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8-2

by Julia P

노을은 눈치가 있는 편은 아니었다. 그리고 절망적이게도 그건 본인 또한 알고 있는 자명한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그마저 이슬에게 자신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알았다. 노을은 눈치가 없었고, 이슬은 거짓말을 할 뻔뻔함이 없는 탓이었다.


“장이슬.”

“응?”

“우주보다 좋아하는 게 있어?”

“어?”


그건 노을의 비겁함이었다. 질문의 본질이 ‘나야, 우주야?’ 라는 것 쯤은 스스로도 깨닫고 있었다. 그럼에도 화면 속 별들의 무리에 집중해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슬을 보면서 조금의 심술이 생기고 말았다.


“......대답해야 하는 질문이야?”

“그건 네 마음이지.”

“없어.”

“........”

“없었……어.”


노을의 두 눈이 둥그렇게 커졌다. 커흠. 이슬이 헛기침을 한다. 조금 달아오른 얼굴로 시선을 다시 스크린에 고정한다.


“몰라.”

“대답을 한 거야, 모른다는 거야.”

“그것도 모르겠어.”


진지하게 돌아오는 대답에 노을은 입을 꾹 닫았다. 대답을 듣고 싶기도, 듣고 싶지 않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 모든 것이 제 욕심이었다. 이슬이 말하고 싶지 않다면 그렇게 두는 것이 맞았다. 적어도 그때의 노을은 그렇게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