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남편을 찾아 나선 젊은 여자의 삶
이 블로그에서는 많은 나라의 영화를 소개하였지만, 방글라데시 영화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영화 <티타스라는 이름의 강>(A River Called Titas)은 방글라데시의 작가 아드와이타 말라바르만이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서, 1973년에 제작되었다. 이 작품은 방글라데시의 티타스 강가에 사는 주민들의 삶을 그리고 있는 멜로 영화로서, 2002년 영국 영화연구소가 실시한 관객 및 비평가 투표에서 방글라데시 최고의 영화 10편에 포함되었다고 한다.
티타스 강가에 사는 어부인 키쇼레는 동생과 함께 멀리 떨어진 마을 근처로 고기잡이를 갔다가 그 마을사람들의 잔치에 초대받아 흥겹게 어울리고 있었다. 그때 이웃마을 사람들이 습격을 해와 마을은 수라장이 된다. 한 소녀가 이웃마을 사람들에게 잡혀가다가 강으로 뛰어든다. 키쇼레는 그녀를 구해 집에까지 데려다준다. 이웃마을 사람들이 물러간 이후 소녀의 부모는 키쇼레에게 고맙다고 하면서 소녀와 결혼을 하도록 권유한다. 소녀의 이름은 라자르지였다. 그날로 키쇼레와 라자르는 그날로 식을 올리고, 라자르의 집에서 신방을 차렸다.
다음날 아침 키쇼레는 라자르지를 배에 태우고 자신의 마을을 향했다. 가는 도중 해가 저물어 배를 강 가운데 세우고 형제는 배 위에, 그리고 라자르지는 배 아래에서 잠들었다. 한밤중에 도둑들이 배를 타고 습격해 와 배 아래쪽에 잠자고 있는 라자르지를 납치하여 도망친다. 키쇼레 형제는 잠에서 깨어 도둑들을 추격하는데, 도둑에게 잡혀가던 라자르지가 강에 뛰어든다. 멀리서 그 모습을 바라본 키쇼레는 라자르지를 찾지만 보이지 않는다. 키쇼레는 그 충격으로 미쳐버리고 만다.
한편 라자르지는 어느 마을로 떠내려갔다. 마을 처녀 몇 명이 강가로 나왔다가 쓰러져 있는 라자르지를 발견하고 그녀를 집으로 데려간다. 마을사람들이 신랑의 이름과 그가 살고 있는 마을을 물으니 그녀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한다. 어젯밤 갑자기 부모의 말에 따라 결혼식을 올렸고 밤을 지낸 후 남편과 함께 집을 나왔기 때문에 얼굴도 기억 못 하며, 이름도 알지 못하는 것이었다. 물론 어느 마을 사람인지도 당연히 모른다.
7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라자르지는 여전히 자신의 남편을 찾지 못했다. 그동안 라자르지는 첫날밤에 임신한 아들을 낳았다. 라자르지는 아들 아네미야와 함께 남편을 찾으러 떠돌아다닌다. 어느 마을에서 젊은 여자가 지쳐있는 라자르지와 아네미야보고는 두 사람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간다. 그 사람은 바산티란 이름의 여성으로서 어머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자신의 집에서 함께 살도록 배려해 준다. 바산티가 라자르지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으니, 라자르지는 지금까지 있었던 이야기를 모두 털어놓는다.
바신티는 그럼 고향 마을로 돌아가면 어떻겠느냐고 한다. 라자르지는 지금 고향으로 돌아가면 부모님들은 자신이 잘못해서 시집에서 쫓겨 나온 것으로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부모님의 마을을 아프게 할 수 없어 도저히 돌아갈 수 없다고 대답한다. 그렇게 되어 라자르지는 바신티의 집안일을 도와가며 함께 살게 되었다.
어느 날 마을에 미친 사람이 나타났다. 마을 사람들이 그에게 고향과 이름을 물어도 그 사람은 아무것도 모른다. 동네사람들이 그를 강으로 데려가 목욕을 시킨다. 미친 사람은 당분간 이 마을에 눌러살게 되었다.
라자르지는 바산티의 집에서 살게 되었다. 마을사람들은 회의를 통해 라자르지를 마을의 일원으로 받아들였다. 라자르지는 광인에게 점점 마음이 끌린다. 아들 아네미야도 광인과 아주 가깝게 지낸다. 어느 날 광인이 강가에서 라자르지를 끌어안자 그녀는 기절해 버린다. 광인이 놀라서 라자르지를 강가의 그늘에 안고 가 눕히는데, 그것을 먼발치에서 보고 있던 사람이 마을사람들을 끌고 온다. 마을사람들은 광인이 라자르지를 욕보이려 했다고 집단 구타를 한다.
라자르지와 바산티는 한 집에 살면서 점점 친자매처럼 가까워진다. 어느 날 바산티는 라자르지는 어린 시절 자신은 한 남자와 약혼을 했었는데, 약혼자가 고기를 잡으러 갔다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 이후 자신은 결혼도 않고 지금까지 살아왔다는 것이다. 알고 보니 그녀는 키쇼레의 약혼녀였던 것이다.
광인은 마을사람들에게 심한 구타를 당한 후 마을에서 쫓겨났다. 그런데 나중에 라자르지는 그가 바로 자신의 남편이자 아들의 아버지인 키쇼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라자르지는 아들과 함께 다시 키쇼레를 찾기 위해 길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