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없음
흑백요리사 시즌2 요리 계급 전쟁이 막을 내렸다.
시즌 1이 너무나도 파격적이고 신선했다면, 시즌 2는 오히려 감동적이었다.
100명의 요리사로 시작한 시즌 2가 1명이 남을 때까지 흑백요리사를 보면서 우승자, 요리보다 가장 눈에 들어왔던 건 100명의 요리사들이 요리를 대하는 자세였다.
누군가는 희귀병으로 인해 오른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요리가 너무 좋아서 이를 이겨내기 위해 수천 번, 수만 번 연습을 했다. 또 다른 누군가는 4평의 아주 작은 자신만의 공간에서 누군가 알아주지도 않았지만 자신을 위해 꾸준히 요리를 해왔고 마침내 인정을 받아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말하지 않아도 그들이 얼마나 요리에 진심인지, 그들의 눈빛, 행동, 말투, 자세에서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래서 한 주에 공개된 모든 회차를 보고 난 이후 '나는 이들처럼 평생 살면서 이렇게까지 무언가에 열정을 가졌던 적이 있었던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분명 열정을 가지고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였던 적은 많지만 흑백요리사들만큼이나 열정적이었던 적은 없었다. 나이가 서른이 넘어가면서 느낀 건 내가 무언가에 강한 흥미와 열정을 가지는 게 이제는 더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아직 반도 살지 않은 인생임에도 여러 경험을 해서 그런지, 내 성격 때문인지 모든 것에 초연하다. 그만큼 마음이 쉽게 흔들리지 않지만, 그만큼 무언가에 열정 혹은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
어쩌면 흑백요리사들에게 요리만큼 열정을 가질만한 일을 아직 내 인생에서 발견하지 못한 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정말 다행이다. 남은 내 인생에서 그들만큼이나 나도 엄청나게 몰두할 수 있는 무언가를 발견한다는 것이니까.
그때까지 열심히 이것저것 탐구하고 경험하면서 나 자신을 알아보고 내 삶의 영토를 더 넓혀야겠다.
고맙게도 이 글을 읽어주는 당신에게도 물어보고 싶다.
당신은 무언가에 미친 듯이 몰두하고 열정적이었던 적이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