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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해경 Oct 30. 2024

나뭇잎

나무는 

한 장, 

한 장,

옷을 벗고 있다.  


새 옷을 덧입는다는  

믿음이 있기에

저렇게 부끄럽 없이 

옷을 벗을 수가 있나 보다.


세상물결 속에서

타의로

옷이 하나씩 벗겨지고 있는  

인간은


벌거벗은 나약함이 드러날까 봐

두려움에

 

잠 못 이루고.


간혹 


도톰한 

하얀 옷으로


벌거벗은

앙상한 나무를

위로하는 그 손길이


벌거벗어

상처 입어


남몰래 눈물 흘리는

그 마음도 

덮어주시기를.


자신이 가진 

가장 아름다운 

빨간 옷, 

노란 옷을

인간에게

흩뿌리며

덧입을 

싱싱한 초록옷에 대한 

믿음을


나무는


함께 

선물로

주고 싶은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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