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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규네 홈스쿨 Feb 15. 2022

초등학교 선택 시 고려사항

<초등생활 가이드 #1>  공립초, 국립초, 사립초, 대안학교, 국제학교


많은 부모들이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 즈음이 되면 다소 복합적인 고민이 시작된다. 건강하고 행복하기만을 바라던 부모에서, ‘교육’ 혹은 ‘공부’라는 주제가 더이상 간과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것을 인정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주제는 가족의 거주 지역에 대한 고민으로 까지 이어져 부모의 양육관이나 교육관을 넘어 가족의 삶, 한가운데에 둥지를 틀기도 한다.


대다수가 받아들이는 ‘교육 노선’에서 내 아이를 승자로 만드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성공한 인생이라는 상상을 (나도 모르게) 하다가도, 부모가 받았던 교육 방식보다는 좀 더 즐겁고, 호기심 가득한 방향으로 교육을 경험했으면 하는 번뇌들로 생각의 실타래들이 엉켜버리곤 한다. 쉬이 매듭지어지는 고민이 아니다 보니, 급한대로 그 지역에서 부모들 평이 좋은 초등학교 배정지역으로 아파트 단지를 옮기거나 근거리 지역으로 이사를 가기도 한다. 나아가 ‘학군’이 좋다는 지역으로 원거리 이사를 감행하기도 한다.


그렇게 첫 둥지를 튼 지역에서 멋모르고 시작한 아이의 교육은 그 집단 내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거나 그 안에서 상위 그룹에 속하지 못할수록 엄마는 더 불안해지고, 그 불안감을 채우기 위해 시간, 노력, 금전마저도 아끼지 않도록 만들게 한다. 물론 부모가 계획한 자식의 교육 노선은 언제고 허를 찌르며 부모가 세워놓은 계획을 원점으로 돌려놓게 만들기도한다.



아이 다섯 살 되던 해, 남편 직장 근처에 살던 우리 가족은 종로에 있는 도심 작은 한옥으로 이사를 했다. 원래 살던 지역은 소위 말해 학군이 좋은 지역도 아니었고, 집테크에 유리한 곳도 아니었다. 그저 남편 직장 초 근접 거리에 있어 부모님의 주도아래 선택된 집이라는 점에서 더 옮기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초중고를 막연히 상상해 보면 그리 이상적인 지역은 아니라는 생각에 이르렀고 어딘가로의 이사를 늘 고민하곤 했다.


첫 시작은 그저 아파트가 아닌 주택에서 마음껏 뛰어놀게 키우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동기가 그랬음에도 막상 집을 알아보러 다녔던 곳은 동부이촌동, 분당, 잠원동, 수서와 같은, 소위 학군이 그리 뒤지지 않는 지역들, 아니면 아예 경기도 외곽의 마당 있는 주택들이었다. 그러고보면 나는 어중간한 것보다는 양 극단의 생각들을 취하는 사람인가라는 생각도 든다. 이사를 고려한 지역들을 떠올려 보니 나 또한 아이 교육에 대해서 현실을 외면하지는 못했던 사람이라는 점을 인정해야만 하겠다.


비슷한 나이의 자녀를 둔 대학 친구들은 초중고 진학과 입시를 고려해 소위 학군 좋은 지역으로 슬슬 이사를 했다. 그와 비교해보자면 당시 우리 가족이 종로에 있는 한옥으로의 "비 일반적"인 이사는 지나치게 이상적이기도 하면서 소위 현실을 읽지 못하는 방향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벌써부터 아이 공부를? 이라는 반감과 남들과는 좀 더 다른 삶을, 좀더 신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우리 부부의 생각이 일치하는 지점이었다. 무조건 공부 잘해서 대기업에 들어가는 게 과연 행복한 삶일까 라는 질문을 던지며 아직은 좋은 부모로서 여지를 남기고 싶었던 것 같다. 지나고 보니 다소 대책 없고, 무모한 선택 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때의 방향 설정은 지금 와 생각해도 최선의 선택이었고, 최고의 선택이었음을 인정한다.



남들과 조금은 다른 환경에서 유년기를 경험하며 자란 시간이 오늘의 이 아이를 있게 만들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남들과 다른 사람으로 살고자 하는 내 안의 니즈needs를 충족시키기에는 북촌의 한옥은 충분히 좋은 환경이었다. 그렇게 자녀를 키우며 경험하는 매 선택들은 나의 마음속에 드러나지 않던 욕구와 성향들을 아이에게 투영한다. 이렇게 학교 하나 보내는 그 시작점에 부모의 인생관, 가치관, 원부모로부터 길러졌던 양육관을 따르거나 혹은 원부모의 양육관에 대한 반감 등, 이 모든 것들이 담기어 있기에 복합적일 수 밖에 없고 고민할 수 밖에 없다.

다양한 옵션들이 존재하겠지만 개략적인 선택의 갈래를 추려 보자면 공립 초등학교, 국립 초등학교, 사립 초등학교, 대안학교, 국제학교, 홈스쿨링 정도로 나뉘어진다. 아마도 내가 아이 초등학교 입학시킬 떄만 해도 갈래는 두가지였다. 공립 초등학교냐 사립초등학교냐...

아이로 인해 삶에서 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훨씬 더 많이 있다는 것을 배웠다?!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 할 무렵, 내 아이가 홈스쿨링을 하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만큼 자녀를 키우는 일은 계획대로 되기 힘든 일 같다. 다만 내가 학교 다니던 시절보다는 조금 더 나아진 학교이길 바랐고 대한민국 공교육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기에, 학교가 눈에 차기 보다는 불안감이나 불신이 컸다. 막상 아이 교육에 첫 발을 내디디며 외국인이랑 결혼했으면 좋았겠다~ 뭐 그런 상상을 해본 기억마저도 있다. ^^


막연한 불안감을 종식시키고자 초등생활과 관련된 책들을 읽었다. 걱정보다는 기대감을 안고 학교 생활을 시작하게 하라는 말이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아이를 격려하며 어설프게 학부모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할 당시, 집 앞 공립초등학교를 보낼지, 다니고 있던 몬테소리 유치원 소속 대학 재단의 사립초등학교를 보내야할지 고민했었다.


당시에는 초등학교 선택지가 그 두가지 인줄만 알았다.


나중에 홈스쿨링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혁신학교, 대안학교, 국립 초등학교, 국제 학교 등 초등학교의 다른 선택지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각 학교들의 장단점이 있는 만큼 내 아이의 기질, 부모의 교육관, 경제여건등을 고려해 다양한 선택지들을 고민해보셨으면 좋겠다. 개인 편차가 물론 있지만, 남자 아이일수록, 혹은 생일이 많이 늦을수록 자기 조절능력이 또래보다 다소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초등 저학년에 학교 적응이 힘들수도 있다.


반면 아이들은 부모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한 존재이기도 하다. 유치원에 비해 확연히 달라진 환경에서 적응하는 과정이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아이들에게 부모 예상보다 스스로 극복해 나가는 힘이 충분히 있다는 것을 늘 확인하곤 한다. 초등 3학년때까지는 조급해하지 말고, 유치원생의 확장 버전이라는 마음으로 아이의 서투름이나 부족함들을 여유 있게 바라봐 주고 도와준다면 어떤 학교에서든 아이는 충분히 잘 적응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초등 자퇴와 홈스쿨링을 경험하며 학교를 바라보는 시선은 참 많이 바뀌게 되었다.


어떤 학교든 단지 선택의 문제라는 점이다. 

그리고...학교에 잘 적응하는 것이 꼭 성공적인 인생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또한 절대적으로 좋은 학교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다.


같은 아이일지라도 시기에 따라 학교가 한없이 즐거울 수도 있지만, 지옥같을 때도 있는 법이다. 심지어 같은 가족내 형제자매라 하더라도 어떤 아이들은 학교 내에서 안락함을 느끼지만, 어떤 아이들은 학교의 틀을 답답해하기도 한다. 결국 내 아이가 어떤 아이이고, 어떤 상태인지, 부모가 추구하는 교육 환경이 어떤것인지 아이를 보며 끊임없이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렇게 때론 공립학교가 답일 수도 있고, 학교 밖을 선택해야 할 수도 있다. 선택지가 어딘지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오히려 그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 아이가 얼마나 반영되는지가 더 중요하다. 그리고 부모를 위한 선택은 아닌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 고민을 함께 나누고, 아이의 생각이 어떤지 듣고, 부모의 의견이 어떤지 아이 눈 높이에 맞춰 잘 이해시키며 서로간의 의사를 반영하고 고민해가는 그 과정에서 부모와 아이는 한 팀이 될 수도 있고, 적이 될 수도 있다.


부모는 항상 자녀가 우선이고, 자녀를 위한 행동을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마음들이 일방적이거나 아이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과정들을 밞는다면 그 선택이 무엇이든 아이 인생을 돕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 심지어 돕는것 처럼 보일수는 있으나 자녀와의 관계를 회복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종종 아이를 위한다 생각하지만, 남들 눈에 비친 부모 자신의 모습을 위한 결정일 때도 많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결국 부모는 일방적이지 않으면서 중심을 잡고, 때론 결단력을 감행하기도 해야하는 아주 어려운 역할을 해야한다. 그렇게 아이 인생을 앞서지도, 나몰라라하지도 않으면서 현명하게 견인하는 안내자이자 협력자의 역할을 해야할 것이다.- 공립초, 국립초, 사립초, 대안학교, 국제학교, 홈스쿨링

초등학교 선택- 공립초, 국립초, 사립초, 대안학교, 국제학교, 홈스쿨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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