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의 가죽으로 등을 만드는 악마
영화 <인피등롱>(人皮燈籠)은 공포 무협영화로서 1982년 홍콩에서 제작되었다. 영화제목인 “인피등롱”(人皮燈籠)이란 무슨 뜻인가? “인피”(人皮)란 한자 그대로 사람의 피부, 즉 사람의 가죽을 말한다. 그리고 “등롱”(燈籠)은 등불을 말한다. 돌로 만든 등롱은 석등롱, 구리로 만든 등롱은 동등롱이므로, “인피등롱”은 사람의 가죽으로 만든 등롱을 말한다.
봉황성(鳳凰城)이란 중국의 어느 마을, 화려한 기루 앞에서 용 공자와 담삼야는 마을의 유지로서 티격태격 다투고 있다. 이 마을에서 매년 열리는 등롱제(燈籠祭)는 마을의 최대 축제로서, 여기에 가장 훌륭한 등롱을 출품하는 사람은 마을사람들의 존경을 받게 된다. 등롱 축제를 몇 달 앞둔 어느 날 담삼야는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등롱을 보여주며 자랑하고 있다. 이때 용 공자가 나타나 담삼야의 등롱이 형편없다고 하면서 그의 안목이 낮다고 비난하고는, 자신이 더 좋은 등롱을 출품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한다.
기루에는 “염주”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기녀가 있는데, 용 공자와 담삼야는 서로 염주를 차지하기 위해 으르렁대고 있다. 기루에서 열린 연회에서 담삼야가 염주와 가까운 모습을 보이며 용 공자에게 술을 권하자, 용 공자는 두 사람을 향해 모욕적인 말을 던지고는 그곳을 빠져나온다. 용 공자는 집에 돌아온 후 아내마저 뿌리치고 어디론가 나선다.
용 공자는 시장에서 등롱을 만드는 최노인을 찾아가 이번 등롱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는 좋은 등롱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다. 그렇지만 최노인은 자신은 그런 수준 높은 등롱을 만들 능력이 없다고 하면서, 좋은 등롱을 만들고 싶으면 산속에 있는 등롱 장인을 찾아가 보라고 하면서 장소를 가르쳐준다. 용 공자가 최노인이 가르쳐 준 곳으로 찾아가니 그곳에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조춘방이다. 조춘방은 7년 전 “금랑”이란 아름다운 여인을 두고 용 공자와 대결하여 패배한 자였다. 금랑은 지금 용 공자의 아내이다.
조춘방은 용공자와의 대결에서 패배하여 사랑하는 여인을 빼앗겼을 뿐만 아니라 얼굴에 상처까지 입었다. 그래서 그는 지금까지 용공자에 대한 원한을 품고 살아왔다. 용공자는 조춘방에게 과거의 일은 잊고 자신의 부와 춘방의 기술을 합쳐 최고의 등롱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하며 춘방은 이를 승낙한다. 대신 춘방은 등롱이 완성될 때까지 절대로 이곳을 찾아오면 안 된다며 용공자에게 경고하고, 용공자는 이를 승낙한다.
용공자는 축하의 의미로 조춘방을 데리고 기루로 찾아간다. 그곳에서 용공자는 춘방에게 여러 여자들을 안겨주는데, 그때 외출하였던 염주가 돌아온다. 용공자는 염주에게 자신과 함께 밤을 보내자고 유혹하지만 염주는 거절한다. 담삼야는 자신을 곁에 두려 하는데 용공자는 그렇지 많다는 것이 이유였다. 염주는 용공자가 자신에게 접근하는 것은 자신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오직 담삼야를 이기기 위한 호승심 때문이라 생각하고 있다.
어느 날 밤 해골 탈을 쓴 괴한이 기루에 침입하여 염주를 납치하여 산속으로 데려간다. 해골 탈의 괴한은 바로 조춘방이었다. 그는 염주를 자신의 집 지하에 있는 작업실로 데려간다. 그곳에는 보기에도 끔찍한 도구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조춘방은 산채로 염주의 가죽을 벗긴다. 기루에서 마을의 치안대에 염주가 행방불명이 되었다는 신고를 하자, 치안대가 조사에 나선다. 치안대장은 담삼야와 염주의 관계를 질투하고 있던 용공자의 소행이 아닌가 의심하여 그에 대한 감시를 강화한다.
얼마 뒤 혼자서 사냥을 나갔던 담삼야의 여동생 담청하가 해골탈의 괴인에게 납치당해 산속의 작업실로 끌려간다. 담삼야는 여동생을 찾아 나선 한편, 치안대장인 반 포두에게 사건을 해결해 달라고 강력히 요구한다. 용 공자에 대한 반 포두의 의심은 더욱 깊어진다. 용 공자의 집에 조춘방이 숨어들어 용 공자의 아내 금랑을 납치하려 했지만, 용 공자에게 들켜 도망친다. 조 춘방은 해골탈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용 공자는 그의 정체를 모른다.
조춘방은 객잔에서 함께 자객 생활을 했던 옛 동료 콰이첸을 우연히 만난다. 그는 누군가의 의뢰를 받아 이곳에 왔다고 한다. 콰이첸은 용 공자를 죽이기 위해 용 공자의 집에 몰래 잠입하였다가 용 공자와 결투가 벌어진다. 용 공자가 콰이첸과 싸우는 사이에 해골탈이 나타나 결투를 구경하고 있던 금랑을 납치하여 사라진다. 콰이첸이 물러난 후, 용 공자는 반 포두를 찾아가 금랑을 찾아달라고 요구한다.
담삼야의 집에 콰이첸이 찾아온다. 그는 담삼야의 부탁으로 용 공자를 죽이러 갔던 것이다. 담삼야는 콰이첸에게 용 공자를 죽이지 못한 것과 그의 부인을 납치한 것을 추궁한 끝에, 그의 입을 막기 위해 그를 죽인다. 담삼야는 부하들을 시켜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콰이첸을 몰래 묻고 오라고 지시한다. 그러나 콰이첸을 매장하러 갔던 담삼야의 부하들은 해골탈의 습격을 받아 몰살한다.
다음날 아침 마을 거리에 담삼야의 부하들의 목이 내걸린다. 마을 사람들은 공포에 떤다. 용공자는 자신에게 자객을 보낸 사람이 담삼야라 생각하고 그의 집을 찾아가 격렬한 결투를 벌인다. 결국 두 사람은 치열한 결투 끝에 모두 큰 부상을 입는다. 이때 해골탈이 나타난다. 용공자는 해골탈과 싸우지만, 해골탈은 도망치고 만다. 용공자와 담삼야는 서로 오해했다는 것을 알고 화해하고는 함께 사건을 해결하자고 다짐한다.
평소 춘방은 최노인과 즐겨 술을 마셨다. 그날도 최노인이 술병을 들고 춘방의 집을 찾아와서 우연히 춘방의 작업실로 들어갔다가 진상을 알고 놀란다. 그때 돌아온 춘방이 최노인을 죽인다. 춘방은 금랑의 가죽 마자 벗겨낸다.
최노인의 손자가 할아버지가 사라졌다고 하면서 반 포두에게 신고한다. 손자는 반 포두에게 자신이 일하러 나간 사이에는 최노인이 항상 조춘방과 술을 마셨다고 이야기해준다. 반 포두는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인피로 등을 만드는 인피등롱에 대해 알게 된다. 반 포두는 조춘방을 의심하나, 조춘방의 존재를 숨기고 싶은 용 공자는 반 포도의 말을 무시한다. 그러나 반 포도가 떠난 후 혼자서 생각해 보니 조춘방에 대한 의심이 피어오른다. 용공자는 즉시 춘방의 집을 찾아가 샅샅이 뒤졌으나 춘방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던 중 지하실의 춘방의 작업실 발견하여 들어간다. 그곳에는 몇 개의 사람 가죽이 걸려있고 다른 한편에는 가죽이 벗겨진 사람의 시신들이 매달려 있었다. 그중에는 등 부분에 붉은 점이 있는 가죽도 보였다. 바로 금랑의 몸에서 도려낸 가죽이었다. 이 순간 용공자는 모든 사건의 진상을 알았다.
이때 외출했던 조춘방이 돌아왔다. 좁은 작업실 안에서 용공자와 조춘방 사이에 치열한 대결이 펼쳐진다. 지하실에서 벌어진 싸움은 뒷문으로 나와 뒷 정원에서 이어진다. 춘방의 무공은 극강의 경지에 이르러 용공자는 위기에 빠진다. 이때 담삼야가 부하들을 끌고 나타난다. 용공자와 담삼야, 그리고 담삼야의 부하들이 맹렬히 협공하지만, 춘방은 이들을 상대로 조금도 밀리지 않고 싸운다. 그러다가 담삼야가 춘방의 공격을 받고 중상을 입는다.
반 포두도 부하들을 끌로 나타나 춘방을 향해 공격을 가한다. 조춘방은 토굴 안으로 몸을 피하고 용공자가 혼자서 그를 따라간다. 토굴 안에서 용공자와 춘방의 일대일 결투가 벌어지는데, 춘방이 용공자에게 불을 던져 용공자가 불길에 싸인다. 용공자는 춘방을 안고 함께 불길에 뛰어든다.
장면은 바뀌어, 불에 타 죽은 줄 알았던 용공자가 자신의 집 의자에 앉아있다. 그는 심한 화상을 입었지만 목숨은 겨우 구했다. 이때 반 포두가 그를 찾아온다. 용공자는 이 모든 일이 자신의 욕심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면서, 반 포두에게 자신의 모든 재산을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라는 부탁의 말을 남기고는 홀로 길을 떠난다.
다소 엽기적인 내용이긴 하지만 스토리도 탄탄하고 결투 장면도 아주 수준급이다. 그렇지만 사람들의 가죽을 벗기는 엽기적인 장면을 너무 오랫동안, 그리고 필요 이상으로 많이 보여줘 역겹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장면에서는 혐오감으로 스킵을 하였으나,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은 어쩔 수 없다. 무협영화가 한물가는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 자꾸 충격적인 소재를 찾는 것 같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