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민들레

입이 간질간질 3

by 지금은

며칠 전 공원의 입구에 앙증맞게 고개를 든 민들레를 보았습니다. 이 쌀쌀한 날씨에도 샛노란 꽃을 피운 것이 참 신기했습니다. 아이들이 무심코 장난을 치며 밟고 다닌 풀들 사이에서 용케도 자기 자신을 지키고 피어난 것이기 때문입니다. 무심코 발견했던 그 민들레가 오늘은 어느새 솜사탕 같은 모양으로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습니다. 어려움을 이겨내고 어느새 씨앗을 날려 자식을 퍼뜨리려 준비를 한 것입니다.

집으로 돌아와 책상에 가방을 내려놓았습니다. 며칠 전에 엄마와 동생에게 신경질을 부린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아무래도 엄마와 동생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할까봅니다.

엄마는 베란다에서 김치를 하고 계시다 내 발걸음을 알아채고 말씀하셨습니다.

“명수야, 냉장고에 가서 물 좀 가져오련? 동생이 물을 먹고 싶다고 하는데.”

내 생각과는 달리 갑자기 엉뚱한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엄마는 나만 시키고.”

“손에 고춧가루가 묻어서 그래.”

“그럼, 동생이 가져다 먹으면 되지.”

“이 녀석 어린 동생이 어떻게 물을 꺼낼 수가 있다고, 그만둬라.”

엄마의 얼굴이 굳어지었습니다. 나는 혼이 날 것 같은 생각에 재빨리 방으로 들어가 공부하는 척했지만, 왠지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저녁을 먹은 후 옆자리에 앉은 동생의 손을 슬그머니 잡았습니다.

“너 민들레 홀씨 입으로 부는 것 좋아하지.‘

다음부터는 서운한 일이 있더라도 민들레처럼 참고 견디는 힘을 기르게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을 해보았습니다. 내일 오후에는 동생과 함께 민들레 씨앗을 따서 하늘 높이 날릴 생각입니다. 푸른 하늘을 날아 좋은 곳에 가서 더 예쁜 꽃을 피웠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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