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부의 천 원을 경영하라
다이소.
솔직히 그동안 나는 ‘저렴한 물건을 파는 가게’ 정도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박정부 회장의 [천 원을 경영하라]를 읽고 나서, 그 천 원 안에는 ‘가치’와 ‘진심’이라는 무게가 들어 있음을 깨달았다.
박정부 회장은 45세에 ‘한일맨파워’라는 작은 회사를 세웠다.
첫 납품부터 불량품이 나오고, 창고조차 없어 육교 밑에 물건을 쌓던 시절.
그는 시장과 공장을 직접 돌며 제품을 찾고, 사람들의 머리핀 하나도 트렌드를 읽는 힌트로 삼았다.
그의 경영은 책상 앞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라, 발로 뛰며 만들어진 것이었다.
책 속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바닷가재’ 이야기였다.
바닷가재는 몸이 커지면 단단한 껍질을 벗어야 한다.
고통스럽지만 제때 탈피를 하지 않으면 죽는다.
박정부 회장은 다이소의 물류센터를 그 껍질에 비유했다.
기업이 성장하려면 변화의 고통을 감수해야 하고, 시스템을 새롭게 바꿀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그 철학이 다이소의 자동화 물류와 효율적인 유통 구조로 이어졌다.
그의 ‘균일가 정신’은 특히 인상 깊었다.
대부분의 기업이 제품 원가에 이윤을 더해 가격을 정하지만,
다이소는 반대로 “소비자가 만족할 가격을 먼저 정하고 그 안에서 답을 찾는다.”
냉장고에 코끼리를 넣듯 불가능해 보이지만, 그는 직접 공장을 찾아가 원가를 낮출 방법을 연구했다.
이 과정에서 다이소는 ‘싸구려’가 아닌 ‘가성비의 철학’을 가진 브랜드가 되었다.
그는 광고를 하지 않는다.
“제품을 과장하고 싶지 않다.”
그 대신 품질을 높이고 매장을 다듬는 데 돈을 쓴다.
코로나 시기에도 마스크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 철학의 연장선이다.
정직한 경영이란 결국, 고객과의 신뢰를 지키는 일임을 보여준다.
책 후반부에서 박정부 회장은 직원에게 이렇게 묻는다.
“장사가 어렵나, 쉬운가?”
직원이 잠시 망설이다가 “어렵습니다.”라고 답하자, 회장은 차분히 되물었다.
“장사가 어렵다면 자넨 무슨 일을 할 수 있나? 전기를 고칠 수 있나? 교사 자격증이 있나? 힘이 세서 노동을 할 수 있나?”
이 짧은 대화 속에는 ‘지금 맡은 일에 진심을 다하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어려움을 탓하기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깨달음이 마음 깊이 남았다.
다이소의 인사 철학도 그와 닮아 있다.
스펙보다 열정과 애정을 본다.
좋은 학벌보다 진심으로 일에 몰입하는 사람을 원한다.
균일가 정신은 가격뿐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이어진다.
기본에 충실하고, 꾸준히 자신을 갈고닦는 사람이 결국 오래간다는 믿음이다.
[천 원을 경영하라]는 단순히 경영서를 넘어,
한 사람이 진심으로 일에 임하면 어떤 가치를 만들 수 있는지 보여주는 이야기다.
다이소의 천 원짜리 상품은 싸구려가 아니라,
누군가의 땀과 철학, 그리고 “기본에 충실하자”는 마음이 담긴 결과였다.
책을 덮고 나서 오랫동안 이런 생각이 남았다.
“나는 내 자리에서 진심을 다하고 있는가?”
결국 천 원의 가치는, 돈이 아니라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걸 이 책이 알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