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망스

가을엔...

by 김지현

이탈리아에서는 로만차, 프랑스어와 에스파냐어로는 로망스, 독일어로는 로만체입니다.

음악사전을 찾아보면 시대와 장소에 따라 '로망스'의 모습이 다릅니다. 중세시대 에스파냐에서는 예술적인 노래나 가곡을 일컬었고,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이야기 문학을 뜻했습니다.

18세기 후반 기악 음악에 등장한 로망스는 간단한 형식으로 쓰인 짙은 서정의 연주곡을 뜻합니다. 모차르트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직>의 둘째 악장이나 하이든 교향곡에 나오는 '로망스' 처럼, 노래가 아니라 기악곡의 한 악장으로, 또는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의 아련한 음악의 둘째 악장처럼 협주곡의 느린 악장으로 쓰이곤 했죠.

이후 로망스는 어떤 곡의 한 부분이 아니라, 독립된 연주곡으로 자리잡았는데, 많은 분들이 베토벤의 <바이올린을 위한 로망스 1번>, <2번>, 노르웨이 작곡가 요한 스벤젠의 <바이올린 로망스>를 떠올리실 것 같습니다. 비올라를 위한 로망스도 등장했죠. 1911년 독일의 막스 브루흐가 만년에 쓴 <비올라를 위한 로망스>입니다. (브루흐는 젊은 시절 바이올린을 위한 로망스를 작곡한지 30년 만에 비올라를 위한 로망스를 썼는데, 이 곡이 소중한 비올라 연주곡목으로 사랑받고 있죠.)


한때 사랑 노래, 혹은 이야기 문학이었던 로망스는, 기악곡이 되면서 가사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유려한 선율, 사랑의 감정, 낭만성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을이면 더 듣고 싶어지는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는 처음 만났던 로망스였을 이 곡,

모차르트의 <eine kleine nachtmusik K.525>의 2악장 romanze


밤에 들으면 좋은, 드보르자크의 <바이올린을 위한 로망스>


늦가을엔, 브루흐 <비올라를 위한 로망스>


라이프치히가 1989년 10월 9일을 기억하는 방법, 평화시위 20주년 음악회, 바로 그 교회에서,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그리고 쿠르트 마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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