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7 생명의 진화(10): 페름기(고생대)

인공지능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by 이재형

27.1. 지구의 환경


페름기(Permian Period)는 고생대의 마지막 시기로, 약 2억 9,900만 년 전부터 2억 5,100만 년 전까지의 기간이다. 이 시기의 가장 큰 특징은 단일 초대륙인 판게아의 형성과 이로 인한 건조한 기후, 그리고 고생대와 중생대를 가르는 대규모 멸종 사건이다.


석탄기 말부터 시작된 대륙들의 충돌이 계속되어 페름기에는 모든 대륙이 하나로 합쳐져 판게아(Pangea)라는 거대한 초대륙을 형성하였다. 이로 인해 거대한 산맥들이 생겨났다. 초대륙 판게아는 내륙 지역이 바다로부터 멀어져 건조한 사막 환경이 넓게 펼쳐지게 하였다. 석탄기 말의 빙하기가 끝나고 기온이 다시 상승하면서 기후는 전반적으로 따뜻하고 건조해졌다.

페름기 지구의 모습

페름기에는 건조한 환경에 적응한 생물들이 번성하였다. 이 시기 육상에서는 포유류형 파충류로 불리는 단궁류(Synapsids)가 육상 생태계를 지배하였다. 이들은 등에 돛을 가진 디메트로돈(Dimetrodon)이나 칼날 같은 이빨을 가진 고르고놉스(Gorgonops)와 같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였다. 그리고 양막란을 통해 물이 없는 곳에서도 번식할 수 있는 파충류가 다양하게 분화하였다.

페롬기의 단궁류
디메트로돈(Dimetrodon)
고르고놉스(Gorgonops)

석탄기의 습지 숲이 쇠퇴하고, 건조한 기후에 강한 겉씨식물(Gymnosperms)과 종자 양치식물이 번성하여 새로운 숲을 형성하였다.

초대륙 판게아의 내륙 모습

페름기 말에는 지구 역사상 가장 큰 대멸종 사건인 페름기-트라이아스기 대멸종이 일어났다. 이 사건으로 해양 생물의 96%, 육상 척추동물의 70% 이상이 멸종하였다. 대멸종의 주요 원인으로 시베리아 트랩(Siberian Traps)의 대규모 화산 활동이 꼽힌다. 수백만 년에 걸친 화산 분출로 인해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었고, 이로 인해 급격한 온실 효과가 발생하여 기온이 상승하였다.


해양 온난화로 바닷물의 산소 농도가 급격히 감소하였고, 산성화가 진행되어 해양 생물들이 대량으로 죽었다. 육상에서도 건조화와 기후 변화로 인해 많은 생물이 사라졌다. 이 대멸종은 고생대를 끝내고 중생대의 서막을 열게 되었다.


페름기의 기와 말기는 기후와 생태계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초기에는 석탄기 빙하기의 영향이 남아 있었지만, 말기에는 기온이 크게 상승하며 대규모 멸종 사건으로 끝을 맺는다.

페름기-트라이아스기 대멸종
시베리아 트랩(Siberian Traps)의 대규모 화산 활동


27.2. 육상생태계


27.2.1. 육상 동물


페름기의 육상 동물은 주로 단궁류(Synapsids)와 파충류였다. 이들은 건조한 환경에 적응하며 다양하게 진화하였고, 특히 단궁류는 육상 생태계를 지배하였다.


27.2.1.1. 단궁류(Synapsids)


단궁류는 포유류형 파충류로 불리며, 페름기 육상 생태계의 주요 동물군이었다. 이들은 이후 포유류로 진화하는 계통에 속한다. 주요 종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펠리코사우루스(Pelycosaurs): 페름기 초기에 번성한 단궁류로, 등에 돛과 같은 구조물을 가지고 있었다. 이 돛은 체온 조절에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대표적인 종으로는 육식성인 디메트로돈(Dimetrodon)이 있다.

• 테랍시드(Therapsids): 페름기 후기에 나타난 단궁류로, 펠리코사우루스보다 더 포유류와 유사한 특징을 가졌다. 이들은 사지를 몸 아래로 모으고, 보다 효율적인 다리 구조를 가져 이동성이 뛰어났다. 육식성인 고르고놉스(Gorgonops)와 초식성인 모스콥스(Moschops)가 대표적인 예이다.

펠리코사우루스(Pelycosaurs)
테랍시드(Therapsids)

27.2.1.2. 파충류


석탄기에 출현한 파충류는 페름기에도 계속해서 진화하였다. 단궁류에 비해 초기에 번성하지는 못했지만, 양막란을 통해 물 없이 번식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점차 육상 환경에 적응하였다. 이들은 이후 중생대에 크게 번성하게 된다. 주요 파충류는 이하와 같다.


• 히일로노무스(Hylonomus): 석탄기 후기에 나타난 가장 오래된 파충류로, 페름기에도 계속해서 생존하였다. 몸길이는 약 20cm의 작은 크기였다.

• 프로콜로폰(Procolophon): 페름기 말기에 나타난 작은 파충류로, 도마뱀과 유사한 형태를 하고 있었다.


파충류는 수분 손실을 막기 위해 비늘이 있는 피부를 발달시켰고, 더 효율적인 폐 호흡을 통해 육지 생활에 완전히 적응하였다. 이러한 적응을 통해 파충류는 페름기 말의 건조한 기후 변화와 대멸종 이후에도 살아남아, 공룡을 포함한 중생대 육상 생태계의 지배자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히일로노무스(Hylonomus)
프로콜로폰(Procolophon)

27.2.1.3. 양서류


페름기의 양서류는 석탄기보다 다양성이 줄어들었지만, 일부 종들은 건조한 기후에 적응하며 계속 생존하였다. 주요 양서류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디플로카울루스(Diplocaulus): 몸길이 약 1m의 양서류로, 머리 모양이 부메랑처럼 생긴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독특한 머리 모양은 물속에서 유체역학적 안정성을 높이거나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데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 에리옵스(Eryops): 몸길이가 약 2m에 달하는 거대한 양서류로, 악어와 유사한 생김새를 하고 있었다. 주로 강가나 늪지에 서식하며 물고기를 사냥하였는데, 육상 생활에도 상당한 적응력을 보였다.


페름기의 양서류는 파충류와 단궁류에 비해 육지 생활에 대한 적응력이 낮아 점차 쇠퇴하기 시작하였다. 이들은 번식을 위해 여전히 물에 의존해야 했기 때문에, 페름기의 건조한 기후가 확장되면서 서식지가 제한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종은 페름기-트라이아스기 대멸종에서 살아남아 이후 트라이아스기에 나타나는 새로운 양서류 그룹의 조상이 되었다.

디플로카울루스(Diplocaulus)
에리옵스(Eryops)

27.2.1.4 곤충


페름기의 곤충은 석탄기보다 다양성이 줄었지만, 건조한 기후에 적응하며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였다. 석탄기처럼 거대한 곤충은 드물어졌고, 오늘날의 곤충과 유사한 분류군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석탄기 말의 빙하기로 인해 대기 중 산소 농도가 감소하면서, 거대 절지동물의 진화에 유리했던 환경이 사라졌다. 이로 인해 메가네우라와 같은 거대 곤충은 점차 사라지고, 오늘날의 곤충과 비슷한 크기의 종들이 주를 이루었다. 곤충들은 건조한 기후에 적응하여 수분 손실을 줄이는 딱딱한 껍질을 발달시켰고, 페름기의 사막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었다.


딱정벌레, 날도래와 같은 완전 변태를 하는 곤충들이 페름기에 처음 나타났다. 완전 변태는 유충과 성충의 형태와 서식지가 완전히 달라, 먹이 경쟁을 피하고 생존율을 높이는 데 유리하였다.


이 시기 번성하였던 주요 곤충군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바퀴벌레: 오늘날의 바퀴벌레 조상들이 이 시기에 번성하였다.

• 딱정벌레: 가장 오래된 딱정벌레 화석이 페름기 지층에서 발견된다.

매미와 매미충: 이들의 조상인 원시적인 흡즙성 곤충들이 나타나 건조한 기후에 강한 겉씨식물의 즙을 빨아 먹었다.


이 시기 곤충들은 페름기 말의 대멸종을 겪으며 큰 타격을 입었지만, 일부는 살아남아 이후 중생대에 다양하게 번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페름기의 곤충들

27.2.2. 육상식물


페름기의 육상 식물은 겉씨식물(Gymnosperms)이 크게 번성하고, 석탄기의 습지 식물이 쇠퇴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대륙이 합쳐져 건조한 기후가 확산되면서, 물에 의존하지 않는 식물들이 진화하였다.


페름기의 주요 식물군은 다음과 같다.


• 겉씨식물: 페름기에는 건조한 환경에 강한 겉씨식물이 번성하여 새로운 숲을 형성하였다. 이들은 포자 대신 씨앗으로 번식하기 때문에, 물 없이도 번식할 수 있었다. 소나무, 전나무와 같은 침엽수림의 조상이 이 시기에 나타났다.

• 종자 양치식물: 양치식물이지만 씨앗으로 번식하는 종자 양치식물도 이 시기에 중요한 식물군이었다. 이들은 고생대 말의 건조한 환경에 잘 적응하였다.

페름기의 숲
페름기의 겉씨식물 숲
페름기의 종자 양치식물 숲

페름기의 식물상은 석탄기와 큰 차이를 보인다. 석탄기의 울창한 숲을 이루었던 석송류와 쇠뜨기류는 페름기의 건조한 기후로 인해 점차 쇠퇴하였다. 이들은 번식을 위해 습한 환경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판게아(Pangea)의 광활한 내륙 지역은 건조한 사막 환경이었기 때문에, 이곳에는 건조에 강한 식물들이 자리 잡았다. 이로 인해 지구의 식물 분포가 크게 바뀌었다.


27.3. 해양생태계


27.3.1. 해양동물


페름기의 해양 동물은 페름기-트라이아스기 대멸종 전까지는 다양하게 번성하였다. 이 시기에도 어류와 다양한 무척추동물이 바다 생태계의 주요 구성원이었다.


이 시기 바다를 지배한 주요 동물군은 해양 파충류, 어류 등이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무척추 동물들이 번성하였다.


27.3.1.1. 해양 파충류


페름기의 주요 해양 파충류는 아직 다양성이 크지 않고 진화 초기 단계였다. 이들은 육지에서 진화하여 바다로 돌아간 최초의 척추동물 중 일부이다. 주요 종은 다음과 같다.


• 메소사우루스(Mesosaurus): 몸길이 약 1m의 작은 파충류로, 길고 가는 몸과 노처럼 생긴 다리를 가졌다. 물고기를 잡기 위해 길고 뾰족한 이빨을 가지고 있었다. 주로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의 얕은 바다나 호수에서 발견된다. 이들의 화석은 대륙 이동설의 중요한 증거 중 하나로 사용된다.

• 후페후스쿠스(Hupehsuchus): 몸길이 약 1m의 해양 파충류로, 악어와 돌고래의 중간 형태를 하고 있었다. 등에 뼈로 된 여러 개의 판이 있었고, 노와 같은 지느러미를 가졌다.

메소사우루스(Mesosaurus)
후페후스쿠스(Hupehsuchus)

이 시기 해양 파충류는 아직 다양성이 제한적이었고, 중생대에 번성하는 거대한 해양 파충류(어룡, 수장룡 등)의 초기 조상에 해당한다. 이들은 페름기-트라이아스기 대멸종 이후 생태계의 빈자리를 채우며 크게 번성하게 된다.


27.3.1.2. 어류


페름기의 어류는 석탄기에서 이어져 온 어류들이 번성하였으며, 특히 경골어류와 연골어류가 다양하게 진화하였다.


• 경골어류(Bony Fishes): 오늘날 대부분의 물고기의 조상인 경골어류가 페름기에 계속해서 번성하였다. 이들은 담수와 해양 환경 모두에서 다양한 종으로 분화하였다.

• 연골어류(Cartilaginous Fishes): 상어와 가오리의 조상인 연골어류는 페름기에도 해양 생태계의 주요 포식자 지위를 유지하였다. 이 시기에는 나선형 이빨을 가진 헬리코프리온(Helicoprion)과 같은 독특한 형태의 상어들이 나타났다.


페름기에는 초대륙 판게아(Pangea)의 형성으로 인해 내륙해의 수가 줄어들었다. 그러나 해안가와 바다에서는 어류들이 여전히 풍부하게 존재하며 먹이 사슬의 주요 부분을 차지하였다. 이 시대의 주요 대형 어류로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헬리코프리온(Helicoprion): 가장 유명한 페름기 대형 어류로, 아래턱에 나선형의 톱니바퀴 모양을 한 이빨이 특징이다. 이빨의 크기와 모양을 바탕으로 몸길이가 최대 10~13m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주요 포식자였다.

• 사르코프리온(Sarcoprion): 헬리코프리온과 유사한 독특한 이빨을 가진 상어류로, 몸길이가 8m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 오르타칸투스(Orthacanthus): 몸길이 약 3m의 민물 상어이다. 뱀장어와 비슷한 몸과 등지느러미에 긴 가시를 가지고 있었다.

헬리코프리온(Helicoprion)
사르코프리온(Sarcoprion
오르타칸투스(Orthacanthus)

이러한 어류들은 당시 해양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였으며, 작은 어류와 다른 해양 동물들을 사냥하며 생태계 균형을 유지하였다.


27.3.2. 해양식물


페름기의 해양 생태계는 식물이 아닌 해조류와 원시적인 조류가 주를 이루었다. 페름기에는 오늘날의 해초와 같은 고등 해양 식물은 존재하지 않았다. 당시의 해양 생태계는 주로 다음과 같은 형태로 구성되어 있었다.


• 녹조류, 홍조류, 갈조류: 이들은 광합성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 원시적인 형태의 조류로, 해양 먹이사슬의 기초를 이루었다.

• 남조류(시아노박테리아): 이들은 지구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생물 중 하나로, 페름기에도 해양 환경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다.

• 플랑크톤: 규조류와 같은 미세한 부유생물이 해양 생태계의 주요 생산자였다.


페름기에는 현대적인 의미의 해양식물이 아닌, 다양한 종류의 해조류와 미생물이 해양 생태계를 지탱하고 있었다. 이러한 해양 환경은 페름기-트라이아스기 대멸종 사건으로 인해 크게 변화하였다.

페름기의 해양식물

27.4. 페름기 대멸종


페름기 대멸종은 약 2억 5천만 년 전 고생대 마지막 시기인 페름기 말에 일어난 지구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대멸종 사건이다. 해양 생물종의 약 96%와 육상 척추동물의 80% 이상이 절멸하였다.


페름기 대멸종의 주요 원인으로는 시베리아 트랩(Siberian Traps)의 대규모 화산 폭발이 가장 유력하게 제시된다. 이 화산 폭발은 수십만 년 동안 지속되었으며, 다음과 같은 연쇄적인 환경 변화를 초래하였다.


① 온실가스 방출 및 지구 온난화: 화산 활동으로 인해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어 극심한 온실 효과와 지구 온난화를 일으켰다. 당시 지구는 약 8~10°C 가량 온도가 상승하였다고 추정된다. 이로 인해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고 해양 환경이 불안정해졌다. 극심한 온난화로 인해 열대 바다 표면 온도는 40°C에 육박하였다. 이는 해양 생물이 생존할 수 있는 치명적인 한계에 가까운 온도였다.

② 해양 산소 부족 (Anoxia): 온난화로 인해 해수가 순환되지 못하면서 바닷속 산소가 고갈되었고, 이는 해양 생물들의 대량 멸종으로 이어졌다.

③ 해양 산성화: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바다에 녹아들면서 해수가 산성화되었고, 이는 탄산칼슘 골격을 가진 많은 해양 생물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주었다.

④ 오존층 파괴: 화산 분출 시 방출된 염소와 같은 물질들이 성층권으로 올라가 오존층을 파괴하여, 강한 자외선이 육상 생물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입혔다.

영향

페름기말 시베리아 트랩 대규모 화산활동

페름기 대멸종은 지구의 생태계에 광범위하고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지구 전체 생물종의 대부분이 사라지면서 생물 다양성이 극적으로 감소하였다. 특히, 삼엽충과 같이 고생대를 대표하던 많은 해양 생물들이 완전히 멸종하였다. 기존의 생태계가 붕괴하고, 대멸종에서 살아남은 소수의 생물군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중생대 생태계의 기초를 형성하였다. 이는 공룡을 포함한 파충류의 번성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페름기는 1만 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평균 온도가 약 6°C 상승한 반면, 현대는 불과 수백 년 만에 1°C 상승하였다. 현대의 온도 상승 속도는 페름기 대멸종 당시의 속도에 근접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이 추세가 지속될 경우 페름기 대멸종과 유사한 대규모 생물종 멸종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