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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그날

42. 농담(濃淡)의 세계 20210714

by 지금은 Dec 01. 2024

한 자루의 붓과 종이가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밤을 빌려왔습니다. 낮도 필요합니다.

뭐 그것뿐이겠는가.

비, 안개, 구름, 눈도 있어야겠습니다. 이슬은 어떨까, 있으면 좋습니다.

이것저것 써보는 거지 뭐.

뭘 잘해보겠다는 생각은 말아야지.

처음부터 뭐가 되겠어.

그냥 해보는 거야

그렇다고 하고 눈감아 줄 수 있는 거 있잖아

추상이란 거 있지

갑자기 떠오른 생각인데 붓이 하기 힘든 기능을 대체할 만한…….

있지!

예를 들면 나무젓가락, 버린 칫솔, 휴지 등

급하면 뭐, 손가락, 손바닥, 주먹, 그도 아니면 발가락, 발바닥, 뒤꿈치면 어때.

무작정 해보는 거야 마구, 마구.

반추상도 있어.

구상도 있지.


모양새 나게 해 보는 거야.

생각한 것들을 동원해서, 하다 보면 뭔가 보이는 거야. 걱정하지 마. 안 하는 것보다 백배는 나으니까. 하지 않으면 뭐가 보이나.

이것도 그림이라고?

첫술에 배부를 리 없으니

눈에 익고, 손에 익고, 마음에 익고, 익고, 익고 익을 때까지 해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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