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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구리 Nov 14. 2023

작가의 말_프롤로그

시집을 내는 일은 영혼의 조각을 모으는 일이다. 매 순간 바뀌는 감정을 모아 깊이를 평준화시켜 세상에 대한 나의 시선을 내보인다. 두서없이 쏟아내던 단어를 모아보니 무딘 칼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도 칼을 연마하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용기를 낸다. 타인의 시선이 두렵지만 오래 기다려온 만큼 피하고 싶지는 않다. 여전히 모자란 구석과 어색한 문구가 고개를 들지 못하게 한다. 


힘을 내기로 했다. 이번 시집에는 나름 말랑한 글귀들을 모았다. 시간에 때가 타다 보니 물러터져 그런가 보다. 지혜의 샘이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 반대로 가고 얼마 안 남은 감정선을 붙잡으려 애쓴다. 늦었지만 첫 모음집을 낼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신선함이 남아있으면 좋겠다. 


시작의 끝이 되는 일이지만  ‘그래 가보자’라고 스스로 되뇐다. 엮어낼 수 있는 기회가 닿아서 기다려진다. 내 주변을 맴도는 사람들과 풍경과 자연이 있어서 너무나 큰 위로가 되는 순간이다. 


위로를 위한 수도꼭지를 틀어놓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주변 사람과 자연이 너무 고맙다. 만나는 사람, 방문하는 곳마다 인사를 해야겠다.    


2023년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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