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야 마케터가 될 수 있을까
최근에 마케팅 멘토링을 몇 차례 진행하면서,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준비를 하는 예비 마케터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마케터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이다. 하나씩 풀어가보자.
먼저 ‘마케터가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특정한 브랜드와 상품에 대하여하고 싶은 말이 있고, 그것을 전달하고자 하는 대상을 알고 있으며, 어떻게 전달해야 사람들이 내 말로 하여금 브랜드와 상품에 대하여 ‘공감’할 수 있는지를 안다면 마케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마케팅은 큰 개념으로서 일종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덧붙이자면, 마케터로서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왜 그 말을 꼭 그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지를 명확하게 알고 있을수록 성과 즉 매출을 잘 낼 수 있다.
다음으로 마케터가 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GA 자격증을 꼭 따야 하나요?’
‘앰플리튜드를 꼭 다룰 줄 알아야 하나요?’
‘저는 경영 전공도 아니고 마케팅 관련 대외활동도 안 해봤는데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위와 같은 질문들을 많이 받았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마케터들이라면 모두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툴을 잘 다룰 줄 안다고 해서 마케팅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콘텐츠를 만들 줄 안다고 해서 좋은 크리에이터가 되는 것도 아니다. 툴 활용 능력은 있으면 좋고, 없어도 배우면 그만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그건 바로 ‘경험치’이다. 예비 마케터로서 본인을 게임 캐릭터라고 생각해보자. 처음 게임을 시작할 때 부여받는 캐릭터는 레벨 1. 인벤토리에는 아무것도 없고 캐릭터 몸에는 기본 장비만 휑하게 걸쳐져 있을 뿐이다. 차분히 튜토리얼을 따라가고, 룰을 익히고, 아주 쉬운 퀘스트부터 수행해가다 보면 어느샌가 레벨이 하나씩 올라간다.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게임을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까요?’ 같은 질문이 아니라, 일단 어떤 게임이든 플레이를 시작하는 것이다.
당신이 마케팅이라는 게임을 시작할 회사를 들어가는 과정은 물론 쉽지 않을 것이다. 큰 규모에 워크 프로세스가 잘 갖춰진 마케팅팀에서 시작할 수 있다면 물론 좋겠지만, 나는 예비 마케터들에게 꼭 스타트업에서 일을 해보라고 권한다. 규모에 비해 큰 미션, 리소스에 비해 많은 업무량, 역량에 비해 큰 책임을 가진 스타트업 마케터는 하드모드이긴 하나 빠르게 레벨업을 할 수 있는 좋은 게임이다.
마케터는 특히나 경험치가 곧 연봉이 되는 직업이다. 게임이 마음에 안 들면 다른 게임을 시작하면 된다. 이 전 게임이 망작이었어도, 얻은 경험치는 고스란히 내 것이 된다. 그러니 고민할 시간에 빠르게 플레이 버튼을 누르고 시작했으면 좋겠다. 운이 좋으면 대박 터지는 게임에서 랭커가 될 수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