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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그날

35. 별이 없는 밤 20200713

by 지금은 Nov 30. 2024

별이 없는 밤은 재미가 없습니다. 추억을 떠올릴 이야기가 힘을 잃었습니다.


‘별님과 봉숭아 아가씨’, ‘알퐁스도 테의 별’, 별자리의 전설, ‘라디오 방송의 별이 빛나는 밤에’

캄캄한 밤에 어울리는 도깨비 이야기나 귀신 이야기만큼 많습니다.


달걀귀신, 처녀 귀신, 도깨비 삼 형제, 흥부놀부전에 나오는 도깨비…….


요즈음 하늘에 관한 이야기를 만들어 볼까 하고 하늘을 자주 올려다봅니다. 하늘은 요술쟁이 거나 화가임이 틀림없습니다. 무슨 재주가 그리 많은지 쉼 없이 그림을 그립니다. 뭐 종이 걱정을 하지 않으니 그렇겠지, 지우개가 필요한가, 물이 없어 고민할 필요도 없습니다. 하늘은 다 같은 하늘이 아닙니다. 낮이 다르고 밤이 다릅니다. 계절에 따라 시간에 따라 다릅니다.


나는 하늘만큼이나 사진을 찍는 것에 걱정이 없습니다. 찍고, 찍고 또 찍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지우개 없이도 지웁니다. 필름도 필요가 없습니다. 며칠 사이에 하늘이 많이 모였습니다. 백여 장이나 됩니다. 낮에 본 것들입니다. 눈여겨보니 밤하늘이 없습니다. 오늘은 찍어야지 하면서 지나쳤습니다. 밤이면 밖에 나가기가 싫습니다. 나가도 사진 찍기를 잊어버렸습니다. 하늘을 올려다보지만, 요즈음은 별은 나를 찾아오지 않습니다. 요즈음뿐만 아닙니다. 생각해 보니 오래됐습니다.


재작년입니다. 운 좋게 나타난 별 몇 개를 봤습니다. 실로 오랜만입니다. 공해는 동심을 빼앗아 갔습니다. 어른이라고 동심이 없으리란 이유는 없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고향하늘을 데려옵니다. 그 많은 별이 눈에 밟힙니다. 은하수, 북두칠성, 견우직녀……. 그 여름밤 수많은 별이 매운 모깃불에도 우리 집 마당에 소복이 내렸습니다.


어쩌지 마음이 급합니다. 밤하늘이 필요한데 고향의 친구에게서는 소식이 없습니다. 친척 동생에게 문자를 보내야 할까 봅니다.


‘급, 별들이 필요해.’


마지막으로 캄캄한 하늘도 필요하다고.


빗방울이 후드득, 맞아 그 하늘도 있어야 해. 검은 밤은 재미가 없다고? 꼭 그런 거는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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