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딩단상 | 삶
컴퓨터에는 'Ctrl + Z' 라는 기능이 있다. 실행 취소. 틀리면 이 버튼 2개만 누르면 이전으로 돌아간다. 참으로 편리한 기능이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이 Ctrl + Z 기능이 없다. 무엇을 하든 이전으로 돌이킬 수 없다.
공책에 글씨를 한 줄 잘 못 써도 지우개가 있어야 지울 수 있고 그나마도 깨끗하게 지워지지 않는다. 흔적이 남는다. 캠버스에 물감이 한 방울 잘 못 튀어도 그 이전의 흰 도화지로 돌아갈 수 없다.
그렇다. 현실은 실행 취소가 안 된다.
시간은 앞으로만 흘러가고 나의 행동은 과거에 흔적이 남는다. 그걸 지울 수는 없다. 기억을 하지 못 할 수는 있어도 지워지는 것은 아니다. 모른 체 할 수는 있어도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현실에는 Enter 키만 존재하고 Back space도 Delete키도 Ctrl Z도 없다. 절대 돌이 킬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