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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ie Dec 16. 2023

제시의 2023 일년열두달

올해 진짜 역대급으로 행복했고 잔혹했고 다이나믹한 한해를 보냈는데 그만큼 살아남기 바빠서 글을 많이 못썼다. 사실 올해 각  인생의 phase 도 엄청 많이 바뀌었는데 그만큼 내가 각 단계를 잘 이겨냈으니 다음으로 넘어갔다는 뜻이기를 바래본다. 확실히  올해 시작했을때와 12월 버전 제시는 엄청 업그레이드 된 버전인것 같아서. 어찌되었는 유능한 분들도 많이만났고 물론 지금은 다 나가셨지만 … 극한으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아서 돈관리도 안하고 여행도 엄청 많이 간 한해였던 것 같다. 5년 같던 1년을 보낸 제시의 일년 열두달 스타트.

1월:  스키와 다이빙의 1월. 이때까지만 해도 올해가 그렇게 잔혹할지 몰랐지… 사이판에 가서 5년만에 채니쌤도 만나고 머메이드  다이빙이랑 프리다이빙 첫도전. 스캇쌤이랑 채니쌤에게 다시없을 고급과외를 받아서 결국 5월엔 둘다 다이빙 자격증도 땄다. 채니쌤  시동생분이랑 시아버님도 만났다… 잘 지내시죠?
         




2월: 스키는 독학으로 상급코스를 찍었고  (아기때부터 몇백만원씩 하는 스키캠프 가도 타고난 무서움을 이기기 어려워서 못타는게 스키인데 다들 돈 아꼈다고 칭찬해 줌) 작년  12월부터 진행했던 다이어트로 -4kg 을 찍으니까 정체기가 왔다. 



2월 말 3월 초 임원 고객을 모시고 혜민님  용덕님이랑 시애틀 본사 출장 갈 준비를 했는데 개인적으로 포상 해외 행사 참석이나 컨벤션 견학성 출장이 아니라 미국에서 “일을  위한 출장“을 가서 내 꿈이 이뤄져 진짜 행복했던! 물론 그 과정에서 대환장은..항상 있는거니까…. 



3월: 출장에  휴가를 붙여 LA 에서 칼아츠를 다니는 짱멋진 내 대학친구 피터오빠를 만나러 갔다! 노스할리우드에서 술쳐먹고 결국 또 개가되서  자괴감이 들었지만 내 인생에 피터같은 사람이 있어서 좋았고 오빠 우리 또 열심히 살아서 미국에서 또 보자.



시애틀 본사의 풀필먼트 센터와 더스피어 본사 건물에서 보는 스페이스 니들은 그저 꿈밖에 모르던 어린 소녀 제시가 여기까지 왔구나 라는 뿌듯함.







4월: 부모님이 이혼을 했다. 사실 작년 추석과  설날부터 삐걱삐걱했고 올해 설날이 cornerstone 이 되었는데 이거때문에 작년 가을부터 계속 스트레스 받고 난리도 아니었다.  하여튼 살면서 명절이 그렇게 좋은 영향 끼치는 꼴을 못봤다. 열심히 살았는데 왜 부모가 내 속을 썩이나 친척들은 또 왜 이정도  되는 사람밖에 안되는거고 그런 생각때문에 억울했는데 뭔가 부모님도 그저 사람일 뿐이라고 인정하고 지금까지도 상담을 계속 받으면서  적당한 거리두기와 주변 사람들과의 비슷한 상황에 처한 객관적이지만 따듯한 통화(하동쌤 고마워요) 잘 올수 있었다. 



그리고 민경쌤이 차린 강릉 요가학원에 친구들도 데려가고 나름대로 좋은 시간 보내기.






5월: 드디어 -9kg 다이어트 성공. 채니쌤하고  바디프로필 그리고 다이빙 자격증따고. 너무 살이 빠지니까 힘들어서 여름에 52kg 정도로 세트포인트를 다시 맞췄는데 지금 다시  잠못자고 생활이 너무 불규칙해지니까 다시 몸무게가 올라서 관리를 해야하지만 어쨌든 목표를 이뤄서 좋다. 



고객사들을  데리고 IoT 워크숍 행사를 했는데 APJ 리더들이 너무 좋은 구성이라고 적극적으로 서포트 해주면서 한국 본사에 왔고 결국 행사도  잘되서 APJ 차원에서 하이라이트도 받음. IBM 에서 APJ 와 주로 일하던 Product Manager 를 그만두고 한국  중견 세일즈로 오면서 APJ 랑 일할 일은 거의 없을줄 알았는데 이렇게도 기회를 만들수 있다는걸 배운 경험.



6월:  이자벨, 타니, 미쉘하고 강원도로 인터네셔널 요가 스튜디오 플로우룸 요가 여행. 작년에 미쉘하고 약속했던 대로 룸메이트도 하고  즐겁고 재밌는 시간이었다. 이때쯤 프로모션이나 차후 회사에서 내포지션 원하는 처우 1반기 세일즈 타겟 마감 미국 본사에서 시작된  인원감축 등등으로 엄청 스트레스 받던 시기였던데 내 인생의 수명과 회사 수명을 늘린 여행이었다…






그리고 6월 초부터 내가 지금 회사 입사한 이래로 늘  든든하게 한 팀이 되어주셨던 용덕님과 헤어지게 됬다. 다시 생각해봐도 2년차때 용덕님 회종님과 같이 일했던 경험은 A팀 그  자체인데 회종님이 이직을 하시게 되고 다른 팀에 가셔도 사실 남아서 버텨주는 분이 있으니까 힘든 상황에도 맘편하게 일했고 만 7년  경력 안에서 이렇게 배울만한 시니어를 만난건 거의 6년만이라서 충격이 컸다. 다시 내가 A팀에서 일할수 있는 기회가 올까?  싶었는데 입사 초기 아직 혁신의 분위기가 남아있을때 그 기억이 올해 나를 버티게 해줬고 이정표가 됬다. 그러면 이제 나는 많이  받았으니까 그만큼 또 베풀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으로 프로모션 잔혹사와 그런 힘든 시간들을 버텨냈던것 같다. 사실 그 이겨내는  과정은 전혀 아름답지 않아서 멘탈깨지고 ... 혜민님네 집에 가서 아침먹으면서 상담하고 그랬는데 돌아보면 사람이 자산인데 내  주위엔 참 감사한 사람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7월: 혼자서 팀에서 가장 높은 팀쿼터를 캐리하다가 결국 몸살엔딩.  몸살로 운동도 많이 못하고 살쪄서 몸도 마음도 너무 많이 힘들던기억. 갑자기 늘어난 R&R에 안그래도 없었던 워라밸은  부서지고 집은 항상 쓰레기통에... 기본적인 몸관리 집관리가 안되니까 일도 안되고 매일매일 쳐내기 바빴다. 이때부터 익스펜스  청구는 못했는데 미뤄놓은 한 5달치 익스펜스 다음주에 청구해야겠다. 이때 잘했지만 잘 못했다고 생각하는 기억은 제주도도 주말  금토일 껴서 가고 휴가 써서 맹그로브 가고 여행비와 가처분소득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운전해서 국내여행을 엄청 많이 갔는데 이 여행  카니발라이제이션은 결국 여러번의 심리상담과 청소연구소 서비스를 써서 집을 드디어 사람 사는 곳으로 만들어놓고 끝났다. 이때부터 아  집청소가 중요하구나 느끼고 다시금 집 관리의 우선순위를 엄청 높여서 사는 중. 



8월: 틈틈히 서핑, 드디어  그린웨이브를 잡는 연습을 했는데 내년에 좀더 중급레슨을 받아야 할것 같다. 극한의 스트레스는 계속되서 쇼핑을 엄청많이하고 운동  회원권을 엄청 사놓고 결국 시간관리에 실패해서 못가고 하는 미친 소비가 계속됬는데 아무리 돈을 써야 돈을 벌리는 영업직에 있다  해도 진짜 내년엔 쇼핑을 하나도 안해도 될듯.



심리 상담 선생님은 2021년에 내 멘탈이 극도로 깨지고 회복하는데 1년 넘게 걸렸던 그 극한의 암흑기에 만난 선생님인데 센터를 6월에 그만두셨지만 내 부탁으로 개인 결제해서 계속 상담을 할수 있게 배려를 해주셨다. 



애니네 생일파티에 가서 서울유스클럽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절망과 미친 스케쥴 속에서 행복도 있었다. 



9월: 호롤리와 한라산 등반, 그리고 제시 유튜브 채널에 영상 만들어 올리기. 사운드 로그 인데 여행지의 바람 소리 물소리를 모으는거다. 해외에서는 소리를 모으는 프로젝트 이런게 유명한데 궁금하면 아래 링크에서 볼수 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mauG-09Z-jRDZUZSCBd2Ng



드디어  미루고 미루던 Solution Architect 자격증도 땄는데 1년에 하나씩은 해야하는데 내년의 나는 미루지 않기만을  바랄뿐이다. 공부는 시간을 내서 하는게 아니고 그냥 하는 거라던데... 그냥 할 시간조차 없으면 어떻게하죠? IT 회사 10년  이상 다니면서 가정생활도 하고 운동도하고 공부도하고 개인재태크 관리도 하는 분들 존경합니다.



10월: 샌디애고 여행.  대학생때 독립해서 돈 스스로벌어살다보니까 내게 여행은 아시아에 주로 포진되어 있었는데 이제 내가 미국여행을 턱턱 갈수 있구나  라는 가난의 굴레를 깨는 스스로의 리추얼이자 늘 온라인으로만 연락하던 사라님 조박님 만나기. 너무 멋진 기억이고 오랜만에 가족적인  삶을 체험하는 이질적인 경험이었는데 이 경험은 나중에 따로 아티클로 쓸 계획이라서 그때 가서 읽어주세요.






이때부터 여러가지 이유로 브런치에서 얼룩소로 이사왔는데 6월에 그 이유를 적는 브런치 발행하기로 했는데 발행 못했다. 과연 내가 2주 남은 2023년 안에 미뤄놓은 글을 다 쓸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2주 후의 나를 믿어본다.



11월:  요가 TTC 축소 버전 수료. 200hr 레벨의 축소버전을 마이뜨리 선생님이 센터필드에서 열어서 고급강의를 해봤는데 확실히  100레벨중심의 요가원을 주구장창 다니기보다는 내가 필요한 중급 또는 고급강의를 들어야겠다는 생각. 다른 요가원도 여러군데  다녀봤던 10월-11월. 내년이나 내후년엔 IT인을 위한 제시요가를 열수 있길. 그리고 배드민턴도 다시시작했는데 오랜만에  레슨들으니까 너무 재밌다. 



휴가와 주말을 껴서 제제와 내영언니가 싱가폴 에듀테크 컨벤션을 간다길래 나도 놀러갔다.  우리 연세대 국제캠퍼스 지하 식당에서 내가 뭐가될까라는 기대와, 열정과, 오만함으로 가득찬 스무살 스물한살 스물 두살이었는데 이제  5년 넘는 스타트업 대표님과 외국계기업 8년차와 예비 미국 변호사가 됬다. 10년 가까이 된 인연인데 같이 밤마다 이야기를 한  4시간씩 했다. 노년이 되어가는 가족 이야기, 몇년 전 대학 때 이야기, 예전 애인들, 우리가 배운것들, 미국 창업 직장인으로서의  고민 이야기. 올해 너무 힘들어서 보상과 회피심리가 작용해서 여행을 진짜 많이갔는데 이런 방법의 회피책은 너무 억지로 쉬는  느낌이라 제대로 환기도 안되고 엄청 추천하지 않고 나도 인생에서 다시는 이러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특별한 시간을 많이 보낸  한해라서 재밌었다. 






12월: 원래 외국계 벤더사의 영업직은 12월에  폐업해야하는데 올해 타겟도 높았고 경기도 어려웠던 관계로 난 아직도 일을 하고 있다. 실제로 지금 시간에 메일 2개랑 리포트  2개가 밀려서 써야한다. 큰 프로젝트 2개 올해 내로 마무리해야하는데 내년도 사업계획이랑 올해년도 남은 일 정리랑 남들은 다  쉬는거같은데라는 심정을 이겨내면서 정진하는 건 도대체 전생이 무슨 죄를 지었길래... 고객도 그렇고 나도 고생이다. 그나마  이번주에 프로젝트가 고객 빌더분도 감동적으로 열심히하고, 일이 아니라 정말 기술의 탁월함을 구현하기 위한 파트너, 고객을 만나서  1년에 한번있을까말까한 열정적인 순간을 목도했는데 이번 한주가 정말 또한번 내 IT 커리어 수명을 늘렸다. 어쩌면 인생에서  행복이나 희망은 수단일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이 힘들고 지난하고 알수 없는 chaos로 가득한 삶을 긍정적인 자세로  이어갈수 있게끔 해주는 수단.



올 한해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노력 대비 나한테 남은게 뭔가라는 생각이 드는 한해였다.  이래서 열매를 맺는다는게 특별한 거구나. 해도 안될수도 있고, 해도 뭔가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걸릴수도 있고, 안해도 잘 될수도  있는게 인생사라지만 진짜 올해 버티고 버티고 또 버텼다. 내년도에도 더 좋은 동료로서, 개인으로서 주위에 버텨주고 싶은데 내가  어디까지 버틸수 있을지 모르겠고 그렇다. 아마 더 inspiring 한 사람들과 커피챗을 늘린다던가 주기적으로 한다던가 하는  루틴, 의식적인 계획이 필요할거 같기도 하고. 



정말 다이나믹한 혼돈 속에서 살아서 여기까지 왔는데 그 모든 순간  나의 "그래도"가 되어주었던 분들, 상황에게 감사한다. 너무 힘들지만 그래도 버텨볼수 있었고 너무 말이 안되고 손해보는 것 같은  순간이지만 그래도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상황을 관조할 수 있었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그래도 우리 모두 레인메이커가 되어보자고,  자조적이 되지 않게끔 막아주었던 그 모든 분들, 모든 것들에게. 



정말 멋지다고 생각한 고객 임원이 어느날 갑자기  정치싸움에 밀려 사라지고 회사 블라인드는 사실과 감정이 섞인 편파된 글로 핫해지고 정말 멋진 예전회사 분들이 인원정리로 또  떠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인생이 참 말세다라는 생각을 올해 정말 많이했다. Abnormal의 시대였던 2023년은, 어쩌면  "그래도" 라는 말을 해주는 사람이 간절하게 필요했던 시기였는지도 모르겠다. 나의 "그래도"가 되어주었던 모든 우연과 주위 분들의  선한 의지에 감탄스럽고 내가 그런 사람이 충분히 되지 못했던것같아서 부끄럽다. 



 착하게 살면 바보라지만 착하고  일잘하고 커뮤니티를 건전하게 만드는 사람들은 자신 안의 등불을 잃지만 않으면 또 여러 밀물과 썰물을 지나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생활하고, 시간을 보낼 기회가 다가올거라 믿는다. 참 힘들었고, 여유있는 자세로 베풀며 탁월함을 추구할 이유를 찾기 힘든  올해였는데 그래도 지난 주 정말 존경하고 함께해서 든든했던 내년에는 함께 일할수 없는 분의 슬랙이 제시의 올해를 그래도 보람있게  만들어 줬다. 올 한해가 힘들었던 모든 분들에게 아래 슬랙을 함께 나눈다. 




안녕하세요. Jessie님, 들으러 갔는데 많은 말씀을 하고 왔네요. ㅎㅎ 지금까지 잘 하셨고 앞으로도 더 잘 하실 겁니다. 우리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 선구자에요.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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