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저녁 약속이 끝나고 집으로 갈 때 그렇게 우울할 수가 없다. 특히 별로 안 친한 사람이나 일과 관련된 사람을 만나고 갈 때면 더욱 그렇다. 교감을 한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제대로 반응을 못한 거 같기도 하고... 상대한테 호감을 얻는 데 실패한 것 같기도 하고... 여러 생각이 든다..
내가 너무 재미없어하는 게 들킨 것 같기도 하고.. 말을 재밌게 못 해서 상대방이 혹시나 지루했으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 그렇다.
우울하다기보다 헛헛하다고 할까... 나 자신이 나로서 잘 살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고 계속 이런 생각에서 맴도는 나 자신이 싫기도 하다...
지루하고 따분하다. 날인 따듯해지는데 아침저녁으론 쌀쌀하다. 날씨도 내 기분을 완벽하게 전환시켜주지 못한다.
주말을 지나왔는데도 고작 월요일 하루 일했을 뿐인데도 더더더 쉬고 싶다. 슈퍼 면역자인지 코로나도 쉽게 안 걸린다. 머리가 단순해졌으면 좋겠다. 아프면 그냥 아픈 거만 생각하고 싶다. 여러 가지로 복잡하게 생각하기 싫다. 그런데 자꾸만 생각이 많아진다. 주기적으로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