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불편해서 몸이 불편했던 한 주
왠지 피곤한 한 주였다. 지난주에 모임이 많아서 생활패턴이 흐트러진 탓에 몸이 힘들어지고, 그 탓에 집중력도 흐려진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렇다면 몸을 충분히 쉬게 해야겠는데 일을 미룰 수 없어 휴가를 내지는 못했다. 쉬고 싶다는 생각을 마음 한켠에 두고 예정된 일정에 드문드문 집중하며 한 주를 보내다, 목요일이 되어서야 피로감의 원인을 알아차렸다.
계기는 팀원과의 일대일 미팅이었다. 팀원은 최근 여러 사람과 협업하며 다양한 일을 해내느라 바빴는데 정작 중요한 일에는 집중하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다고 말했다. 나는 그것 또한 급하고 비교적 중요한 일이었으므로 해야만 했고, 이제 정리가 되었으니 다시 우선순위와 목표를 재정비해서 집중하면 된다고 답했다.
대화를 나누며 생각해보니, 나도 다양한 일들로 바쁘게 지내며 피곤해하고 있었다. 그동안은 주로 팀 안에서 제품을 만드는 것에 집중했는데, 요즘은 큰 프로젝트를 맡아 본격적으로 런칭을 준비하며 다양한 부서에 협업을 요청하게 되었다. 모두에게 낯선 새로운 영역의 불확실성을 하나하나 끄집어내어 구체화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익숙하지 않은, 어려운 일이다. 생각이 여기에 닿자, 요즘의 피곤한 느낌이 일을 어렵고 두렵게 여기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아차렸다. 그냥 힘든 게 아니고, 어려운 일을 어렵게 해내느라 힘을 써서 힘든 것이었다.
몸의 불편함을 만들어낸 마음의 불편함을 알아차리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요즘 마음챙김 명상을 자주 하면서 주의를 빼앗는 것을 알아차리는 연습을 하고 있는데, 계속해서 마음 근력을 키우다 보면 특별한 계기 없이도 더 빠르게 내 마음을 알아차리고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앞으로도 오래오래 잘 달릴 수 있게, 꼭 시간을 내어 마음 건강을 챙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