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로서, 어떤 학생을 보면, ‘참 잘 컸구나.’ '내 아이도 저렇게 키우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20년 가까이 현직에서 많은 중고생들을 만났다. 지금까지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은 셀 수 없이 많았다. 하지만, 밝고 안정된 표정을 지닌 아이, 타인을 배려하고 봉사하는 아이는 보기 드물었다. 거기에 배움을 즐거워하고, 남다른 질문을 던지는 창의적인 아이는 더욱 찾기가 어려웠다. 간혹 그런 학생들을 만나면 난 ‘대체 그 아이들의 부모는 자녀를 어떻게 키웠을까?’하는 호기심을 갖고 유심히 관찰하곤 했다.
공통점이 있었다. 그건 자녀와 부모 사이의 ‘끈끈한 유대 관계’였다. 질풍노도의 청소년기를 보내면서도 자녀들은 부모를 신뢰했고, 친밀하게 소통했다. 어릴 적부터 쌓은 특별한 추억도 많았다. 여전히 학교와 학원을 제치고 멀리 여행을 떠나곤 했다. 다양한 체험과 독서를 통해 즐겁게 공부했다. 부모와 안정된 애착 뿌리를 둔 아이들은 자학적인 또래 문화에도 휘둘리지 않았고, 공감력, 학습 능력, 문제해결력, 사고력도 우수했다.
예민한 청소년 자녀와 여전히 친밀감을 유지하는 힘은 무엇일까? 그것은 부모가 아이와의 ‘관계’를 무엇보다 중시했기 때문이다. 성적이나 아이 행동의 결과에 연연하는 마음을 과감히 떨구고, 사랑을 기반으로 아이와 소통하기 위해 무척 노력했을 것이다.
이것이 ‘공감육아’이다. 즉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고 감정을 중시하며, 끊임없이 소통하는 교육 방법이다. 내가 선망하는 ‘내면이 단단하고, 배우기를 즐기는 아이’는 모두 이런 공감육아를 통해 자랐다. 그리고 난 다음의 결론을 내렸다.
하나, 자녀를 위해 부모가 투자할 가장 중요한 것은 학원비가 아닌 ‘시간과 정성’이다. 이것 은 부모와 아이에게 평생에 걸쳐 복리 이자를 남기는 값진 투자이다.
둘, 아이가 자연에서 신나게 뛰놀고, 독서와 체험을 통해 즐겁게 배우도록 이끌자. ‘즐거움과 호기심’은 배움의 가장 큰 동기가 되기 때문이다.
셋, 부모와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계속 소통하며 아이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자. 아이와의 친밀감을 양육의 최고 목표로 삼자. 뿌리가 건강하면, 좀 늦더라도 잘 자라는 법이다.
모든 아이는 자라고, 부모도 나이를 먹는다. 정서적인 안정감과 부모와의 추억, 단단한 관계의 끈은 아이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진짜 힘이다. 이것이 자녀의 감정을 존중하고, 친밀하게 소통하는 공감 육아가 중요한 이유이다.
공감 육아는 아이에게만 좋은 게 아니다. 부모 인생에도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 모든 아이는 자라고, 부모도 나이를 먹는다. 아이가 성인이 되면 부모 자식간에 나는 것은 '관계'이다. 노년의 부모에게는 공부 잘하는 잘난 자식이 중요하지 않다. 부모와 친밀하게 소통하는 사랑스런 자녀가 중요할 뿐이다. 성적은 아이가 대학에 입학할 즈음에 잠깐의 만족감을 줄 뿐이지만 부모 자식간의 '친밀감'은 평생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요소이다. 그러니 분명하게 기억할 것은 아이가 어릴 땐, 성적이 중요해도 결국 부모자식 간에는 '관계'만 남는다는 것이다. 자녀와의 친밀한 관계를 육아의 목표로 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