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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해경 Oct 13. 2024

아사히카와 3

일본선교편지 6(히가시가와마을)

홋카이도는 매서운 겨울이 거의 6개월가량 지속된다. 이 추위를 견디어 낸 나무가 목재로는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고 한다. 당연히 나무로 디자인하는 사람들이 홋카이도로 속속 모이고 있다고 한다.


선교사님과 함께 '히가시가와 마을'(홋카이도 가미카와 지방 중부, 이시카리국 가미카와 군)을 방문했다. 이 마을은 ’ 사진의 마을'로 시작한 ‘문화마을 만들기'에 성공한 마을로, 25년째 일본에서 유일하게 이주인구가 증가한 곳으로 유명하다. 지금은 수공예품의 마을로도 유명하며, 마을 내에는 목공제품의 공방이 많이 있다.


히가시가와 마을의 '센토푸아 커뮤니티 센터'를 방문했다.

센터는 나무 그대로를 천장 장식으로 사용한 독특한 모양을 지니고 있는 곳이다.


센터 창문가에 작은 의자들이 거의 20여 개가 나란히 놓여있다.

그런데 의자의 모양이 모두 다르다. 이 의자들은 히가시가와 마을에 아기가 태어나면 선물로 준 나무의자들을 전시해 놓은 것이다. 의자의 모양이 모두 다르니, 집에 가서 의자를 보면 몇 년생인지를 가름할 수 있다고 하니, 재미있는 아이디어인 것 같다. 올해의 의자는 이 모양새이다.

센터 내에 전시된 상품도 다 목재로 된 제품들인데, 자연의 나무를 사용한 친환경적 제품이라는데 자부심을 가지는 것 같다.

디자인이 독특한 책상에서 엄마와 아기가 책을 보고 있다.

책장 옆에 흔들 목마가 놓여있고

또 다른 책상은 친구를 기다리고 있다.

홋카이도에는 나무가  흔하면서도 유명하긴 한 모양이다.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갔는데, 이 식당도 겉모양이 예사롭지가 않다. 외관에서부터 나무를 그대로 붙여 장식해 놓았다.

입구에 들어서니 2층으로 가는 계단도 온통 나무이다. 식당이 아니라 마치 어느 전시관에 들어온 기분이다.

음식도 나무 쟁반에 각자 먹고 싶은 음식을 골라 담아 먹는다.(일본 사람들은 숟가락을 사용하지 않는데, 우리는 달라고 했다.)

테이블에 앉기보다 창밖을 바라보며 점심을 먹으니, 또 다른 운치가 느껴진다.

벌써 단풍이 물들고

길가의 꽃마저도 단풍옷을 입고자 한다.

나오다 보니 층수를 알리는 표지판도 나무이고,

입구에 전시된 판매물건도 다 목재 제품이다.

나는 지금 나무의 나라에 와서, 나무의 향내를 맡으며, 나무의 다양한 얼굴들을 감상하면서, 나무를 찰흙 주무르듯 이리저리 주무르는 나무 신의 나무손을 상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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