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풋볼 팀의 감독이 된 퇴물 프로 풋볼 선수
영화 <언더독스>(Under Dogs)는 퇴물 아메리칸 풋볼 선수가 어린 시절 자신이 살던 마을의 소년 풋볼팀의 코치가 되어 아메리칸 소년 풋볼대회 우승에 도전한다는 이야기이다. 이 영화는 실화에 바탕을 둔 이야기로서, 2024년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이 영화를 보면 퇴물 프로야구 스타가 청각장애인 고교야구팀을 이끌고 도전해 나가는 우리나라 영화 <글러브>가 생각난다. 영화 <글러브>에 대해서는 다음의 링크를 참고하기 바란다.
https://blog.naver.com/weekend_farmer/222984221492
제이슨 제닝스는 아메리칸 풋볼의 슈퍼스타로서 수많은 팬들이 그의 플레이를 보고 열광했다. 그렇지만 그는 자기 관리에 실패하여 막장으로 떨어진다. 그는 스타였을 시기에도 선수로서의 역량은 출중했지만, 인격적으로는 형편없다는 평판을 받았다. 이기적이며, 변덕스럽고, 아주 제멋대로였다. 그래서 그가 선수로서 한계를 드러내자 매스컴과 팬들이 보냈던 과거의 열광이 일방적인 비난으로 바뀌었다. 그러던 중 제이슨은 대형 교통사고를 일으킨다.
재판정에서 판사는 제이슨에게 그의 행위는 5년 징역형에 해당하나, 관용을 베풀어 제이슨의 고향마을인 롱 아일랜드에서 300시간 봉사명령을 내린다. 제이슨이 판사의 얼굴이 어딘가 낯익은 것 같아 다시 보니, 그녀는 바로 어릴 적 함께 자란 동네친구였다. 제이슨은 판사에게 자신이 공원에서 개똥이나 줍는 그런 허드렛일을 할 수 없다고 하소연하지만, 판사는 단호하게 명령에 따르라고 말한다.
제이슨은 자신의 고급차를 타고 어릴 때 자랐던 롱아일랜드로 와서 자신이 졸업한 학교를 바라보고 있다. 이때 갑자기 강도가 차문을 열고 권총을 겨누면서 차를 뺏으려고 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강도는 바로 어릴 때 친구 카림이다. 롱아일랜드 마을에 제이슨이 개똥을 치우러 왔다는 소문이 쫙 퍼진다. 제이슨이 공원에서 풋볼을 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아이들 사이에 시비가 붙어 서로 다투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아이의 엄마가 지켜보고 있다. 그녀는 바로 셀리스로서, 싸움을 하는 아이는 셀리스의 아들이다. 셀리스는 학교시절 제이슨이 좋아해 사귀었던 여자였다.
제이슨은 자신이 풋볼 코치를 하겠다며 스스로 나섰다. 아이들은 제이슨이 누군지 모르고 비웃지만, 일단 받아들인다. 지금까지 자신들을 가르쳤던 코치가 얼마 전 떠났기 때문에 아이들로서는 다른 선택이 없기도 했다. 얼마 후 콜린스라는 건방진 코치가 이끄는 팀과 제이슨의 팀은 친선경기를 벌인다. 막상 시합이 시작되니 상대가 되지 않는다. 제이슨의 팀은 큰 차이로 지고 있던 중, 시합 도중에 시비가 붙어 경기가 엉망으로 끝난다.
셀리스는 제이슨에게 “너는 너무 이기적이며, 어린 시절 도와준 사람을 모두 못 본 척했다”라고 질책한다. 그러자 제이슨이 “나를 도와준 사람이 있다고?”하며 되묻는다. 그는 지금까지 자신을 도와준 사람이 있다고는 생각해보지도 않았다. 제이슨은 고등학생 시절의 풋볼 코치를 찾아간다. 제이슨은 노코치에게 처음 자신이 풋볼을 하겠다고 하면서 찾아왔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느냐고 묻는다. 속으로는 풋볼 천재가 찾아왔다는 말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코치는 말썽꾸러기 아이가 찾아왔구나라고 생각했을 뿐이라고 대답한다. 제이슨은 정말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자였다.
다음날부터 제이슨은 본격적으로 아이들에게 풋볼을 가르치기 시작한다. 제이슨의 말은 절반은 욕설이다. 아이들 말도 육 투성이이다. 가난한 아이들은 풋볼을 통해 자신의 희망을 찾고자 한다. 그렇지만 제이슨은 자신의 승부욕 때문에 아이들을 가르칠 뿐이다. 그는 자신이 가르친 아이들이 뛰어난 플레이어가 되는 것을 보고 싶을 뿐이다. 셀리스가 제이슨에게 연습이 끝난 아이들을 집으로 데려다주라고 부탁하지만, 제이슨은 더러운 아이들을 태웠다간 고급 가죽시트가 더러워진다며 거절한다.
제이슨은 팀 이름을 “그린”에서 “언더독”으로 바뀌었다. 언더독이란 다른 개들에게 깔려 지내는 천대받는 개를 의미한다. 풋볼 팀의 불우한 아이들을 언더독으로 비유하고, 바닥에서 일어서자는 도전정신을 의미하는 이름이다. 제이슨은 아이들에게 언더독이라는 팀명이 쓰인 새로운 유니폼을 지급한다. 본격적인 연습이 시작되었다.
셀리스의 아들 트레는 체구는 적지만 풋볼에 소질이 있다. 그는 포지션은 쿼터백인데, 연습시합에서 공을 패스하지 않고 자신이 독주하여 터치다운에 성공하였다. 그 이후 그는 자신이 쿼터백이면서 직접 터치다운을 하려다 번번이 실패한다. 제이슨이 왜 그렇게 단독 플레이를 하느냐며 질책하니까, 트레는 자신이 최고인데 왜 다른 사람에게 패스해야 하느냐며 되묻는다. 제이슨은 옛날의 자신을 보는 것 같다.
제이슨이 아이들을 차에 태워 집에 데려다주는데, 제일 마지막에 남은 아이는 집 근처에 가서 중간에 내려달라고 한다. 제이슨이 집까지 데려주겠다고 하자, 아이는 신발을 사러 들렸다가 집으로 간다면서 내려달라고 한다. 그렇지만 제이슨은 그 아이가 가난한 자신의 집을 보여주기 싫어 그렇게 말한다는 것을 안다. 옛날 자신이 그랬기 때문이다. 제이슨은 아이에게 가난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가난은 오히려 언더독의 진짜 힘이라고 격려해 준다. 가정형편이 괜찮은 한 아이는 부모에게 수학 학원에 간다고 속이고 나와서는 풋볼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아이는 부모가 풋볼 연습장에 나타났다. 제이슨이 부모에게 전화를 한 것이었다. 아이의 부모는 흐뭇한 마음에서 아들을 응원한다. 또 한 아이는 여자아이라는 사실이 탄로 난다. 그 사실을 안 다른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격려한다.
제이슨과 셀리스는 옛 추억이 담긴 곳을 산책한다. 그곳에 차 한 대가 주차되어 있는 것이 보인다. 옛날 둘이서 사랑을 나누었던 곳이었다. 제이슨은 지금까지 자신이 셀리스를 찼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셀리스는 자신도 해야 할 일이 있는데, 제이슨은 셀리스 자신을 제이슨 자신의 일부로 생각하고 있어 그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제이슨은 이기적이었던 자신을 다시 반성한다. 제이슨은 SNS를 통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사람들에게 적극 알린다. 제이슨은 아이들의 롤모델이 되기 위해 신경을 쓴다. 이제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자리 잡는다. 사람들은 달라진 제이슨을 보고 열광하기 시작한다.
팀 “언더독”은 어린이 풋볼대회에서 승승장구한다. 전국 풋볼대회에 참가하여 결승까지 파죽지세로 진격한다. 이제 지난번에 패배하였던 라이벌 콜린스가 이끄는 콜로넬스 팀과 결승에서 싸우게 되었다. 결승을 며칠 앞둔 어느 날 제이슨은 옛 매니저로부터 엄청난 소식을 듣는다. 제이슨의 봉사활동에 감동한 사람들이 그를 열광적으로 지지하자, TV 채널인 폭스 스포츠에서 제이슨의 단독 코너를 만들어 주겠다는 제안이 들어온 것이다. 이는 제이슨의 평생의 꿈이었다. 그런데 그 첫 방송일이 바로 언더독스의 결승전 날이다. 제이슨은 어느 쪽을 선택할까 망설이다가 결국 폭스 스포츠를 선택한다. 그러자 아이들을 비롯해 모든 사람이 실망하여 제이슨이 결국 자신의 이기심에서 봉사를 흉내 낸 것에 불과했다고 비난한다.
마침내 일요일. 제이슨은 폭스 스포츠 코너에 다소 늦게 등장하였다. 한 캐스트가 웃으며 이젠 우리는 한 가족이란 말을 한다. 그 말을 들은 제이슨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오줌을 누고 오겠다는 핑계로 그 자리를 나온다.
이제 곧 언더독스과 콜로넬스 사이에 미국 전국 어린이 풋볼대회 결승시합이 열린다. 믿었던 코치가 사라진 언더독스 팀의 아이들은 풀이 죽어 있다. 그때 제이슨이 등장한다. 그런데 언더독스가 시합을 리드해 가지만, 심판의 심한 편파 판정으로 언더독스는 전반을 0:24로 진다. 중간 휴식시간 우리는 언더독으로서 용기를 잃어서는 안 된다는 트레의 말에 아이들은 다시 힘을 얻는다. 후반전이 되자 언더독스는 새 보라색 유니폼 대신에 옛날의 낡은 황금색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다. 그리고 운동장에 개를 풀어 편파 판정을 하는 심판을 쫓아낸다.
언더독스는 무서운 추격을 시작한다. 3초를 남겨놓고 3점 차까지 추격하였다. 터치다운 하나면 승리하지만, 남은 시간이 너무 없다. 아이들은 변칙 착전을 구사한다. 작전은 멋지게 성공하여야 한 아이가 공을 들고 달린다. 아이는 터치다운 라인 근방에 가서 쓰러지면서 터치다운을 하며 경기는 그대로 끝난다. 그러나 공이 떨어진 곧은 라인 앞 10센티 정도였다. 터치다운이 실패한 것이다. 이로서 언더독스는 패배하였다.
아이들은 잠시 실망하나, 자신들은 언더독이라며 결코 좌절하지 않겠다고 소리친다. 그리고 다시 힘차기 재기하겠다고 사기를 올리자, 관중들의 열화와 같은 박수가 쏟아진다. 패배한 언더독스의 아이들이 오히려 기세등등해하며 콜로넬스의 선수들에게 축하를 해준다.
지금까지 많은 미국영화를 보았지만, 이 영화만큼 욕설이 많은 영화는 본 적이 없다. <다이하드>의 경우도 주인공 존 멕클라인이 늘상 욕을 입에 달고 살지만, 이 영화에서 주인공 제이슨은 욕이 없으면 아예 문장이 되지 않을 정도로 습관적으로 욕을 한다. 언더독스의 아이들이라고 다르지 않다. 아이들의 말도 욕설 투성이이다. 그렇지만 분위기는 아주 가볍다.
이 영화를 보면 앞에서 소개한 우리나라 영화 <글로브>와 많은 비교가 된다. <글로브>가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라면, <언더독스>는 가볍고 유쾌하다. 가난하면서도 기죽지 않고 풋볼에 열정을 쏟는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넉넉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