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ermit Trucker May 15. 2024

미국 트럭 운송업계는 생존 분투 중

한 해 8만8천 회사 문 닫아

05/15/24



중소업체들의 파산 뉴스가 속출한다. 개인 차주들은 독자 운영을 포기하고 대형 업체 밑으로 들어가는 추세다. 화물운송 업체의 정보를 제공하는 CarrierOK에 따르면 2023년에 문들 닫은 트럭 운송업체는 8만8천 곳이 넘는다. 화물 운임은 떨어지고 연료비 등 운영경비는 나날이 늘어가니 당연한 일이다.

작년부터 경기가 떨어졌다. 올해는 더 나쁘다. 중국과의 무역 분쟁으로 항구로 수입되는 물품이 줄어들면서 연쇄 반응이 시작됐다. 포트에서 선박 트레일러를 나르던 사람들이 일차 타격을 받았다. 수입 물량 감소로 화물이 줄어드니 일반 화물 운임 단가가 떨어졌다. 드라이밴을 운송하던 사람들이 경기 영향을 덜 받는 리퍼로 대거 이동했다. 주로 식품을 운송하는 리퍼는 수요가 일정한 편이다. 갑자기 크게 줄거나 늘지 않는다. 그런 시장에 트럭 공급이 늘었으니 운임 인하 경쟁이 치열해졌다.

내가 다니는 프라임도 타 업체의 덤핑 공세에 고객사 몇 곳을 잃었다. 운임은 연단위로 계약하는데, 프라임은 단가를 낮추기 보다는 높은 서비스 품질로 고객 충성도를 유지하려 한다. 물건이 제 때에 제 상태로 도착하지 않으면 고객사도 손해가 크다. 운임 약간 절약한 것에 비할 바가 아니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식품 소비도 좀 준 듯하다. 고객사에 가도 예전만큼 드나드는 트럭의 숫자가 많지 않다. 이제는 주말에 화물을 싣지 못하고 빈차로 새로운 주를 맞는 일이 흔하다. 화물을 배달한 후에 다음 화물이 바로 이어지지 않고 하루나 이틀을 기다리는 경우도 잦다.

트럭 운전을 오래한 사람들의 얘기로는 2008년 이래 최악의 상황이라고 한다. 2008년 금융 위기때에는 사흘씩 빈차로 대기했다고 한다.

경기가 안 좋으니 개인 비즈니스를 하거나 직장에서 해직한 사람들이 트럭 운전을 많이 시작한다. 6년 전 내가 트럭 운전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한인들의 숫자가 많지 않았는데, 이제는 내 주변에서도 트럭 운전을 하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지금은 트럭 일을 새로 시작하기에 좋은 시기이기도 하고, 나쁜 시기이기도 하다. 트럭 화물 경기가 나쁘다는 점에서는 안 좋은 시기이나 이를 극복하고 한두 해가 지나서 트럭 운전에 익숙해 질 무렵이면 경기가 좋아질 수도 있으니 말이다.  다만 낮은 운임이 뉴노멀이 되지나 않을까 걱정이긴 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트럭커에게 가장 이상적인 운동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