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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그날

41. 약발 20210714

by 지금은 Dec 01. 2024

 언제인가 우스갯소리를 한때가 있습니다.


“하느님께 기도할 때는 짧게 해야 해.”


다른 사람들도 배려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하느님이 그 많은 사람의 기도를 들으려면 시간이 부족할지도 모릅니다.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성당에서, 교회에서 성직자의 기도 시간이 지루해서 그랬는지 모릅니다. 계획된 시간에 쫓겨서 그럴까요. 그건 분명 아닙니다. 바쁜 세상에 긴 사족을 붙이지 말고 요점만 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게 분명합니다. 아직도 훈화와 기도는 짧아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기도는 얼마나 자주 하는가. 몇 번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습니다. 사람마다 다릅니다. 삶의 진행에 따라 다릅니다. 바쁜 날도 있고 한가한 날도 있습니다. 한가한 날이라고 기도를 더 많이 한다고는 보장할 수 없습니다.


기도를 제일 많이 하는 날은 언제일까. 종교의 행사가 있는 날, 집안이나 개인적으로 다급한 일이 있을 때입니다. 크리스마스를 떠올립니다. 지금은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축제일로 여기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기다리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선물을 나눠 줍니다. 크리스마스 전날의 밤입니다.


아이의 선물이 궁금합니다.


“기도는 한 거야, 크리스마스 때 무슨 선물을 받고 싶니?”


“비밀, 소원을 들켜버리면 선물을 받지 못한데.”


어머니는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실망하는 모습을 읽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는 인형을 선물했는데 아이의 생각은 빨간 장화였습니다. 꾀를 냈습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선물을 받고 싶어 하는 많은 아이가 소원을 빌 텐데 하느님이 제대로 들을 수 있겠어. 큰소리 내어 기도하면 좋을 듯싶은데.”


아이의 눈이 반짝 빛났습니다.


“큰 소리로 소원을 말해야 해.”


“응.”


헤겔이 말했습니다.


‘마음의 문을 여는 손잡이는 안쪽에만 달려있다.’


침묵은 금이라고 하지만 속내를 보일 때도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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