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한 장,
한 장,
옷을 벗고 있다.
새 옷을 덧입는다는
믿음이 있기에
저렇게 부끄럽 없이
옷을 벗을 수가 있나 보다.
세상물결 속에서
타의로
옷이 하나씩 벗겨지고 있는
인간은
벌거벗은 나약함이 드러날까 봐
두려움에
잠 못 이루고.
간혹
도톰한
하얀 옷으로
벌거벗은
앙상한 나무를
위로하는 그 손길이
벌거벗어
상처 입어
남몰래 눈물 흘리는
그 마음도
덮어주시기를.
자신이 가진
가장 아름다운
빨간 옷,
노란 옷을
인간에게
흩뿌리며
덧입을
싱싱한 초록옷에 대한
믿음을
나무는
함께
선물로
주고 싶은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