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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사장 Aug 04. 2021

우리가 음식에 중독되는 이유

뇌에서 일어나는 중독 현상

 우리 몸에 중독을 일으키는 물질은 도파민으로 알려져 있다. 도파민은 뇌의 배쪽뒤판영역과 흑색질에서 분비되고 이는 뇌 보상체계와 긴밀한 연계가 되어있다. 즉 도파민은 쾌감을 일으키는 연결체계에 작용한다. 이 작용은 엄청나게 강렬한데 도파민 분비에 관한 맥길 대학교의 제임스 올즈, 피터 밀러의 실험에서 알 수 있다.


 이들은 쥐의  깊숙이 (측좌핵 근처) 전극을 심었다. 쥐가 레버를 누르면 아주 미세한 전기 자극이 흐르고 이는 쥐에 강력한 쾌감을 주었다. 쥐는 이를 한번 느끼고 나면 먹지도 않고 물도 마시지 않으며 짝짓기 행위도 하지 않고 계속해서 레버를 눌러댔고 며칠 지나지 않아 수분 부족 등으로 사망했다. 이런 행동전기 자극이 도파민 과다 분비를 초래했기 때문이라고 나중에 밝혀졌다.



 이처럼 도파민을 분비시키는 물질이 우리 몸속에 들어오거나 도파민을 분비시키는 행위를   인간도 쾌락을 느끼고 이를 추구하게 된다. 음식, , 섹스, 사회적 상호작용 등의 행위와 직접적으로 보상 체계에 관여하는 마약이나 약물 등이 있다. 쥐의 예와 마찬가지로 이런 것들을 탐닉하다가 말라죽어야 하는데 어떻게 우리는 자신을 제어할  있을까?



 미국의 국립약물남용연구소의 노라 볼코는 코카인의 투약에 따른 줄무니체의 반응을 연구했다. 투약이 이어지면서 줄무니체의 반응이 서서히 약해지고 결국 멈춘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는 우리의 뇌가 도파민 분비를 촉진시키는 자극이나 약물에 대해 내성을 가지게 된다는 결과이다. (뇌에 전극을 심지 않는 이상 내성은 생긴다) 결국 우리는 쾌락이나 약물에도 내성이 생겨 처음과 같은 쾌감을 느낄 수 없고 이를 더 이상 탐닉하지 않을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중독이 되는 사람들은 왜 그럴까? 분명 도파민 분비는 내성으로 인해 중단돼서 그 행위나 약물 자체로는 더 이상 쾌락은 느낄 수 없다. 하지만 이전에 도파민 분비를 일으켰을 당시의 감정, 장소, 냄새, 음악, 시간 등과 연관되어 쾌감에 대한 ‘기억’이 다시 그 행위를 부추기게 된다.



 음식에 대한 과도한 집착도 하나의 중독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몸은 몸에서 음식을 원하면 원할수록 섭취 시 도파민 분비의 양이 늘어난다. 다이어트를 하고 있거나 격렬한 운동 등의 활동 후에 음식이 더 맛있게 느껴졌던 기억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칼로리의 섭취가 이어지고 나면 음식으로 인한 쾌감은 사라지는데 어떤 사람들은 음식을 섭취하는 행위 자체를 지속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도파민의 지속적인 분비라고 볼 수 없고 먹는 행위를 통한 쾌감의 기억 때문이다.


 중독은 연상 자체에서 중독 행위의 재발을 가져올 수 있다. 워싱턴 대학교의 리 로빈스는 헤로인에 중독되어 돌아온 베트남 참전 용사를 조사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미국으로 돌아온 후 헤로인 중독에서 벗어났는데 이는 베트남에서 헤로인 투약을 부추겼던 단서들이 미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음식 중독도 마찬가지인데 내가 쾌감을 느꼈던 음식이나 상황 등 중독의 단서들을 최대한 없애야 중독 현상을 완화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음식을 먹는 행위를 시청한다거나 음식에 탐닉하게 된 상황이나 감정 등이 반복된다거나 하는 것이다.


 음식 중독에서 가장 큰 불행은 음식을 먹는 즐거움이 사라져 버린다는데 있다. 지속해서 음식을 섭취하게 되면 그 즐거움이 줄어들거나 아예 없어져 버릴 수 있다. 이는 인생에서 매우 큰 손실이며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여기서 지금 내가 섭취하는 행위가 진정한 즐거움이나 쾌감에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아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저 우울함이나 상처, 외로움 등이 완화되었던 기억 때문에 자꾸 탐닉하게 된다는 것을 알면 그 의미 없는 행위를 멈출 수 있을지 모른다.


맛있게 먹으려면 먹는것을 중단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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