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3

34. 수정하기 20230201

by 지금은

‘버킷리스트, 올해의 버킷리스트.’


독서, 글쓰기, 작은 여행, 걷기, 감사하기, 미소 짓기


일 년 동안의 실천 계획입니다. 이중 앞의 네 가지는 꾸준히 해오는 일입니다. 뒤의 두 가지는 마음처럼 되지 않았습니다. 올해도 거울에 비친 내 표정이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좋은 인상이 아니니 변화를 주기 위해 신경을 쓰기로 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곧 감사의 생각을 합니다. 조상님과 식구들, 내가 알고 있고 나를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오늘이라는 두 글자도 빠뜨리지 않습니다. 눈을 떴는데 감사의 마음을 잊은 경우가 있습니다. 낮에라도 생각이 나면 곧 감사의 기도를 합니다. 뭐 거창한 방법은 아니고 간단한 화살기도라면 좋습니다.


갑자기 한파가 몰려오고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만 보는 아니어도 반이라도 걸어야 하는데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하루를 쉬기로 했습니다. 다음 날도 춥고 미끄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내 신발의 바닥을 보니 닳아 미끄러지기 쉽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해 여름, 비가 내린 후입니다. 길을 걷다가 삐끗하고 넘어질 뻔했습니다. 균형을 잡아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며칠 동안 몸이 불편했습니다. 그 이후로는 사용하던 신발을 맑은 날에만 신었습니다. 새로 산 신발도 뒤꿈치가 많이 달았습니다. 새로 살까 하다가 배부른 투정이라는 생각에 그만두었습니다.


밖으로 나갔는데 놀이터의 눈이 말끔히 치워졌습니다. 아이들의 사고를 미리 예방하기 위한 배려인가 봅니다. 아직 텅 빈 놀이터, 기구 사이를 돌다가 나도 모르게 발이 플라스틱병을 건드렸습니다. 빈 병이 ‘데구르’ 굴러 경계석에 부딪히고 되돌아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건강 상담 의사의 말입니다. 땀이 날 정도의 빠르기로 걸어야 좋습니다.


‘땀이 날 정도로 공을 차면 되겠지!’


집에 있는 공을 가지고 나갔습니다. 아이들을 피해 놀이터 옆으로 갔습니다. 야외 쉼터입니다. 내가 움직일 공간을 쓸어냈습니다. ‘탁 탁’ 무릎 높이의 콘크리트 벽면에 공을 찹니다. 공이 눈을 헤치며 왕복 운동을 합니다. 30분쯤 지나자, 몸이 더워집니다.


주인과 함께 산책 나온 강아지가 내 공을 차지했습니다.


“그만 돌려드려야지!”


주인의 만류에도 강아지는 주기가 싫은가 봅니다. 잠시 나를 피해 요리조리 공을 굴립니다. 주인 여자가 주머니에서 간식을 꺼내 보였습니다. 강아지가 손에 들려있는 먹이를 따라 자리를 떠났습니다. 걷기가 불편하거나 싫을 때는 종종 공을 차야겠습니다.


다음은 아침 영어 공부 30분입니다. 벌써 몇 년째 영어 회화를 TV로 시청합니다. 매번 눈에 넣지만,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인지 향상되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기초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긴 문장보다는 짧은 문장을 먼저 익혀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생각이 통했나 봅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다가 우연히 「유치원생도 하는 영어」 책이 눈에 띄었습니다.


‘맞아, 나에게는 우선 짧은 문장의 영어가 필요해.’


이를 어쩌지요, 대출해서 도서관 출입문을 나서는 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경보음이 울립니다.


“잠깐만요, 이리 오세요.”


안내 데스크의 봉사자가 재빨리 나를 향해 다가왔습니다. 대출에 문제가 생겼다며 자기 자리로 안내했습니다.


그에게 책을 넘겼습니다. 세 권 중 한 권은 대출이 안 된 상태입니다. 무인기에 분명 대출 완료 확인이 되었는데 이상합니다. 잠시 고개를 갸웃하고 컴퓨터를 들여다보던 그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부록 때문이군요.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부록이 있는 책은 저희를 통해 대출해야 합니다. 반납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동안 많은 책을 빌렸음에도 부록이 있는 책은 처음입니다. 회화책이라서 부록으로 CD가 있답니다. 잠시 당황했던 나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올해의 영어 회화는 유치원생들이 익히는 정도의 수준으로 낮추었습니다.


‘한술 밥이 배부르랴.’


한술 두 술 채워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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