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동안 키토 다이어트에 미쳐있다가 끊은 이유

<레미레미 진심일기 8편>

by 제레미

'완벽'이라는 감옥을 부수고 얻은 '적당함'의 자유


7년 전, 나의 식탁 위에는 투명한 저울과 보이지 않는 계산기가 놓여 있었다.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기 전, 내 눈은 본능적으로 접시 위를 투시하듯 훑었다. 이건 탄수화물 몇 그램, 저건 식이섬유를 뺀 순탄수화물 몇 그램. 식재료 하나하나의 영양 성분표는 내 머릿속 데이터베이스에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었고, 하루 허용치인 '순탄수화물 20g'이라는 선을 넘지 않기 위해 나는 매 순간 스스로를 검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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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4년간 이어온 나의 일상이었다. 나는 그야말로 키토제닉에 '미쳐'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 식단은 내 몸에 너무나 잘 맞았으니까. 늘 머릿속을 떠다니던 안개가 걷힌 듯 정신은 명료해졌고, 오후만 되면 쏟아지던 식곤증도 사라졌다. 에너지는 늘 넘쳤고, 군살 없이 가벼워진 몸은 나에게 전례 없는 성취감을 안겨주었다. 내가 찾아낸 이 '완벽한 정답'이 건강의 유일한 길이라 굳게 믿게 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나의 브랜드 레미레미의 시작도 바로 이 지독한 몰입에서 싹을 틔웠다. 내가 찾아낸 이 '완벽한 정답'이 건강의 유일한 길이라 굳게 믿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제 그 숫자의 세계를 떠난 지 3년이 넘었다. 그토록 내 몸에 잘 맞았던 황금 열쇠를 왜 제 발로 내려놓았을까.


1. 피드에 스며든 '금기'들, 눈치채셨나요?


사실 레미레미를 오래 팔로우해 온 분들이라면 이미 눈치챘을지도 모른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 레시피에 '금기'라 여겨졌던 것들이 하나둘 등장하기 시작했으니까.


바삭하게 구운 샌드위치, 쫄깃한 또띠아,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 그리고 매끄러운 국수까지. 키토제닉의 세계에서라면 '절대 악'으로 규정되었을 식재료들이 피드에 올라오기 시작했을 때, 그것은 단순한 콘텐츠의 변화가 아니라 내 삶의 거대한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신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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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완벽한 통제’가 ‘사랑의 방해물’이 되던 시간


변화는 결혼 전, 지금의 아내와 연애를 하던 시절에 시작되었다. 혼자일 때 나의 유난스러운 계산은 '철저한 자기 관리'라는 훈장이었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일상을 공유하면서, 나의 엄격함은 우리 사이를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벽이 되었다.


함께 맛집을 찾아가고 길거리 음식을 나눠 먹으며 웃어야 할 시간에, 나는 메뉴판을 분석하며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아내는 나의 눈치를 보느라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 편히 고르지 못했다. 내가 건강해지려고 하는 이 노력이, 정작 내가 가장 소중히 여겨야 할 사람과의 온기를 식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 나는 그 견고한 계산기를 내려놓기로 결심했다.


여기에 평소 무척 좋아하던 과일에 대한 갈망과, 하나둘 늘어가는 그리운 음식들을 억누르는 에너지는 결국 나를 지치게 만들었다. 참는 것이 실력이 아니라 독이 되고 있었다.



3. '적당히'라는, 가장 위대한 연습의 시작


그때부터 나는 키토 다이어트를 완전히 끊고, 조금 더 유연한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것은 포기가 아니라 '적당히 하는 법'을 배우는 지독한 훈련이었다.


나의 아침은 훨씬 단순해졌다. 대부분 공복을 유지하지만, 무언가 먹어야 할 때는 단백질에 집중한다. 계란이나 그릭 요거트가 내 식탁의 메인이 된다. 탄수화물이나 지방 수치를 따지는 피곤한 집착 대신, 단백질이 주는 묵직한 포만감에 몸을 맡긴다. 그 포만감은 내가 하루를 '적당히' 살아갈 수 있게 돕는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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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 역시 마찬가지다. 이제 나는 상대방의 기분에 맞춰 함께 음식을 즐기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사회생활임을 안다. 분위기를 즐기고 다음 날 다시 루틴으로 돌아오면 그만이다. 정말 내키지 않는 자리라면 "식사를 하고 왔다"는 적당한 핑계로 나를 지키면 될 일이다. 예전처럼 식탁 위에서 성분표를 들이밀며 분위기를 경직시키던 유난스러움은 이제 없다.


4. 죄책감이 사라진 결정적 이유


사람들은 묻는다. "탄수화물을 먹을 때 불안하지 않느냐"고. 신기하게도 죄책감은 전혀 없었다.


세상에는 과일이나 밥을 충분히 즐기면서도 건강하고 활기차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다. 그들이 특별한 유전자를 타고난 초능력자일까? 아니다. 관찰 끝에 얻은 결론은, 그들 역시 '적당히'의 파도를 아주 잘 타는 사람들이었다는 점이다. 그들을 보며 나는 깨달았다. 죄책감은 숫자가 만든 가상의 감옥일 뿐, 문은 언제나 열려 있었다는 것을.


5. 레미레미의 새로운 항해: 완벽보다 '좋은 타협'


이러한 변화는 자연스럽게 레미레미의 방향성도 바꾸어 놓았다. 당을 줄이는 식단이 이롭다는 사실은 변함없지만, 이제 나는 숫자에 집착해 맛이나 상품성을 해치고 싶지 않다.


'완벽한 배제'라는 허울 좋은 타이틀을 위해 인공적인 맛을 덧칠하기보다, 우리가 생각하는 좋은 기준 내에서 가장 맛있는 지점을 찾아내는 '좋은 타협'을 하려 한다. 그것이 지금 내가 추구하는 브랜드의 진정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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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애초에 '완벽한 식단'이란 없다


3년의 공백을 거치며 내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애초에 세상에 '완벽한 식단'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깨달음이다. 우리 몸은 기계가 아니며, 삶은 수학 공식이 아니다.


4년의 치열한 경험이 내게 준 진짜 선물은 '탄수화물을 끊는 독기'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마음의 근육이었다. 이제 나는 숫자를 재는 대신 사랑하는 사람의 눈을 맞춘다. 성벽을 허물고 나온 세상의 식탁은 생각보다 훨씬 따뜻하고, 무엇보다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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