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빗장 풀기의 귀재, ‘윤스테이’의 최우식
대중은 보여지는 이미지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스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연의 모습을 스스럼 없이 드러낼 때 강렬한 흥미와 호감을 느낀다. 설사 그 또한 카메라의 시선에 의해 어느 정도 편집된 것이라 해도 안에 놓인 스타가 긴장감이 없는, 힘을 뺀 편안한 상태로 비추어지면, 어쩐지 신뢰를 받는 듯하여 제법 잘 아는 사이인마냥 지극한 친근감마저 돋아나는 까닭이다.
이것이 가장 잘 반영된 형태가, ’윤식당’의 후속 프로그램, tvN ‘윤스테이’에 새로 합류하여 활약 중인 배우 ‘최우식’의 예다. 리얼 버라이어티일수록 한층 많은 수의 카메라를 필요로 하니 주변이 온통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담아내려는 렌즈로 가득할 텐데, 그는 놀라울 만큼 전혀 개의치 않는다. 물론 신경을 아예 쓰지 않는 건 아닐 테지만,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그러한 느낌을 찾아볼 수 없다.
부시시한 머리와 아직 잠이 덜 깬 얼굴로 새소리나 태양 좀 꺼달라는 장난을 친다거나 한바탕 요리를 끝낸 후 혼이 쏙 빠진 정유미와 박서준에게 또 나갈 메뉴가 있다는 거짓을 건네며 놀린다거나 숙박을 하러 온 외국인들과 거리낌 없는 수다를 떤다거나 하는 등의 최우식 본연의 것으로 보이는 개구진 모습이 있는 그대로 공유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윤스테이’의 다른 멤버들, 기존의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던 정유미나 박서준은 물론이고, 특히 윤여정이나 이서진이 갓 합류한 멤버인 우식을 무척 편하게 여기고 귀여워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바쁠 때 쉴 새없이, 아무런 망설임 없이 부르는 우식이란 이름에서, 어떤 손님과도 편하게 어우러지는 우식을 바라보는 눈빛 등에서 잘 드러난다.
‘윤스테이’의 내부에서만이 아니다. 하루 숙박을 위해 초대된 손님들 중 남녀노소, 국적을 불문하고 그에게 친근감을 느끼지 않는 이가 없는데, 픽업을 하는 동안에도 숙소를 점검하러 왔다 마주친 잠깐의 순간에도 편안한 분위기를 형성하며 섬세하고 다정한 대화를 이끌어낼 줄 아는 최우식 특유의 장기가, 어쩌면 다소 긴장이 되었을지 모를 사람들 마음의 빗장을 풀어버린 결과라 하겠다.
덩달아 이 모든 과정을 카메라의 시선을 통해 지켜보는 대중의 마음까지 무장해제 되었으니, 엄청난 힘을 지닌 장기 아닌가. 사실 그는 의도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그저 스스로 몸과 마음 자체에 어떤 긴장감이나 경계심, 그러니까 힘을 빼고 있는 그대로 움직였을 뿐이고, 이게 그를 둘러싼 주변의 분위기를 기분 좋은 느슨함으로 채우며 함께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 들였을 따름이다.
그리고 이 모습이 ‘윤스테이’를 통해 더욱 초점이 맞추어진 채로 대중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면서, 힘을 뺐더니 더 큰 힘이 발휘되는 역설적인 힘의 원리가 발동한 것이다. 본연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내보일 줄 아는 ‘최우식’과 이를 알아보고 마음껏 뛰놀 수 있게 판을 제공한 ‘윤스테이’가 맞닥뜨리며 일구어낸 완벽한 시너지로, 대중의 무장해제된 마음은 이제 속절없이 끌려가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