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갈 방향을 그리는 힘
사람은 누구나 살아간다. 하지만 모두가 똑같은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이는 하루하루를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고, 또 어떤 이는 분명한 방향과 목적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이 바로 '비전'이다.
비전이란 희망이나 목표를 넘어서는 개념이다. 그것은 자신이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지, 어떤 삶을 이루고 싶은지를 선명하게 그려보는 힘이다. 비전이 있는 사람은 눈앞의 일만이 아니라, 그 일이 전체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이해한다. 그래서 때론 힘든 일도 기꺼이 감내할 수 있고, 쉽게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중심을 갖게 된다.
비전이 있는 삶은 목적이 명확하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쉬워진다. 반면, 비전 없는 삶은 쉽게 우회하거나 표류한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모르면, 어떤 방향이든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전은 삶에 일관성과 동력을 부여한다. 사명이 삶의 '이유'라면, 비전은 삶의 '방향'이다.
비전은 또한 시간의 감각을 바꾼다. 단기적인 성공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성장과 완성을 바라보게 만든다. 당장의 손해보다 본질적인 가치를 선택하게 하고, 타인의 시선보다 자기 기준에 충실하게 만든다. 이처럼 비전은 내면의 시간과 에너지를 조율하는 고유한 리듬을 만들어낸다.
퇴계 이황은 삶의 근본 목적을 잊지 않고, 일상의 실천 속에서 그 목적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자세를 강조했다. 그의 공부는 단순한 학문이 아니라, '어떤 인간으로 완성될 것인가'에 대한 비전을 품은 삶의 방식이었다. 그는 늘 '성인이 되는 길'을 마음에 품고, 그것을 향한 사유와 실천을 멈추지 않았다.
비전이 있는 삶은 이렇게 다르다. 외부의 평가보다 내면의 방향에 집중하며,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나침반을 지닌 삶. 그 비전이 구체적일수록 삶은 단단해지고, 길은 더 명료해진다.
비전은 언젠가의 미래가 아니라, 오늘을 바라보는 눈을 바꾸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도 물어야 한다. 나는 어떤 삶을 향해 가고 있는가? 내가 꿈꾸는 모습은 어떤 빛깔인가? 그 질문에 답하려는 의지 속에, 이미 비전의 씨앗은 자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