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탄생과 진화(13): 트라이아스기의 지구환경

인공지능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Ep 30

by 이재형

트라이아스기(Triassic Period, 약 2억 5,200만 년 전 ~ 2억 100만 년 전)는 지구 역사상 가장 거대한 멸종 사건인 고생대 페름기 대멸종 직후에 시작된 시기이다. 중생대는 트라이아스기와 함께 시작되었는데, 이 시기는 현대 생태계의 기틀이 마련된 '대전환의 시대'였으며, 당시의 지구 환경은 오늘날과는 매우 달랐다.


30.1 지질적 특성


트라이아스기의 지질 특성은 지난번에 간략히 설명한 바 있듯이, 고생대의 끝을 알리는 초대륙의 완성으로부터 중생대의 시작을 알리는 대륙의 분열 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시기의 지질적 변화는 지구 기후와 생물 진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초대륙 판게아(Pangaea): 지구 역사상 가장 거대한 대륙인 판게아가 트라이아스기에 그 정점을 찍었다. 모든 대륙이 하나로 뭉쳐 있었기 때문에 지질학적으로 특징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대륙들이 밀착되어 있어 얕은 바다(대륙붕)의 면적이 좁았다. 이는 고생대 해양 생물들이 멸종한 후 새로운 종들이 분화하는 데 제한적인 환경을 제공하였다. 트라이아스기 후기에 들어서며 판게아는 북부의 로라시아(Laurasia)와 남부의 곤드와나(Gondwana)로 갈라지기 시작하였다. 이 과정에서 거대한 단층 지대와 분지가 형성되었다.

북부의 로라시아(Laurasia)와 남부의 곤드와나(Gondwana) 분리

트라이아스기 지층을 대표하는 가장 시각적인 특징은 붉은색을 띠는 퇴적암이다. 초대륙 내부의 광활한 지역이 건조한 사막이었기 때문에, 철분이 산소와 결합하여 붉게 변한 사암과 이암층이 광범위하게 형성되었다. 또한 내륙의 호수나 갇힌 바다가 뜨거운 열기에 증발하면서 소금(암염)이나 석고층을 많이 남겼다. 이는 당시 지질 환경이 매우 건조했음을 증명하는 지표이다.


트라이아스기 말기(약 2억 100만 년 전)에는 지구 역사상 가장 거대한 규모의 화산 활동 중 하나가 발생하였다. 북미, 아프리카, 유럽이 갈라지는 지점에서 거대한 열곡(Rift)이 생기며 막대한 양의 용암이 분출되었다. 이 지질적 사건을 “CAMP”(Central Atlantic Magmatic Province)라 부른다. 화산 분출 시 배출된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와 이산화황은 급격한 온난화와 해양 산성화를 초래하여 트라이아스기 말 대멸종을 일으켰다.



30.2 기후적 특성


트라이아스기의 기후는 '극단적인 고온 건조'와 '강력한 계절풍(몬순)'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는 초대륙 판게아의 형성이 기후 시스템을 단순하면서도 가혹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 빙하가 없는 고온의 지구: 트라이아스기는 지구 역사상 가장 따뜻했던 시기 중 하나이다. 이 때문에 남극과 북극을 포함한 전 지구에 빙하가 존재하지 않았다. 극지방조차 오늘날의 온대 지역처럼 식물이 자랄 수 있는 온화한 기후였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현대보다 몇 배나 높았으며, 이로 인한 강한 온실효과가 발생하였다. 평균 기온은 현재보다 약 10~15°C 정도 더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빙하가 없는 고온의 지구

■ 초대륙 판게아가 만든 '거대 사막': 모든 대륙이 하나로 뭉쳐 있었기 때문에 바다의 습기가 대륙 안쪽까지 도달하기 어려웠다. 판게아의 중심부는 바다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져 있었으므로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다. 이로 인해 대륙 내부에는 광활한 적색 사막이 형성되었다. 바다의 온도 조절 효과를 받지 못하는 내륙 지역은 낮과 밤, 여름과 겨울의 기온 차이가 매우 극단적이었다.

초대륙 판게아가 만든 거대 사막

■ 거대 몬순(Mega-monsoon) 시스템: 초대륙과 거대 바다(판탈라사) 사이의 막대한 온도 차이는 지구 역사상 가장 강력한 계절풍을 만들어냈다. 여름에는 대륙이 급격히 가열되면서 바다로부터 습한 공기를 빨아들여 해안가에 엄청난 폭우를 쏟아부었다. 반면 겨울에는 대륙의 차가운 공기가 바다로 빠져나가며 매우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었다. 판게아 동쪽의 테티스해는 따뜻한 바닷물을 공급하여 몬순 시스템을 더욱 강화하는 에너지원 역할을 하였다.

거대 몬순 시스템

■ 카르니아절 다우기 사건(Carnian Pluvial Episode): 트라이아스기 중반인 약 2억 3천만 년 전, 건조했던 기후가 약 200만 년 동안 갑자기 습해지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화산 활동으로 이산화탄소가 급증하며 지구 온난화가 가속되었고, 이로 인해 수분 증발량이 늘어나 지구 전체에 엄청난 비가 내렸다. 이 습한 시기에 식생이 크게 변화하였고, 습한 환경에 잘 적응했던 초기 공룡들이 다른 파충류들을 제치고 생태계의 주역으로 발돋움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카르니아절 다우기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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