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한 사건들로 채워지는 서울에서의 일기 1
Last Minute Seoul
# 1. 그녀는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그들은 고기를 먹을 것인지 연어를 먹을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듯 했다. " 야 내가 오늘 세상에서 제일 슬픈 이야기를 들었잖아. 00이가 연어를 안먹봤데. " 그 앞에선 남자아이 1 은 " 아니 먹어본적은 있어 " 하고 말했지만 그녀는 못 들은듯 통화를 계속 했다. "그럼 연어로 하자." 하고 그녀는 전화를 끊었다. 근데 나 술먹어도 되나 ?"하는 여자 아이의 말에 남자아이 2는 왜냐고 물었고 여자아이는 "아 ,나 코 한지 얼마 안되서. " 하고 무심히 말했다. 남자아이 2는 "아 어쩐지 잘생겨졌다 했다" 하고 말했고 남자아이 1은 그 말에 웃지 않았다. 내 옆에 앉은 그녀가 누군가에게 "나 술먹어도 돼요 ? " 하고 카톡을 보내는 사이 나는 그 앞에 선 남자아이1이 지하철 창문에 비친 자신의 머리를 연신 매만지는 것을 보았다. " 나 아직 술먹지 말래." 핸드폰에서 눈을 뗀 그녀가 뜬금없이 "신기한거 보여줄까 "하더니 바지를 살짝 걷어 올렸다. 그녀의 발목엔 한지 얼마 되지 않은 문신이 있었다. 남자아이1은 "너야 ?" 라고 물었다. "응 며칠 됐나 ? XX 언니 한테 했어." 그들은 곧 "합정이야 내리자" 라고 했고 나도 같이 일어섰다. 짧은 순간 나는 그녀가 참 매력적이라 생각했다. 그건 그녀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앞에 서있던 남자아이 1은 이제 연어를 먹는 많은 순간에 그녀를 떠올릴것이다. 지하철에서 바지를 걷어올리며 신기한걸 보여준다며 발목 타투를 보여주었던. 어쩌면 첫사랑일지도 모르는 그녀를.
# 2. 언니가 가자던 그 식당은 합정이 아니라 상수역에 있었다. 다시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에 만난 이름도 없는 옷가게에는 싸구려 옷들이 잔뜩 걸려있었다.원래 장난기가 많은 언니가 3900 원짜리 옷을 들어올리며 " 이거 좀 더 깍아주실수 있어요?" 하고 물었다. 아주머니는 "이거 깎으면 지옥가 " 라고 했고 언니는 "어머 사도 지옥갈것같애 " 라며 웃었다. " 근데 사장님 아이돌 닮았어요." "응 누구? " " 샤이니의 키요"
싸구려 옷이 들은 검은 비닐 봉지를 들고 찾은 식당은 빈자리가 없었다. 식당 웨이팅리스트를 같이 적었던 어떤 남자는 나에게 쌀과자를 주고 갔다. 그리고 그 옆 아무 생각없이 들어간 바는 생각보다 너무 우리 스타일이어서 신기했다. 나중에서야 알게된 사실은. 그 바가 배우 최민수씨가 운영하는 곳이라는것 . 그가 노래하는 모습을 봤다면 더 좋았을것이다
동이 틀 무렵 첫 차를 타고 집에 돌아왔다.
이것은 소소한 랜덤한 사건들로 채워지는 서울에서의 일기.
어제 산 오천원 짜리 원피스가 너무 예뻐서 깜짝 놀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