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 출간이 조금 미뤄질 무렵 좋아하는 작가님들의 출간 소식이 줄줄이 들려왔다. 평소 같았으면 그분들의 새로운 작품을 읽을 생각에 마냥 설렜을 텐데 이번엔 주제넘게도 내 책이 걱정됐다. 대진운이 안 좋아도 이렇게 안 좋을 수가... 누구도 인정하지 않는 혼자만의 염려가 시작된 것이다.
그분들 중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내게 근심을 안겼던 분은 바로 이 책의 작가 봉부아 님. 얼마 전 출간으로 나를 긴장시킨(너 뭐 돼?) 한수희 작가님을 통해 알게 된 분인데 처음 봉부아 님의 블로그 글을 읽곤 금광을 발견한 것 같았다. 누군들 그러지 않았을까. 곧 책이 나오겠구나 생각할 즈음 #다정함은덤이에요 라는 에세이를 출간하시더니 10개월 만에 또 책을 내셨다. 그것도 이번엔 소설이다.
책을 출간하는 과정에 대한 자전적 소설이라는 정보를 들어서 그랬는지 처음엔 표지 속 세 분을 #설수봉 작가님(김설, 한수희, 봉부아)들로 짐작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책 출간에 얽힌 이야기보다는 남편분과 세진, 미진, 미영이라는 작가님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아서 표지 속 세 분이 56번가의 카페에 모인 봉부아 작가님과 친구분들이라는 걸 알게 된다.
지난번 에세이에서도 느꼈지만 이렇게 사랑스러운 사람이 다 있나 싶게 이번에도 봉부아 작가님은 독자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한다. 전도하는 친구에게 새해인사로 인샬라를 외치고 정샘물에게 송혜교처럼 만들어달라고 하며 일론 머스크에게 대리운전을 시키는 상상은 대체 어떻게 하면 나올 수 있는 걸까. 학창 시절 이런 친구가 있었다면 참 친하게 지내고 싶었을 것만 같아서 존재감 없는 학창 시절이라는 말이 믿기지 않는다. 적당히 감추고 꾸미는 것이 미덕이고 능력인 세상에서 속이 다 들여다보이는 무해한 사람을 만난 기분은 알 수 없는 안도감을 준다. 최악의 대진운에 속상했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같은 시기에 출간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운인가 싶은 겸손이 찾아온다. 타고난 이야기꾼의 다음 행보가 벌써 궁금해진다.
#여러가지로마음쓸쓸했던지난한주
#이책덕분에웃으며넘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