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북부 지방 음식을 소개합니다.
스페인 북부 여행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 봤을 ‘핀초’라는 단어가 있다. 핀초란 작은 빵이나 바게트 위에 식재료를 토핑하여 꽂아 놓은 것이다. 스페인 북부 지방은 핀초가 맛있기로 굉장히 유명하다. 핀초 뿐만 아니라 북부지역 특유의 음식들도 맛이 훌륭하여 스페인 사람들도 북부지역이라면 식도락으로는 제일로 꼽을 정도다. 나 또한 이번 스페인 북부지방 여행에서 여지껏 먹어본 적 없는 다양한 음식들을 경험해보았다. 북부에서 먹어볼 수 있는 대표적인 음식 3가지를 추천한다.
하몬 말고 쎄씨나 Cecina
예전에 스페인 여행시 하몬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 바게트에 많이 넣어 먹었던 하몬 세라노(Jamón serrano), 흑돼지로 만든 하몬 이베리코(Jamón ibérico) 등 ‘하몬’하면 그 특유의 쿰쿰한 냄새와 고소한 식감이 생각난다. 하지만 이번 북부지방을 여행하며 만난 현지친구가 추천한 메뉴는 달랐다. 함께 핀초 바를 돌아다니며 한잔 하고 있을 때였다.
“제이, 하몬은 많이 먹어봤지? 쎄씨나 Cecina 먹어볼래?
나 : “쎄씨나가 뭐야? 처음 들어봐.”
“하몬하고 비슷한데 돼지로 만든 게 아니야.”
우리가 먹은 쎄씨나는 소로 만든 것이었다. 비주얼은 하몬과 매우 유사했다. 썰려 나온 두께나 빛깔이 마치 하몬 한 접시를 보는 것 같았다. 부드럽고 쫄깃한 맛의 쎄씨나는 바게트 위에 얹어 먹으면 그 맛이 황홀하다. 올리브유와 눈꽃처럼 뿌려진 치즈는 화룡정점. 맛을 더욱 깊고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쎄씨나는 다양한 고기로 만들 수 있는데 말고기나 드물게는 염소나 토끼로도 만든다고 한다. 스페인 북서부에 위치한 도시 레온의 쎄씨나가 가장 유명하다고 하니 이곳을 지나는 여행객의 경우 한번쯤 먹어봐도 좋을 것 같다.
매콤 짭쪼롭한 힐다 Gilda의 유래
쎄씨나를 게눈감추듯 해치우고 새로운 핀초를 찾기 위해 다른 바로 옮겨갔다. 힐다는 소금에 절인 멸치, 올리브, 식초에 절인 매운 고추를 끼워 만든 핀초인데 한입에 쏙 집에 넣으면 짭쪼름하면서 매운맛이 올라와 느끼했던 속을 달래 준다. 와인이나 맥주와 함께하면 좋은 안주거리이다.
“이 핀초 이름이 왜 힐다인지 알아?”
현지친구와 함께 식사하면 좋은 점이 여행자 신분이면 알기 힘든 비하인드 스토리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영화배우 중 Gilda 라는 영화에 출연한 아름다운 여배우가 있었다. 1940년대 당시 미국 최고의 인기 배우였던 리타 헤이워드는 이 영화에서 관능적이고 아름다운 팜므파탈인 Gilda 역을 연기했다. 그런데 이 여배우와 이 핀초가 무슨 관계가 있었을까?
이 핀초의 맛은 짜고,맵고, 색은 초록색을 띈다. 스페인어로 salado 는 ‘짜다’는 의미 외에 ‘매력적인’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또한 ‘매운’을 뜻하는 picante는 ‘hot’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고 ‘초록색’을 뜻하는 ‘verde’는 ‘밝히는’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영화 속 남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치명적 매력의 소유자, Gilda와 유사한 특징을 가져 결국 Gilda라는 이름을 붙이게 된 것이다. 이 이름을 처음 붙인 사람은 분명 리타 헤이워드의 팬이었을 것이다.
지옥의 초리쏘 Chorizo al infierno
스페인의 중앙시장에 가면 주렁주렁 걸려있는 초리쏘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그런데 스페인 북서부 끝 쪽에 위치한 갈리시아 지방에는 이 초리쏘를 먹는 특별한 방법이 있다. 일명 ‘지옥에서 온 초리쏘’라 불리는데 움푹 패인 접시에 증류주를 붓고 불을 붙인 후, 꼬챙이에 낀 초리쏘를 익혀 먹는다. 주로 북부 지역에서 만날 수 있는 요리법이라고 한다.
돼지고기, 마늘, 후추, 파프리카 가루 등 만든 소시지라 짭짤하고 매콤한 것이 이 역시 안주로 안성맞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