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와 친구 되고 싶어요
우리 아파트 15층에는 유난히 밝은 창문이 하나 있습니다. 저녁이면 그 창문에서 언제나 따뜻한 빛이 새어 나옵니다. 엄마는 그 집이 1004호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장난스럽게 물었습니다.
“엄마, 천사는 진짜 1004호에 살까?”
엄마는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글쎄,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지.”
그날 이후 나는 1004호 문 앞을 자주 지나가며 귀를 기울였습니다. 때로는 노래 소리가 들렸고, 어떤 날엔 웃음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어느 날, 비가 억수같이 내리던 점심때입니다. 나는 집을 나설 때 우산을 잊고 나와 교문 가까이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떨고 있었습니다. 그때 누군가 내 어깨에 조심스레 우산을 씌워주었습니다. 돌아보니, 1004호 창문에 보이던 밝은 미소를 가진 아주머니입니다.
“비 맞으면 감기 걸려요. 얼른 들어가.”
아주머니는 내게 우산을 건네고는 젖은 머리를 털며 방긋 웃었습니다. 천사는 하늘에만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우리 아파트 1004호에도, 매일 누군가를 위해 빛을 나누는 작은 천사가 살고 있다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