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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의리 없는 전쟁 완결 편(仁義なき戦い 完結篇)

야쿠자들의 최후의 항쟁

by 이재형

■ 개요


영화 <의리 없는 전쟁>(仁義なき戦い)은 1950-60년대에 걸친 일본 야쿠자들 사이의 항쟁에 관한 작품이다. 원제 “인의 없는 전쟁”을 우리나라에서는 “의리 없는 전쟁”이라 번역했는데, 정확한 번역은 아닌 것 같다. “인의”(仁義)란 말 그대로 “어짐과 의리”라는 인간의 도덕률을 뜻한다. 유교사회에서 “인의”는 중요한 사회적 덕목인데, 일본 야쿠자 사회나 도박, 장인 집단 내에서는 상하관계(오야붕과 꼬붕)나 동료 간에 지켜야 할 예의 등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인의 없는 전쟁”이란 야쿠자들끼리 규칙이고 뭐고 없는 막장 싸움을 의미한다.


이 영화는 2차 대전이 끝난 후 일본 히로시마에서 발생한 야쿠자들 간의 싸움 “히로시마 항쟁”(広島抗争)의 당사자 가운데 한 사람인 미노파의 두목 미노 코조(美能幸三)의 옥중수기를 기초로 한 작품으로서, 1973년부터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모두 5편으로 된 시리즈물인데, 오늘 소개하는 <의리 없는 전쟁 완결 편>(仁義なき戦い 完結篇)은 1974년에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시리즈는 대히트를 쳐 역대 일본영화 베스트 100에 5위에 오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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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이전의 야쿠자 영화는 대개 허구성이 강한 임협(任俠), 혹은 인협도(任俠道) 영화였다. 임협도란 야쿠자들의 철학을 의미하는 것으로, 약자를 도우고 자기희생을 중시하는 윤리규범으로 살아가는 방식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선량한 시민을 괴롭히지 않고, 이웃의 아내를 탐하지 않고, 조직을 속이지 않으며, 마약을 하지 않고, 상사를 존경하고 희생하며, 일반 사람들에게 해을 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개의 인협도 영화에서는 의리와 인정을 중시하는 주인공이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러나 현실세계에서는 이러한 폭력조직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은 인협도에서 규정하는 도덕률과 반대되는 짓만을 골라가며 하면서 자신들의 사복을 채운다.


영화 <의리 없는 전쟁>은 종래의 임협영화를 탈피하여 예의도 규범도 없는 살벌한 폭력조직 간의 싸움을 현실감 있게 그렸다. 야쿠자를 현실적인 반사회적 폭력조직으로서 리얼하게 그렸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극영화라기보다는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리얼리티를 극적으로 추구하였다. 이 영화는 그때까지 야쿠자의 세계를 약간 낭만적으로 보던 시각을 현실에 존재하는 사회악으로서 인식하는데 큰 공헌을 하였다고 한다. 야쿠자들을 미화하지 않고, 야쿠자들이 얼마나 악독한 짓을 하고 있으며, 이들이 얼마나 큰 사회악인지를 현실감 있게 보여주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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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히로노파(広能組)ㆍ우치모토회(打本会) 연합과 야마모리파(山守組) 사이에 벌어진 히로시마 항쟁은 간부급들이 모두 경찰에 검거되는 바람에 종식되고 있었다. 우치모토회는 해산되고, 히로노파의 두목 히로노 쇼조(広能昌三)는 아바시리(網走) 형무소에 수감되었다. 한편, 야마모리파 측에서는 최고 간부인 다케다 아키라(武田明)가 히로시마에 산재하는 야쿠자 조직들에게 대동단결을 호소하였다. 이 결과 히로시마 야쿠자들은 1964년 5월 정치단체인 “천정회” (天政会)란 통일조직을 결성하였다. 정치조직을 표방한 것은 폭력단을 혐오하는 시민들의 눈을 돌리기 위해서였다.


천정회의 다케다(武田) 회장은 천정회에서 가급적 야쿠자 냄새를 지우려 했다. 그러자 부회장인 오토모 카츠토시(大友勝利)나 총무인 하야가와 히데오(早川英男) 등 수구파가 이에 반발하여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그런 가운데 히로노의 동생뻘인 이치오카 키기치(市岡輝吉)가 천정회에 참여하고 있는 스기다 사키치(杉田佐吉)를 암살한다. 이에 대한 보복을 주장하는 오토모(大友)와 자중하여야 한다는 다케다의 대립은 점점 깊어진다.


1966년 히로시마 경찰은 천정회를 괴멸시키기 위하여 다케다를 검거한다는 방침을 세운다. 다케다는 체포 직전에 선수를 쳐, 자신의 부하로서 천정회의 이사장직을 맡고 있는 마츠무라 다모쓰(松村保)를 억지로 차기 회장후보로 결정하고, 자신의 부재 시에 천정회 운영을 맡긴다. 다케다의 체포로 천정회는 혼란에 빠지지만, 카츠무라는 천정회 이사인 에다 세이이치와 각 조직의 젊은 실력자들의 협력과 풍부한 자금력으로 위기를 넘기려 한다. 한편 오토모는 이 기회를 틈타 마츠무라(松村)를 살해하고 천정회를 장악할 음모를 꾸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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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무라의 살해는 미수에 그치지만, 천정회의 각파는 마츠무라를 깔보기 시작하고, 오토모와 하야가와 등 반마츠무라 파는 세력을 확대한다. 오토모는 천정회의 적인 이치오카와 의형제를 맺고, 이치오카는 오토모를 뒤에서 밀어주며 마츠무라파의 구역을 마구 침범하여 마츠무라를 도발한다. 상태가 이러한 지경에 이르자 마츠무라는 이치호카를 살해한다. 반마츠무라 파는 크게 흔들리고, 오토모는 실력 있는 부하들로부터 반발을 사며 결국 경찰에 체포된다. 더욱이 마츠무라는 천정회 산하의 전 조직 두목에게 다시 충성을 요구하여 자신의 산하로 거둔다. 이에 반발한 하야가와는 은퇴한다. 이렇게 하여 만 마츠무라 파는 분쇄되었고, 마츠무라는 천정회를 완전히 장악하기에 이르렀다.


1970년 다케다가 석방되자 마쓰무라는 점잖게 이사장 자리로 돌아가고 다케다를 천정회의 회장 자리에 앉힌다. 그러나 이러한 세대교체로 인해 두 사람 간의 권력관계가 바뀌고, 3개월 후에 출소하는 히로노에 대한 대응을 둘러싸고 대립이 격화되기 시작했다. 그럴 무렵 천정회의 중진인 마키하라 세이키치(槙原政吉)가 히로노파의 조직원에게 암살당해, 온건한 대응을 주장한 다케다는 고립되고 천정회에서는 히로노의 강경론이 힘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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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히로노에게 다케다가 찾아온다. 일을 온건하게 해결하고 싶은 다케다는 세대교체를 설명하며 함께 은퇴하자고 요구한다. 며칠 후, 이번에는 마츠무라가 히로노를 찾아와 다케다가 은퇴하고 자신을 후계자로 지명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리고 히로시마와 쿠레시(呉市)의 모든 조직이 하나로 뭉친 의의를 이야기하며, 히로노파를 천정회에서 융숭하게 대접할 테니 그 대신 히로노 자신은 은퇴하라고 압박을 가한다. 히로노는 다케다의 은퇴에 충격을 받지만, 마츠무라가 천정회를 수중에 넣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대답을 유보한다.


얼마뒤 마쓰무라는 회장취임 인사를 위해 심복들과 함께 관서 지역으로 가지만, 가는 도중 반마츠무라파의 잔당들의 습격을 받아 심각한 부상을 입는다. 반마츠무라 파는 사기가 올라 히로노를 자신의 진영으로 끌어넣으려 한다.


마츠무라는 중태에도 불구하고 결사의 각오로 회장 취임식을 연다. 그곳에서 히로노는 중간 간부 우지이에 아쓰시(氏家厚司)를 데리고 나타나, 마츠무라에게 조직원들을 부탁한다. 히로노가 천정회에 가입함으로써 수면으로 뜬 마키하라파의 조직원들은 쿠레시 거리에서 히로노파 조직원들 습격하여 히로노 조직원이 사망한다. 히로노는 자신이 모르는 젊은 부하의 죽음을 보고 신구교대의 때가 왔다고 느끼고, 긴 야쿠자 생활을 청산하고 은퇴를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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