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졔 Mar 03. 2024

마케터이자 크리에이터입니다

두 정체성이 내는 시너지에 관하여

퇴사 후 독립적으로 일하며 다양한 정체성으로 살아가고 있다. 나는 마케터이자 크리에이터이자 에디터이자 컨설턴트다. 이 모든 건 다른 일이지만, 이어지는 부분이 많아 시너지가 생긴다. 네 가지 정체성 중에서도 가장 오랜 기간 해왔으며, 애정을 가진 두 정체성이 내는 시너지에 관하여 이야기해 보려 한다.


1. 나는 8년차 마케터다. 7년간 마케팅 에이전시부터 시리즈B 규모의 스타트업을 거쳤다. 프리랜서 마케터로 독립한지는 이제 만 1년이 되었다.

2. 나는 네이버 여행 인플루언서이며, 여행하며 일하는 프리워커 고졔다.


마케터 고지혜와 크리에이터 고졔는 시너지를 내며 공존한다.



1

서로가 서로의 포트폴리오가 되어준다.


마케터가 개인 채널을 키워본 경험은 좋은 자산이 된다. 회사에서 브랜드 채널을 키워본 경험도 물론 중요하지만, 회사에서 낸 성과는 100% 내 힘으로 만들었다고 보긴 힘들다. 그 성과를 내기까지 동료, 광고비, 시스템 등(회사의 인적, 물적 자본)이 알게 모르게 개입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혼자' 실행해 보고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본 경험은 큰 자산이 된다.


내 마케팅 포트폴리오에는 개인 채널에 대한 내용이 들어가 있고, 클라이언트와 미팅을 하다 보면 이 부분 좋게 봐주신다. 실제로 한 대표님은 내 인스타그램 채널을 보고 협업 여부를 결정하기도 했다.


반대로 크리에이터로 일을 받을 때, 내가 마케터라는 사실이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나 또한 크리에이터를 섭외하는 마케터 입장이 되어보았기 때문에, 담당자가 필요로 하는 부분을 잘 캐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이 스무스하고, 브랜드 소구 포인트를 함께 고민하며, 그 포인트를 콘텐츠에 잘 녹인다.


그래서 내게 협업 제안을 주는 담당자분들은 기본적으로 나에 대한 '신뢰'를 갖는다.


실제로 받은 광고 협업 섭외 메일



2

두 측면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상호 적용할 수 있다.


마케팅 업무를 하며 얻은 인사이트를 내 채널에 적용하고, 내 콘텐츠를 만들며 배운 점을 마케팅 업무에 적용하며 시너지를 낸다.


예를 들어서 나는 여행 브랜드 채널을 운영하며 수 천개에 달하는 검색 키워드를 다뤘다. 그래서 시즌에 따라 사람들이 많이 검색하는 키워드, 여행지별 인기 키워드 등에 대한 인사이트가 쌓였다. 인사이트는 개인 여행 블로그를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반대로 내 인스타그램에서 릴스를 만들어보고, 여러 방향으로 테스트해 보고, 터지는 콘텐츠도 만들어냈다. 여기서 얻은 인사이트를 브랜드 숏폼 콘텐츠를 만들 때 활용한다.


한쪽에서 효과를 봤던 것이 다른 한쪽에서도 통할 때, 짜릿함을 느낀다.



3

어려운 상황에 부딪히더라도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한쪽에서 부진해도 다른 한쪽에서 채워주는 게 있어, 불안함 속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가령 지난 연말에는 진행하던 마케팅 프로젝트 몇 개가 막을 내리며, 수입이 반 이상 줄어들었다. 연말은 그다음 해의 전략을 세우고 예산을 짜는 시기이므로, 마케팅 외주의 비수기이기도 하다.


프리랜서의 수입이 들쑥날쑥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거지만, "이 상황이 계속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어 불안감에 휩싸였다. 다행히 그 불안감이 오래 가지는 않았다. 마침 그 시기에 크리에이터 광고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마케터 고지혜가 굶주리면 크리에이터 고졔가 보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다.


물론 앞으로 둘 다 잘 되는 시기도, 둘 다 잘되지 않는 시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 하나의 자아와 정체성에 매달리며 '이게 잘 되면 나는 끝이야'라는 극단적인 생각은 하지 않을 같다. 변화가 생기더라도 나에 대한 또 다른 가능성을 모색하며 유연하게 대처하는 힘을 기르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 밖 다양한 정체성을 갖고 일하며 내 삶이 다채로워짐을 느낀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일이 뭐예요?"라고 묻는다면, 내 뿌리인 '콘텐츠'를 기반으로 타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일을 하고 싶다. 사실 이 답변은 모호하고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데, 이게 내가 가장 보람을 느끼고 즐겁게 생각하는 지점이다.


꼭 내 정체성을 마케터, 크리에이터, 에디터 등 하나로 단정지을 필요가 있을까? 앞으로도 큰 맥락을 갖고 나를 수식할 수 있는 말을 늘려가고 싶다. 다채로운 삶을 지향하며, 끊임없이 크고 작은 도전을 이어가려고 한다. 그리고 그런 삶의 모습을 지닌 사람들과 연결되었으면 한다.



프리워커로 살아남기 → 구독하고 받아보세요 :)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자랑은 누군가의 조바심이 될 수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