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위험한 게 이렇게 많았나
아이를 낳고 가장 무서워진 것은 누가 아플까 봐였다. 당연히 아이가 아픈 것도 안되지만
나도! 엄마인 나도 아프면 안 된다는 생각이 굳어졌다. 항상 자잘 자잘하게 병을 갖고 사는 나라서 늘 대수롭지 않았는데, 애엄마는 그러면 안 되지 라는 생각이 드는 거다.
평소에는 가지 않는 병원도 아프면 가고, 약도 먹는다. 심지어 올해는 큰 맘먹고 위&대장 내시경에, 뇌 MRI도 찍었다.
나이가 들수록 너도 나도, 그리고 우릴 든든하게 지켜주는 남편도 아프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해지는 거다. 성인인 나 하나 몸뚱이 간수야 어떻게든 하지 싶었는데 꼬물꼬물 한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는
너의 크는 모습 하루하루,
네가 성인이 되어 멋진 커리어우먼이 되고,
혹시나 좋은 사람 만나 결혼하게 된다면 그때까지 늘 쭉 곁을 지켜주고 싶은 것이다.
세상이 왜 이렇게 무서운지, 왜 이렇게 험한 게 많은지
아이를 낳고부터는 세상 쫄보에 겁쟁이가 된 것만 같다. 그래서 가끔은
왜 너라는 소중한 존재를 이렇게 무서운 곳에 덜컥 데리고 와서 너도 나도 걱정인형이 된 걸까 싶다가도 이내
아니다. 네가 있어 너무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느 날 아이가 아파서
“우리 아기 아프지 마 엄마가 대신 아파주고 싶다 ㅠㅠ “라고 했더니 여섯 살 꼬맹이가 대뜸
“싫어!! 엄마 아픈 거 나도 싫어!!”
라고 하는 거다.
뿌엥. 진짜 너 없음 난 못살아ㅜㅜㅜ
우리 가족 다 건강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