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rn How to Learn #1.

About Procrastination

by hue

아끼는 동생들의 공부에 도움이 될까하여, 공부 방법을 글로 옮겨 보기로 했다.

Coursera의 유명한 강의 Learn how to learn을 주로 참고하였다.


첫번째 글의 주제는 Procrastination, 딴짓하기이다.


나는 왜 도서관에만 가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냅챗에 시간을 낭비할까?


딴짓(Procrastination)은 일종의 습관이다. 습관은 Will power의 소모를 막기 위해 무의식이 명령하는 행동 패턴으로서, Cue(신호)-Routine(자동적인 동작)-Reward(보상)-Belief(믿음) 순으로 이루어진다. Cue에서 Belief로 이루어지는 positive feedback과정은 습관의 지속, 혹은 습관의 강화로 이어진다.


습관에 대해 좀 더 이해해 보자. 전화를 하면서 길을 걷는 경우, 눈앞에 장애물이 보이면 우리는 그것을 Cue(신호)로 하여 자동으로 장애물을 피하는 무의식적 행동을 하곤 한다. ‘앗 장애물이 있다. 피해야지!’라는 판단을 할 필요가 없이 무의식이 이 일을 잘 해내는 것이다. 이 경우 ‘습관’은 매우 유용한 능력이다. 의지적 판단과 그에 따른 행동을 하기 위해선 Will power, 즉 관성적 현재 상태를 벗어나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상태로 transition하기 위해 에너지와 시간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이제 ‘딴짓’을 분석해보자. 일단 도서관에 도착해서 책을 꺼내고 나면 왠지 괴롭다. 고통스럽다. 괴롭다. 어차피 공부해 봤자, 이해하기도 힘들고 겨우 이해를 해낸다고 쳐도 내 앞의 공부 잘하는 친구를 따라갈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친구를 따라갔다고 쳐도 사회와 부모님이 요구하는 A학점을 따낼 자신이 없다. A학점을 따내도 여태껏 쌓아놓은 낮은 GPA가 내 발목을 잡을 것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도서관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3시간에 불과하다. 나는 5시간은 있어야 공부한 기분이 나는데 말이다. 하아. 나는 불행한 삶을 살 것 같다. 세상은 고되다. 고통스럽다. 괴롭다.


고통은 무의식을 발현시키기 좋은 Cue다. 우리의 뇌는 언어화할 수 있는 의식의 흐름을 통해 합리적 결론을 도출해 내는 영장류의 뇌, 사랑-우정-행복과 같은 안정적 감정을 담당하는 쥐의 뇌, 고통-분노-불안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으로 자극되는 뱀의 뇌로 이루어져 있다. 이성에서 감정으로 갈 수록, 긍정적 감정에서 부정적 감정으로 갈 수록 의식보다 무의식적 습관에 기댈 확률은 증가한다. 텍스트를 눈 앞에 둔 우리의 무의식이 선택하는 Routine은 '스마트폰 꺼내기'다. 스마트폰을 꺼내서 페이스북, 스냅챗 등의 ‘통제가능’한 앱들을 켜고 그 안에서 새롭고 유용한 정보를,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친구들의 소식을 듣고 있노라면 고통이 사라지는 Reward를 얻게 된다. 나의 무의식은 이제 ‘공부하다가 마음이 힘들 때면 스마트폰을 해서 행복해진다’ 습관의 강한 믿음을 얻게 된다. 이제 벗어나기 힘든 습관이 형성되어 버린 것이다.


우리는 여태까지 ‘딴짓’의 원리에 대해 분석해보았다. 이제 대책을 생각해 볼 차례다. 습관은 Cue-Routine-Reward-Belief로 실행되고 강화된다. Cue 다음 부분들은 무의식이 자동으로 실행해버리는 과정인 만큼,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부분은 Cue 뿐이다. 즉, 도서관에 도착하는 순간 마음에 일어나는 고통의 감정을 관리해야한다. 도서관에서 우리가 느끼는 고통의 주 요인은 ‘Goal을 이룰 수 없다’는 좌절감과 그로 인해 ‘공부해봤자 무슨 소용이야’하는 허무감이 아닐까. 나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Goal-oriented learning’ 이 아닌 ‘Process-oriented learning’을 제안한다.


공부를 할 때, 달성해야 할 목표에 집중하면 자연스럽게 나의 사고는 ‘성공과 실패’라는 단순한 프레임에 갇히게 된다. 욕망 덩어리인 사람의 특성상, 성공에 대한 상상은 이렇다 할 행복감을 가져다 주지 않지만, 실패를 생각하는 것은 큰 고통을 가져다 준다. 그리고 두 상황을 번갈아 생각하는 나의 감정적 기대값(expectation value)는 당연히 부정적이다. (0과 -1의 평균값은 -0.5니깐..) 이것이 ‘Goal-oriented learning’이 고통스러운 이유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안한 ‘Process-oriented learning’은 목표를 까먹고 오로지 눈 앞의 텍스트 한 줄, 한 줄에 집중하는 것이다. 도서관에 도착하면 자연스럽게 드는 ‘Goal에 대한 의지’를 모른체 하고 책을 바로 펴서 ‘저번에 어디까지 읽었더라~’는 질문을 던져 바로 텍스트 문맥으로 들어가보자. 책을 읽다가 모르는 부분이 나올 때, ‘헉 이걸 모르네. 이번 시험은 또 망했구나’라는 감정을 최대한 무시하고 ‘아 모르겠다. 이렇게 생각해볼까. 저렇게 풀어볼까. 음… 잘 안되네. 그럼 이걸 잘 아는 저 친구/선배한테 물어볼까’하는 식으로 눈앞의 문제를 푸는데만 집중해보자. 부분적으로는 알겠는데 전체 그림이 이해가 안되면 ‘에세이식, 서술형 문제가 나오면 나는 망했네’하는 감정을 무시하고, 지식의 파편을 이어주는 Table과 그림을 그려보거나 친구와 같이 토론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중요한 것은 공부하면서 드는 부정적 감정을 외면하는 것이다. 그 부정적 감정에 귀를 기울이는 순간 나는 분명 스마트폰을 켜고 있을 것이다.


습관은 나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공부를 하는데 습관을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나는 공부하는 분야에 따라 장소를 바꾸는 편이다. 대학원 연구와 관련된 텍스트는 학교 오피스에서, 전공과 관련은 있지만 조금은 일반적인 텍스트는 학교 도서관에서, 인문학적 텍스트를 접하거나 논문/글을 쓸 때는 카페에 자리를 잡는 편이다. 스벅에 자리를 잡으면 들리는 커피가 갈리는 소리, 부드러운 재즈 음악, 따뜻한 느낌을 주는 조명은 내가 글을 쓰게 만드는 Cue다. 글을 쓰는 것은 사실 고통스러운 작업이지만, 맛있는 커피라는 Reward로 그 부정적 감정을 이겨낸다. 이렇게 형성된 ‘카페에 오면 글이 잘 써진다’라는 Belief는 다음에 카페를 찾을 때도 글을 쓰고 싶게 만드는 습관을 강화한다.장소 외에도 좋은 Cue를 찾을 수 있다. 고등학교 때는 ‘모든 아이가 잘 때만, 나도 잔다’라는 조금은 이상한 Cue를 사용한 적도 있고, 만나면 딴 짓 안하고 공부를 하게 되는 Cue같은 친구를 둘 수도 있겠다. 한 때는, 도서관에 나만의 지정석을 마련해 그 자리에만 앉으면 공부가 잘된다는 믿음을 가졌던 적도 있다. 무엇이든 좋다. 긍정적 습관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Cue를 찾기를 추천한다.


세 줄 요약:

도서관에서 하는 딴짓은 공부가 주는 고통을 Cue로 하는 습관이다.

이제부턴 Goal을 외면하고, Process에 집중하자.

그리고 내게 맞는 Cue와 Reward를 찾아서, '자동으로 공부가 되는 습관'을 만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