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비가 내립니다. 봄 동화를 발등에 얹습니다.
소나기가 내립니다. 여름동화를 손등에 받칩니다.
단풍비가 내립니다. 가을동화를 가슴에 안습니다.
함박눈이 내립니다. 겨울동화를 머리에 뒤집어씁니다.
동화는 내리는 것이 아니라 쏟아지는 것입니다.
동화의 결말은 쓸쓸하며 슬프기까지 합니다. 아니 정반대입니다.
동화는 아이들의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동화의 시작은 어른을 위해 출발했음을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림책이 어린이를 위한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림책도 사실 어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림을 보고 무엇을 생각합니까. 그림책이 어린이를 위한 거라고요.
맞습니다. 그렇다고 아이를 무릎에 앉혀놓아도 참견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동화책, 그림책 어렵습니다.
요즈음의 일상은 어린이도 되고 어른도 되는 상상의 손부채입니다.
동화책의 그림을 읽습니다.
그림책의 글씨를 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