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 그 설렘.
일요일 오후 정이는 메모장에 적어둔 주소를 따라 집을 나섰다.
손에는 작은 수첩이 들려 있었고, 가방 속에는 펜이 달그락 걷다.
"진짜로 이렇게 해도 되는 걸까...?"
발걸음은 망설였지만, 멈추진 않았다.
첫 번째 목적지는 동네 도서 간이었다.
안내 데스크에서 "소모임 공간을 대여할 수 있나요?라고 묻자,
직원은 친절하게 대답했다.
"2시간 단위로 예약 가능하시고요, 주민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요."
정이는 수첩에 빠르게 적었다.
도서관 모임실: 조용하고 무료, 단 단체인증 필요.
두번땔 들른 곳은 공용 카페였다.
지하에 마련된 작은 세미나실은 유리벽 너머로 보였다.
테이블 네 개, 의자 여덟 개.
커피 향이 은은하게 스며들었고 낮은 음악이 흘렀다.
정이는 안쪽까지 들어가 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 여기라면, 사람들이 조금은 편안하게 말할 수 있겠지."
마지막으로 구청 커뮤니티 센터
복도에는 이미 여러 모임 공지가 붙어 있었다.
'사진 동호회 모집'
중년 여성 건강교실'
'글쓰기 모임'
정이는 그 안내판을 한참 바라보다가,
수첩에 크게 동그라미를 쳤다.
"여기서 시작해도 되겠다."
창밖으로 노을이 지고 있었다.
정이는 건물 밖 벤치에 앉아 답사한 곳들을 떠올림 수첩을 넘겼다.
조심스럽게 적은 글자들이 어쩐지 살아 움직이는 듯했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 이렇게 적었다.
모임 이름 후보 : '숨결'
첫 모임 목표 : 얼굴 마주하고, 서로 안부 묻기.
정이는 수첩을 덮으며 가만히 웃었다.
불안과 두려움은 여전히 남아 있었지만,
그 사이에 작게 스며든 설렘이 있었다.
"이건 나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구나.
이제, 정말 시작해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