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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Feb 11. 2022

영화: 레드 선(Red Sun)

강탈당한 보물을 찾아 나선 무법자와 사무라이 콤비

미국 서부영화에 일본적 요소가 포함된 영화가 가끔 제작되곤 하였다. 영화 <황야의 7인>은 쿠로자와 아키라 감독이 제작한 일본 영화 <7인의 사무라이>를 서부극으로 재탄생시킨 것이었다. 영화 <레드 선>(Red Sun)은 1972년 미국에서 제작된 영화인데, 서부를 무대로 빼앗긴 보물을 찾아 나선 사무라이와 무법자의 활약을 그린 영화이다. 이 영화에서  찰스 브론슨은 강도단이었다가 사무라이 쿠로다 주베이와 함께 보물을 찾아 나선 주인공인 링크 스튜어트 역을 맡았으며, 상대 악당 두목 것치 킨크 역으로는 알랭 드롱이 출연하였다. 


19세기 후반 일본은 미국과 수교협정을 맺고 대사를 교환하기로 한다. 1871년 초대 주미대사는 일본 천황이 미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선물인 보검을 가지고 선편으로 미국 서부에 도착한 후, 열차로 워싱턴으로 향하게 된다. 그러나 이 열차는 링크(Link, 찰스 브론슨)와 것치(Gotch, 알랑 드롱)가 이끄는 강도단의 습격을 받는다. 거취는 승객들의 금품을 약탈하는 한편 일본 대사가 가지고 있는 보검도 강탈해 간다. 그리고 빼앗은 금품을 독차지하기 위해 동료인 링크와 그 부하들도 모두 죽이려 하는데, 링크 혼자서 간신히 살아남는다. 


일본 대사는 수행원 가운데 한 사람인 쿠로다 쥬베이에게 빼앗긴 보검을 찾아오라고 명령한다. 쿠로다는 링크와 함께 보물을 되찾기 위해 것치를 찾아 나선다. 링크는 틈만 있으면 쿠로다의 눈을 벗어나 도망치려 한다. 그러나 쿠로다도 만만치 않아 링크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엄중히 감시한다. 이렇게 둘은 동상이몽으로 거취를 찾아 나서며 황야를 헤매는 가운데, 점차 우정이 싹트게 된다. 

것치의 애인을 찾아 그녀를 이용하여 거취를 찾아낸 링크와 쿠로다는 거취와 그 부하를 상대로 싸움을 벌인다. 싸움 끝에 링크는 거취와 그의 부하들을 모두 사살하나, 쿠로다도 거취의 총에 맞아 죽게 된다. 보검을 되찾은 링크는 다시 열차로 돌아와 거취로부터 회수한 보검을 일본 대사에게 돌려준다. 


이 영화에서는 것치의 뒤를 쫓는 링크와 쿠로다 간의 작은 다툼들이 재미있다. 그리고 총알이 난무하는 서부에서 일본도를 휘두르며 싸우는 쿠로다의 활약도 인상적이다. 또 링크와 쿠로다 간에 간간히 벌어지는 몸싸움에서 서양의 주먹과 일본의 유도가 대결하는 장면도 재미있다. 힘과 주먹을 내세워 덤비는 링크는 쿠로다의 유도에 멀려 번번이 나가떨어지고 만다. 


이 영화에서 알랭 들롱은 잔인한 악당 두목 것치로 등장한다. 알랭 드롱은 스타급 영화배우로서 주로 선한 주인공역을 맡지만, 악당 역을 맡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지금까지 알랭 드롱 역이 맡아온 악당 역은 대부분 “작은 악당”, “조무래기 악당”역이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본격적인 잔인한 악당 두목으로 등장하는 것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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