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소를 잃어버렸는가

너는 지금 어디를 보고 있는가?

by 이재현

십우도는 소를 잃은 한 사람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러나 이 ‘잃어버림’은 우연한 사고가 아니다.
그는 부주의해서 소를 놓친 것이 아니라, 다른 것에 너무 바빴기 때문에 소를 돌아볼 수 없게 된 것이다.


현대인의 삶도 그렇다.
우리는 길을 잃었다고 느끼면서도, 정작 무엇을 잃었는지는 잘 말하지 못한다. 불안은 늘 곁에 있지만 이유는 막연하다. 해야 할 일은 넘치고, 연결은 끊임없지만, 마음은 점점 분열된다. 생각은 미래로 달리고, 감정은 과거에 붙들려 있으며, 몸은 현재에 있지만 마음은 그 자리에 없다.


우리는 오랫동안 외부 중심의 삶을 살아왔다.
성과, 평가, 속도, 비교가 삶의 기준이 되었다. 무엇을 느끼는가 보다 무엇을 이루는가가 중요해졌고,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보다 어떻게 보이는가가 더 큰 관심사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점점 자기 자신을 뒤로 미뤘다. ‘나중에’, ‘언젠가’, ‘조금만 더 버티면’이라는 말속에서, 정작 지금의 나는 사라져 갔다.


십우도에서 말하는 소는 특별한 능력도, 위대한 깨달음도 아니다.
그 소는 본래의 마음, 다시 말해 스스로를 살아 있게 하는 중심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 중심을 잃어버린 채, 주변을 맴도는 삶에 익숙해졌다. 바깥의 소음은 점점 커지고, 안쪽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과잉 자극의 시대는 우리를 깨어 있게 만드는 듯 보이지만, 실은 깊이 잠들게 한다. 계속 반응하느라 성찰할 틈이 없고, 멈출 줄 모르기에 돌아볼 수 없다. 이렇게 소는 도망간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 곁을 떠난 것이다.


십우도의 첫 장면은 묻는다.
“너는 지금 어디를 보고 있는가?”
소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순간, 비로소 여정은 시작된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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