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말떡은 모든 사람에게

입이 간질간질 3

by 지금은

오늘은 선생님께서 오랜만에 우리에게 핀잔을 주셨습니다. 그동안 마음이 편치 않으셨던 모양입니다.

“이 녀석들, 말로는 무엇을 못 하겠니? 실천해야지.”

그동안 별로 화를 내시는 일이 없으셨는데 오늘은 진짜로 화가 나신 게 틀림없습니다.

‘오전 내내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셨으니까.’

그중에서도 밤텡이를 두고 하시는 말씀입니다. 밤텡이는 그동안 선생님으로부터 많은 꾸지람을 받고 또 격려도 많이 받았는데, 아래 학년에서 하던 짓과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작년에도 선생님으로부터 많은 꾸지람과 함께 타이름을 받았는데 말입니다. 나는 학년이 바뀌면서 같은 반이 되지 않았으면 했는데 같은 반이 됐습니다. 3학년 때는 밤텡이가 꾸지람이나 주의받을 때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요즈음은 좀 안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를 덜 괴롭혀서 그럴까?’

공부 시간에도 장난에만 정신이 팔려있습니다.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에는 온통 제 세상입니다. 그동안 교실과 복도에서 달리기하고 친구들을 울리기도 여러 번 했습니다. 이에 따라서 애꿎은 친구들까지 함께 벌받기도 했지만, 미안한 기색은 없습니다.

오늘 따라 밤텡이가 선생님의 꾸지람을 농담으로 여겼습니다. 나중에야 안 일이지만 바로 4월 1일 만우절이라는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선생님이 주의를 주시자 해죽해죽 웃었습니다.

“선생님, 오늘이 만우절이라고 일부러 그러시는 거지요.”

“······.”

“선생님, 앞으로는 공부 시간에 잘하고 숙제도 잘해 오면 될 것 아니에요. 그리고 복도와 교실에 서도 뛰지 않고 친구들도 괴롭히지 않으면 되는데 뭘 그러셔요. 선생님이 뭐라고 하실지 다 알아요.”

“아는 녀석이 그래도?”

“만우절 아니에요.”

“만우절은 무슨 만우절?”

“선생님은 만우절도 모르세요? 무식하기는 날짜도 모르세요.”

선생님의 얼굴이 갑자기 굳어지고 뻘겋게 달아올랐습니다.

“아니, 이놈이. 보자 보자 하니까 버릇이 없군.”

“앞으로 잘하면 될 것 아니에요.”

선생님은 어이가 없으신 듯 한숨을 푹 쉬시고는 창밖을 한참 내다보셨습니다.

“너 말로는 무엇을 못 하겠니? 말로 떡을 하면 남북한 사람들이 먹고도 남는다.”

결국 밤텡이는 신문지 위에 갇혀서 한 시간 동안 반성을 해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말씀인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지만,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는 이해가 되었습니다.

‘말보다는 실천이 더 중요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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