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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리 Jun 26. 2023

" 그래, 저거야"

수염왕 오스카를 보며

눈의 희번덕, 입이 쩍, 두 손으로 쩍 벌어진 입을 가릴 려는 큰 두 손, 가슴이 콩닥콩닥 거렸던 적이 있었나? 하루 종일 떠올리려고 애써본다.

 요즘 나는 메말라가는 감성과 희미해져 가는 기억력앓이 중이다.

그나마 사진이라도 찍어놓고 깨작깨작 적어놓은 한 줄 메모에 거미줄 같은 얋은 추억을 끄집어 본다.

2019년 9월 24일

나의 동반자를 처음 소개팅으로 만난 날

작은 삼겹살 집가게 앞에서 처음 만났다.

그를 처음 본 순간

그냥 오늘 삼겹살이나 맛있게 많이 먹고 가야겠다 마음먹었다. 평범한 얼굴에 나보다 왜소해 보이는 남자였다. 난 역시 외모지상주의인가보다. 잘생긴 남자 얼굴 보며 살고 싶었었다. 송중기같은 남자를 찾고 있었다 나는,

근데 이 남자 마른 장작이 오래 탄다며 자신을 소개하는데 피식 웃음이 났다. 본인도 자신이 보통 남자들 보다는 왜소한 걸 알고있네,

 삼겹살에 소주를 먹으며 대화를 하는데 시간이 벌써 이렇게 지났네?! 어 그런데 더 얘기가 하고 싶어 진다. 점점 얼굴도 뜰어보니 송중기를 닮은것도 같고 잘생겼네 싶다.

자신의 컴플렉스일 것 같은 외모도 저리 당당하게 말하고 게의치 않는 모습이 매력있었다.

있는 그대로 자신을 바라보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 이 남자네"

그렇게 만난 지 3개월에 상견례를 하고 6개월에 혼인신고를 했다.

그때의 나의 모습은 지금은 찾을 수 없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됐지만, 그래도 여전히 지금이 더 좋다

앞으로도 점점 더 좋아질 거라는 설렘과 기대감도 있다.

비록 조금은 체력이 모자라지만 이 또한 지나갈 테니까 조금만 더 힘내기로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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