일본 쪽이랑 일하는 사람들은 계속 씀

- 링크드인: 서로 모르는 IT인 3명이 만나면 인스타 아이디가 아닌 링크드인을 물어봅니다 (또는 깃허브 블로그,,)

- 레딧: 영미권에 살았거나 미국 밈 커뮤니티의 찐중의 찐

- 텔레그램: NFT를 하거나 (물론 지들끼리만) 힙스러운 챗방이 필요할때

- 그 외 등등


7. 같이 얼굴좀 보고 쉬면 좋겠는데 노트북으로 뭔갈 검색하거나, 읽거나, 코드를 치는데 그러면서 지금 쉬고 있다고 생각함)

- 꼴보기 싫음


8. 쓰잘데기 없는걸로 싸움

- 사람1: “익스플로러 이걸 어떻게 써. 당연히 크롬이지.” (여기까지 이해 가능)

- 사람 2: “크롬은 윈도우와 맥 각자 어플리케이션이 다르다굿!!”

- 사람 3: “맞아 크롬 CPU 너무 많이 먹어 당연이 오페라 아니면 파이어 폭스지”

- 사람2: “웨일도 괜찮아 광고도 차단되”

- 사람1&3: “뭐야 너 네이버다니지???”


9. 이해할수 없는 짤을 보고 웃음

- 위의 두 짤을 보고 웃었다면 지금 당장 폰을 꺼내서 나를 만나주는 사람에게 감사 인사를 하세요


10. 워크스테이션에 집착함 (모니터 2개에 집착함)

- 왜 자꾸 인스타에 자기 책상 사진/ 또는 직접 꾸민 워크스테이션 사진과 커피잔 사진을 올리는지 모르겠음.

- 만약 최근에 IT인과 연애를 시작하신 분이있다면 생일 선물로는 모니터 고해상도로 추천합니다. 진심입니다..

놀랍게도 이런게 로망인 사람들이 있다



11. 연락이 늦다(사람마다 기복 있지만 아무튼 빠르지는 않음)

- 미안합니다


-인생은 짧고 코딩은 기니까요... 코딩 안하는 직업이더라도 어디로인가 몰입해있는 상황이 많아 말을 걸어도 대답이 늦습니다. 기술 쪽에 가까운 일을 할수록 토픽이 어렵다 보니까 집중을 빡 해서 이것저것 체크해야하고, 본질적으로 멀티가 어려운 일이 많다보니 연락 한다고 하는데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텀이 길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개발자 기획자 등등을 포함한 세상에서 제일 바쁜 기술업계 직군들과 사귀어주시거나 결혼생활을 유지해주시는 여러분에게 감사와 응원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희를 버리지 말아주세요




아니 이게 무슨일이에요??? 휴가 중이라 조회수 안보고 있었는데 며칠전 발행한 <IT회사 애인은 왜그럴까> (https://brunch.co.kr/@jessietheace/533) 가 오늘 오후 두시 브런치 인기글이 되었어요!! 보니까 올린 첫날 9천뷰 그다음날 1만뷰나 찾아주셨네요


제 글을 좋아해 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아직도 안읽은 분들을 위해 카카오 단톡방이나 인스타그램 스토리나 트위터에 마구마구 공유해줘요 !! IT 종사자들은 바쁩니다. 그래도 본인들이 선택한 길이니까 스스로는 힘들어도 그렇다 치는데 그분들 배우자나 연인은 도대체 무슨 죄 오늘도 이해하지 못하는 IT 인을 품어주시는 분들 그저 잘부탁드립니다,, 그래도 누구라도 있는 사람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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