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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찾기 Aug 12. 2023

미국대학입시

막내의 해외입시를 겪으며 느낀 점

8월은 미국대학 공통입시사이트 커먼앱(Common Application)이 열리는 시기라 8월에는 미국대학입시에 대해 써봐야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막상 쓰려니 참 조심스럽다.

막내가 스스로 입시과정을 컨트롤했기에 내가 아는 것에 한계가 있고 전체적인 흐름 정도 알고 있기 때문에 자유롭게 다룰 수가 없어서이다. 내가 아는 정도의 건조한 팩트와 막내의 해외 입시결과를 지켜보며 느낀 점 등 위주로 써 볼까 한다.

 

커먼앱은 미국판 진학어플라이나 유웨이 같은 입시원서사이트이다. 물론 MIT나 UC계열이나 다수의 주립대등은 커먼앱이 아닌 자체 사이트로 지원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 메이저대학들은 커먼앱을 통해 지원이 가능하다. 입시생들은 커먼앱이 열리면 계정을 만들고 지속적으로 자신에 대한 기록을 업데이트할 수 있다. 커먼앱에 자신의 정보 등의 기록과 학생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과외활동(extracurriculars.10개까지 쓸 수 있다)이나 수상내역(5개까지 쓸 수 있다), 교육경험(논문이나 외부대학수업 수강내역)등을 쓴다. 공통 에세이를 작성해야 하고, 본인이 진학하고자 하는  대학이 요구하는 대학별 에세이도 써야 한다.


막내가 커먼앱을 어떻게 작성했는지 나는 자세히 모른다. 궁금해하는 내게 간단히 요약해주기는 했었는데 이렇다 저렇다 세세하게 얘기해 주는 스타일은 아니어서 아이커먼앱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나는 오히려 마음이 편안했다. 당시에 아들의 객관적 레벨도 잘 모르겠고 내 아이를 합격시켜 주는 곳이 좋은 대학, 고마운 대학이겠거니 생각하고만 있었다.

막내는 가끔 응원이 필요하거나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한 지지를 원할 때 이런저런 얘기를 들려주는 정도일 뿐 철저히 주도권을 본인이 쥐고 리드해 나가는 타입이다. 아들의 이런 점 때문에 어떨 땐 답답하고 궁금하고 조금 서운하기도 하고 그랬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부모에게 의존하지 않고 주도해야 유학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막내는 코로나상황에서 온라인수업으로 수강하는 것이 안타까워 휴학을 하고 군복무를 선택할 때도 그렇고, 복무 후 복학하는 과정에서 기간이 애매해 서류등 조정할 것이 세세히 많을 때도 스스로 알아서 묻고 찾아서 해결했었다.


국내대학이 아니고 해외유학을 선택했으면 원서작성 때부터도 아이가 스스로 해결하는 힘이 있어야 하는 것 같다. 부모의 앞선 걱정에 손쉽게 컨설팅업체에 의존하다 보면 자칫 컨설팅업체에 주도권을 빼앗기고, 컨설팅업체가 하라는 대로 하다가 원하는 만큼의 성과도 얻지 못하고, 아이에게 원망만 듣기도 하는 것 같다. 오랜 기간 컨설팅업체에서 컨설팅하는 아이들 경우 잘된 케이스도 물론 있겠지만, 컨설팅업체가 제안한 너무 비슷한 ec는 아이비리그급 대학 입학에는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미국대학 입학사정관들도 한국학생들이 얼마나 컨설팅업체에 의존하고 있는지, 그들의 ec활동만 봐도 안다고 했다.(컨설팅을 전혀 받지 말라는 의미는 아님을 밝힙니다. 저도 너무 답답하고 모를 때 상담을 받고, 의견을 물은 적이 있으니까요)

막내의 ec는 대단할 것은 없고 소박하지만 자기만의 색깔이 분명하고 남들과 다른 점이 있었던 것 같다. 하버드 등의 아이비리그대학의 SAT 점수나 GPA는 무조건 만점을 맞아야 한다기보다는 어느 정도의 range안에 들면 되는 것 같고, 에세이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았다. 아이의 색깔이 잘 나타나는 글을 써야 한다고 막내에게 들었다. 막내는 글에서 그 사람을 읽을 수 있다고 말했었다. 친구들이 쓴 에세이를 서로 돌려 읽으며 조언해 주곤 했다는데, 아이들의 에세이에서 그 사람의 생각이나 가치관이 보이고, 그 사람이 읽힌다면서 전문가들은 더 잘 알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막내는 스탠퍼드 대학 에세이(작은 에세이 7개를 써야 했다)를 쓸 때 학교 카운슬링 선생님과 의견차이가 컸다고 한다. 막내가 쓴 에세이에 크게 반대하면서 아이가 쓴 에세이로는  합격할 수 없을 거라고, 다른 스타일로 쓰라고 했는데 아이는 고민 끝에 자신의 의견이 맞을 것 같고, 막내가 생각하는 솔직한 에세이를 썼는데 합격했다. 때로는 아이가 전심을 다해 쓴 글은 입학사정관들에게 전달되는 것 같다.


막내가 하버드, 프린스턴, 스탠퍼드를 비롯해서 다수의 아이비대학에 합격했을 때 일부 엄마들 내에서 우리 아이어마무시하게 유명한 컨설팅 전문가에게 어마어마한 돈을 지불하면서 계속 컨설팅을 받았다는 얘기가 잠깐 돌았다고, 한 엄마가 사실여부를 물으며 전화를 해줘 알게 되었다. 지방출신에 대단한 집안 아이도 아닌데 Hyps 등 아이비리그 여러 곳에 합격하니 분명 뭔가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거 같다. 소문은 근거가 있어서 돌 때도 있지만 가끔은 정말로 얼토당토않게 돌기도 하나보다.  


커먼앱작성 얘기를 조금 보태자면, 디테일하게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커먼앱 작성은 정말 쉽지 않은 작업이다. 커먼앱에 기록할 것들을 채우려면 GPA.SAT.SAT2.AP 등의 학업적인 면에서부터 리더십, 봉사활동, 체육활동, 소속지역에 이바지한 활동 등 다양한 ec활동을 하고 기록해야 한다. 이 모든 기록들이 아이가 어떤 사람인지 표현해 주고 드러나게 해 주도록 구성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들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고등학생이 하기에  불가능해 보이는 대단한 ec활동이 입학사정관에게 어필되는 건 아닌 거 같다. 막내의 ec도 소박하고 개성 있었던 걸로 안다. 스스로 했기에 컨설팅업체가 주로 제시하는 거창하긴 하지만 좀 흔한 ec는 아니었던 거다. 그리고 우리 아이는 학교 외 활동에만 집중한 게 아니라, 교내 동아리활동을 야무지게 제대로 했고, 반장을 몇 차례 했고(선생님들의 신임이 두터웠다) 교내대회의 수상도 꽤 있었다. 그렇다고 학교에서 학업성적으로 특출 나게 최우수권에 드는 아이는 아니었다. 교내외 활동이 균형이 있었던 거 같다. 작고 사소할 수 있는 활동을 의미 있게 정성을 쏟아했던 거 같다. 그런 것들이 에세이 속에 녹아들었고, 아이만의 독특한 개성이 어필되었던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막내는 2학년 가을학기를 앞두고 FA재정보조 장학금을 신청했다. 애들 아빠경우 소득이 투명하게 다 드러나는 직군이고 수입규모가 좀 있어서 재정보조를 받기 쉽지 않지만 이번에 소득기준이 조정되었다걸 알고 막내는 급하게 CSS Profile 서류를 제출했다.(집경제 상황을 설명하는 에세이도 첨부한다. 예를 들어 조부모등 집안에 환자가 있어 의료비등 보조를 많이 한다든가 특별한 가계경제상황에 대한 어필을 할 수 있다. 최종마감에 임박해 신청했는데, 얼마 전 결과 통보를 받았다. 아주 큰 금액은 아니지만 조금은 받게 되었다^^)

하버드, 프린스턴, 예일등 장학금 재정규모가 워낙 탄탄해 자국학생 외에 우리 아이와 같은 인터내셔널 학생들에게도 재정보조장학금을 주는데, 소득을 증명할 객관적 자료를 제출하면 학비전액도 지원된다. 단순하게 말하면 공짜로 다닐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 글이 소용되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은 안다. 하지만 또 한편 생각해 보면 나도 아이를 해외대학으로 보낼 생각을 하지 못하다가 막내가 용인외대부고 국제과를 가면서 여기까지 흘러왔다. 들어가고 보니 우리나라에 국제학교 재학생도 많고 다양한 학교에서 미국 및 해외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이 많은 걸 알게 되었다.

미국대학 학비는 대체로 상당히 비싸지만, 메이저사립대학을 갈 정도의 레벨이 되기만 하면 재정보조 장학금 받으며 다닐 수도 있고, 교육여건이 너무 좋으면서 장학금 제공받고 다닐 수 있는 리버럴 아츠대학도 많다. 미국대학 외에도 한국대학 학비정도로 유학 갈 수 있는 다른 나라도 꽤 많다.


부모의 의지가 아니라 아이 의지로 국내대학 진학보다 해외대 입시를 꿈꾼다면 시도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마음에 품은 세상이 넓은 친구들은 충분히 잘 해낼 수 있다. 그리고 자기 의지로 유학하는 한국아이들은 어디 가든 똑똑하고 성실하게 잘한다.



추가) 입시원서 제출 시 fa재정보조신청을 하면 거의 떨어진다는 말들이 있어 막내의 경우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막내가 미국대학 지원할 때 하버드와 프린스턴은 fa재정지원 신청을 하고도 합격했습니다. 제 생각에 애초에 "니드 블라인드"로 신청하는 학교는 재정보조신청 여부가 합격여부와 무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막내 원서지원 당시 두 형이 국내대학에 다니고 있어, 교육비가 많이 드는 상태였고, 그런 걸 반영해 fa 재정지원 신청을 했더니, 합리적인 금액을 제안받았습니다. 게다가 프린스턴, 하버드 합격 시, 프린스턴이 더 많은 fa장학금을 제안했는데, 그 내용을 하버드에 메일 보내니 추가금액을 제시했고 하버드입학을 최종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궁금하셨던 분들 참고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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