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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kEYo Feb 01. 2018

영화 조이 <JOY>. 브런치 무비 패스.

#영화#무비#평론#조이#JOY#CEO#사업가#성공#실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는 글입니다. 이 점 유의하며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얘야, 너는 나중에 아주 멋진 것들을 만들어 낼 거야.
할머니의 잔잔한 나래이션이 흘러나오며, 영화는 시작된다
이혼한 부부가 한 지붕 아래 모여 사는 장면에선 현재 미국 가정사의 개방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어 매우 흥미롭다.
조이(Joy)는 현 시대 싱글 맘들의 주소지이자 본보기가 될 수 있는 인물이다.'


*간단한 줄거리.

'조이'는 이혼한 부모님과 전 남편, 할머니 그리고 두 아이와 함께 살고 있다. 허나 조이의 집은 하루라도 조용할 날이 없다. 사업가인 그녀의 아빠는 날마다 여자를 만나러 다니는 천덕꾸러기고, 엄마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루 종일 방안에 틀여 박혀 TV 속 세상을 탐험하는 삶을 지향하는 철없는 사람이다. 배 다른 이복 언니 '패기'는 날마다 집에 찾아와 조이를 질투하며 괴롭히는 악행을 일삼고, 그녀의 전 남편'토니'는 게으른 성격 탓에 매 번 직장에서 짤리고 밤마다 술집에서 노래만 하는 웬수 덩어리나 다름없다. 과거 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할 정도로 명석한 수재였던 조이는 가족들을 돌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삶을 포기한 채, 힘겹게 항공사 티켓팅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조이는 여렸을 적 자신이 지향했던 미래의 모습과는 완전 딴판인 현실에 회의감을 느끼며 나날이 지쳐간다.


그러던 어느 날, 가족들과 함께 요트에서 와인을 마시던 조이는, 갑자기 배가 흔들리는 바람에 와인잔을 바닥에 떨어트리게 되고 만다. 그렇게 조이는 바닥에 쭈그려 앉아 와인잔을 치우며 걸레질을 하던 중, 깨진 유리조각에 손을 다치게 되는데, 그때 한 가지 아이디어가 조이의 머릿속을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집에 도착한 직후, 조이는 다짜고짜 방에 들어가 머릿속에 떠오르는 어떤 제품의 구상도를 빠르게 그려나간다. 그것은 아주 독특한 디자인의 밀대 걸레였다. 걸레를 따로 분리하여 세탁할 수 있어 매우 위생적이고, 밀대가 있어 편한 자세로 청소할 수 있어서 굉장히 실용적인 밀대 걸레였다. 조이가 이 아이템으로 사업을 하겠다고 선언하자 가족들은 모두 그녀의 선택을 만류했지만, 조이는 과거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보완하고 재구성하여 만든 이 밀대 걸레로 당당하게 성공할 자신이 있었다. 며칠 뒤 자신의 아이디어를 들고 아빠의 새 애인'트루디'에게 찾아가 투자금을 받아낸 조이는 본격적으로 자신의 제품을 제작하고 판매에 돌입하게 된다. 허나 걸레치곤 다소 비싼 가격 탓에 사람들은 그녀의 제품을 구매하는 걸 꺼려했고, 사업 경험이 전무하다 보니 조이는 수입적으로도 매번 어려움을 겪으며 큰 좌절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조이는 전 남편 토니의 소개로 대형 홈쇼핑 QVC의 경영이사'닐 쿠퍼'를 만나게 되고, 그에게 자신의 제품을 수차례 어필한 끝에 자신의 제품을 홈쇼핑에서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허나 제품에 대해 무지한 쇼호스트로 인해 조이의 꿈은 단번에 산산조각나버렸고, 졸지에 5만 개의 제품과 함께 억대의 빚을 떠안게 된 그녀는 또 한 번 큰 좌절감에 빠지며 눈물을 흘린다. 그녀의 가족은 '얼른 파산 신청을 해라.' '넌 그냥 가족 뒷바라지나 해라.' 같은 이야기로 그녀를 압박했지만, 곧이어 조이는 마음을 가다듬고 또 한 번 QVC에 찾아가 닐 쿠퍼를 만나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설득한다.

그녀의 간절함에 쿠퍼는 결국 조이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기로 하고, 조이는 이번엔 자신이 직접 방송에 출연하여 제품을 소개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런데 놀랍게도 과거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소개하는 이야기에 고객들은 점점 그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그녀의 제품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곧이어 주문 전화가 쇄도하기 시작하더니 단 몇 분만에 2만 개 이상의 제품이 판매되는 기적적인 성과를 이뤄낸다. 그때부터 조이의 제품은 방송을 탈 때마다 순식간에 매진되며 완판 대열에 합류했고, 그 후로도 쭉 성공가도를 달리며 소위 말하는 대박을 치게 된다. 비록 후반부에 갑작스런 할머니의 죽음과 협력 공장의 아이디어 하이재킹으로 또 한 번 큰 난관에 봉착하게 되지만, 그때마다 조이는 놀라운 기지를 발휘하며 이러한 여러움을 하나씩 헤쳐나가고, 결국 재기에 성공하게 되면서 QVC의 경영 이사 '닐 워커'를 뛰어넘는 훌륭한 ceo로 거듭나게 된다.


*이 영화의 Point

영화 <조이>는 배우의 덕을 톡톡히 본 영화 중에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 '조이'를 연기한 제니퍼 로랜스는 혹시 그녀가 실제 인물 <조이 망가노>가 아닐까란 착각이 들게 할 정도의 훌륭한 연기력을 선보였고, 함께 출연한 브래들리 쿠퍼와 로버트 드니로 같은 이름 있는 배우들과의 호흡 또한 잘 맞아떨어지면서 완벽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중간중간 흘러나오는 조이의 할머니의 차분한 나래이션은 영화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도와줄뿐더러 몰입도를 높여주고, 예상치 못 한 타이밍에 등장하는 블랙코미디 역시 관객들에게 소소한 웃음을 선물해주는 중요한 요소로 기억된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미국의 유명 여성 Ceo <조이 망가노>의 이야기를 각색한 '실화' 영화이다. 이 점을 먼저 숙지하고 영화를 감상한다면, 배움의 자세로 보다 더 즐겁고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개인적인 견해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거듭난다는 성공 스토리를 영화화하겠다는 취지는 매우 훌륭했다. 더불어 두 시간가량의 긴 러닝타임 속에서 고군분투하며 배역을 소화해낸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역시 이 영화를 빛낸 긍정적인 요소 중 하나였다. 허나 그게 다였다. 우선 스토리의 흐름부터 짚고 넘어가 보자. 웃음으로 시작하여 급하게 감동으로 마무리 짓는 뻔한 패턴은 마치 우리나라 영화의 비판적 요소 중 하나인 '신파 문화'와 별 다를 게 없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한 여인의 성공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허나 그녀의 험난한 성공 과정을 담은 장면은 다소 미비하게 다룰뿐더러 분량 또한 매우 적게 구성되어 있고, 내용의 절반 이상이 그녀의 가족 이야기(충돌이나 화해)를 중점적으로 다룬 탓에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이건 한 여성 CEO의 성공 스토리를 보는 건지, 아니면 그녀의 애물단지 같은 막장 가족의 이야기를 보는 건지, 라는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몇 가지 흐림 요소 때문에 <조이>는 결과적으로 이도 저도 아닌 참으로 애매모호한 영화가 되어버렸다. 애초부터 아싸리 그녀의 막장 가족 이야기를 다룬 코믹물로 간다던가, 아니면 쓸데없는 장면들을 모두 삭제하고 그녀의 험난한 성공과정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제작했더라면, 영화 <조이>는 예전에 크게 흥행했던 윌 스미스의 <행복을 찾아서>와 더불어 가장 성공한 실화 영화로 거듭나지 않았을까란 아쉬운 마음이 든다.

*덧붙이는 말

혹자는 모든 걸 다 떠나서 흰색 블라우스와 검정 바지를 완벽히 소화해낸 제니퍼 로랜스에게 푹 빠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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