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재형 Feb 12. 2022

영화:오페레타 너구리 저택
(オペレッタ狸御殿)

인간과 너구리 공주의 사랑

예술의 한 장르로서 <오페레타>(Operetta)라는 것이 있다. 이태리어로 “작은 오페라”라는 뜻인데, 실제로는 편성이나 음악 연주시간, 무대장치 등을 고려할 때 반드시 작다고는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관현악단의 규모, 무대장치, 예산 등을 여러 면에서 본다면 정식 오페라보다는 다소 작은 것이 일반적이라 한다. 


이 오페레타라는 장르가 1950년대 일본에서 크게 유행을 하였다. 전통적인 일본의 가극들과 달리 서양식 편성과 형식을 갖추고, 음악과 노래도 현대식이어서 1950년대라는 일본의 고도 경제성장기에 고리타분하고 답답한 일본 전통예술에 비해 사람들의 인기를 크게 얻은 것이다. 이때 공연된 오페레타 작품 중에 가장 인기를 얻었던 것이 <너구리 저택>(狸御殿)이었다. 특히 이 <너구리 저택>에는 당시 최고 인기가수였던 미소라 히바리(美空ひばり)가 출연하여 흥행에 크게 성공하였다. 


<너구리 저택>은 1939년에 처음 공연된 이후 특히 인기를 누렸던 1950년대에 전국 각지에서 수없이 많이 공연되었다. 또 영화로도 여러 번 제작되었는데, 이번에 소개하는 <오페레타 너구리 저택>은 15번째 제작된 영화이다. 

<오페레타 너구리 저택>의 스토리 자체는 너무도 간단하다. 주인공인 료치요(雨千代)는 가라사 성의 성주의 아들인데, 그는 너무나 잘 생긴 청년이어서 아버지의 질투를 받아 아버지로부터 목숨을 위협받는다. 살기 위해 성을 빠져나온 료치요는 아름다운 여인을 만난다. 이 여인은 실은 사람이 아니고, 중국으로부터 왔다고 하는 너구리 공주이다. 너구리 공주의 저택에 갇힌 료치요는 점차 너구리 공주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너구리들은 사람과의 사랑을 반대한다. 그렇지만 료치요와 너구리 공주은 그들 앞을 가로막은 여러 방해물들을 헤쳐나간다. 


이 영화는 그 형식이 <오페레토>이다 보니 스토리보다는 음악이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는 감독의 상상력이 최대한 발휘되어 일본 전통회화, 카부키, 노, 모던 락, 오페라의 등 온갖 장르의 예술들이 총동원되고 있다. 그 외에 이 영화에서는 지난 1980년대 말에 사망한 가수 미소라 히바리가 디지털 기술을 통해 재연되는 왕년의 인기가수 미소라 히바리의 등장이 볼거리이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 주인공인 너구리 공주(타누키 히메)로는 중국의 장쯔이가 출연하였는데, 장쯔이의 일본 영화 대뷔작이 되었다. 이후 그녀는 <게이샤의 추억>으로 일본에서도 일약 톱스타의 반열에 오른다.

작가의 이전글 영화: 레드 선(Red Sun)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