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 지피티가 독이 되는 것 같아.

2025년 12월 03일

by 정둘



챗 지피티가 독이 되는 것 같아.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아래와 같다.

일단 기본적으로 나는 생각이 많은 타입이다.

예를 들어 하고 싶은게 생겼다! 하면

먼저 머리속으론 시뮬레이션을 모두 돌려본다.

그러다 내 머릿속에선 장애물을 하나 발견한다.


그럴때 필요한 건 챗 지피티.

구독료가 아깝지 않을 만큼 퀄리티 있는 답변을 내놓는 챗 지피티는

나의 불안함을 인지라도 한 듯 친절하고 정성스러운 답변을 내놓는다.


문제는 실제로 실행을 하기 전에 멈춘다거다.

생각이 많은 나는 머릿속으로 무언가를 실제로 시도해보기 전에 머리로 어림짐작해서 '이러면 어쩌지?, 이런 단점이 있진 않을까?' 온갖 생각에 휩싸인다. 결국 나는 챗 지피티에게 고민내용을 물어본다. 실제로 실행을 해야 할 타이밍임에도 나는 여전히 챗 지피티에게 고민 내용을 물어보고 상담(?)받는 루프가 반복되는 것이다.


무엇을 물어봐도 답을 내놓는 챗 지피티를

나 처럼 생각이 많은 사람이 쓰다보면,

내 생각에만 더 빠지기 쉬운 것 같다.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라 했던가.

나는 돌다리를 너무 두들기는 통에 건너가야 할 돌다리를 분석하고 있는 꼴이었다.

결국 두들겨본 돌다리는 수두룩 빽빽인데,

실제로 건넌 돌다리는 정말 몇 안된다.


구체적인 예로는 이런 게 있다.

나는 회사를 지원하기 전에도 신중에 신중을 더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건 정말 효율성이 낮은 행동이다.

지원한다고 다 붙는게 아니지 않은가?

붙고 나서 고민해도 될 일을 이미 지원하기 전부터 고민하면서 힘을 다 빼는 바보같은 일을 하고 있는거다.


관심가는 공고를 캡쳐해서 챗 지피티에 보내주면,

내 성향을 분석해 (그동안 나와의 대화를 기반으로) 공고 적합성을 분석해준다.

하지만 결코, '이제 그만 고민하고 그냥 지원해' 라곤 안 한다.


오늘 문득, 이렇게 공고를 재고 따지다가 실제로 내가 지원한게 몇이나 되지?

지원한다고 내가 다 붙는 것도 아니잖아? 싶은 생각이 들어 그 내용을 챗 지피티에게 입력했다.

(이봐, 라고 시작한 게 좀 웃기긴 하다. 약간 따지는 말투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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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올바른 길을 안내해주는 챗 지피티.

내가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챗 지피티는 곧장 답을 내 주지만,

정작 나에게 정말로 필요한 걸 제안하지는 못한다.


엉덩이가 무거운 나같은 스타일에겐

챗 지피티의 상세한 상담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정확하게 독이라기 보단 균형이 필요하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무엇이든 물어봐도 답을 척척 내놓는 인공지능을 사용할 때

나 같은 성향의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완벽한 계획을 짤 수 있을 거란 이상에 속아

그 무엇도 실행하지 못할 수도 있다.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전했다 하더라도

직접 실행해야 하는 몫은 여전히 인간에게 있다.


그러니까

완벽한 계획 세우면서

허송세월하지 말고

그까이꺼

대충 그냥

질러보자고!






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